말과 태도 사이
유정임 지음 / 토네이도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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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어렸을 때 명절이나 제사 때면 작은엄마가 동그랑땡의 모양을 동글동글하게 만들며 부치시면서

"어떻게 부쳐야 예쁘게 잘 부쳤다고 소문이 날까~"

하고 말씀하시곤 했다.

그러면 나는 옆에서

"아무리 예쁘게 잘 부쳐도 소문은 안 날 거 같은데..."

하고 배시시 웃곤 했는데 초등학생의 생각으로는 정말 아무리 생각해도 집에서 전을 예쁘게 잘 부치는 거로 소문이 나기는 불가능에 가깝게 느껴졌었다.

이제 어른이 된 나는 또 다른 고민을 해본다.

<말 한마디로 천 냥 빚을 갚는다>

도대체 말을 얼마나 잘해야 천 냥이나 되는 빚을 갚을 수 있을까?

어려서부터 말을 잘하는게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는 많이 들어왔다. 또, 어느 때부턴가는 경청이 미덕이라고하여 말하는 것보다는 듣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해서 최대한 말을 아끼고 다른 사람들의 말을 잘 들으려고 노력해왔다. 하지만 회사를 다니고 사회생활을 하다보니 듣는 것도 중요하지만 센스있게 말을 잘 하는 사람들을 보면 나도 저렇게 말을 잘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된다.

말을 잘하는 것은 누군가에겐 아주 쉬운 일일 수도 있다. 나도 한때는 쉽게 말하던 때가 있었다. 하지만 나이를 먹어갈수록 말하는 것이 점점 더 어렵게 느껴진다. 그냥 유창하게 입 밖으로 내뱉기만 하면 말을 잘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아는 나이가 되었기 때문이다. 누군가가 상처받을 만한 말은 가리고, 상대방이 지루해하지 않게 즐거운 대화를 이어가기는 매우 어려운 일이다.

이런 고민을 하는 요즘 같은 때 오랜 시간 방송계에 몸을 담으셨던 유정임 작가님의 책을 읽게 되었다. 이 책은 전반적으로 작가님의 수필 같은 느낌으로 경험담이 많이 나온다. 작가님이 방송일을 하시면서 겪어본 인물들에 대한 이야기도 나오는데 창의적이고 유머러스한 말솜씨의 이경규 님이나 순발력 있고 부드럽게 재치 있는 이문세 님의 이야기도 흥미롭지만 내 마음을 가장 이끄는 건 해운대로 가야 하는 사람을 광안리에 내려줘도 허허 웃으며 좋은 추억을 만들었다고 말을 할 수 있는 사람, 드림웍스의 감독 전용덕 님이다.

긍정적인 말은 주변 사람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어떻게 보면 당연한 건데 한동안은 그걸 잊고 살았던 것 같다. 어제도 그제도 주변에 찌푸린 얼굴로 부정적인 말을 내뱉었던 일들을 떠올려 본다. 짜증 나는 소리를 하니까, 그 상황에서는 당연히 그렇게밖에 말할 수 없었지라고 변명해 볼 수도 있다. 그럼에도 내가 긍정적으로 얘기했다면 상대방의 반응은 무엇이 달라졌을지도 생각해 본다. 오늘은, 내일은 한 번이라도 더 긍정적으로 말해보겠다고 다짐해 본다.

*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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