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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폴리 4부작 제2새로운 이름의 이야기
1나의 눈부신 친구는 릴라와 레누가 같이 지내온 유년기가 그려져 있다.
1권의 마지막 부분에 이르러 성인이 된 릴라와 레누는 서로의 인생을 가른다.
2새로운 이름의 이야기는 성인이 된 릴라와 레누 각자가 사회를 겪어가는 이야기가 펼쳐진다.
원하지 않은 '새로운 이름'을 갖게 된 릴라.
무엇이든 마음만 먹으면 이뤄낼 수 있을 것 같은 릴라.
그녀의 선택이었지만, 선택할 수 밖에 없었던 유년기의 마지막.
2권은 릴라가 새로운 이름을 갖게 된 이후부터의 삶이 그려진다.
 
이 책의 시공간적 배경은 1950년대 이탈리아 나폴리이다. 모든 소설이 그러하지만 성장소설에서는 작가가 설정된 배경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시간성, 공간성과 이격된 등장인물은 자립하지 못할테니.

나폴리는 로마, 밀라노에 이어 이탈리아 3대 도시이며 지금도 세계 3대 미항(美港)으로 손꼽히는 곳이지만 1930년대부터 쇠락한다. 로마를 밀어내고 18세기 이탈리아 최고의 도시였던 나폴리는 1920년대 공업화가 진행되면서 빈민층이 유입되었고 마피아 조직이 도시를 장악하면서 치안이 엉망이 된다. 소설의 배경이 되는 1950년대 나폴리는 과거의 영광을 간직한 채 다시한번 도약을 꿈꾸는 도시이다. 가부장적 사회, 일상의 폭력이 당연시되던 도시.

, 1950년대는 2차 세계대전 직후 탄생한 냉전의 초입기이다. 냉전, 이념적 한 축을 지탱하고 있던 마르크스주의가 젊은 인텔리들의 가슴에 불을 지피던 시기이기도 했다. 이를 상징하는 인물이 레누, 릴라와 삼각관계를 형성하는 니노이다. 두 소녀는 이러한 시간과 공간적 배경에서 자라나(1), 살아간다(2).
 
자기감정에 솔직하고 영민하던 릴라는 성인이 되면서 현실을 받아들인다. 진학의 벽, 오빠 리노의 열망, 가정의 생계를 감내하며 릴라는 가장 세속적인, 머리위에 있던 이상이 발밑으로 떨어진 상황을 자조하며, 사회의 품에 투신한다. 레누는 릴라가 가진 재능에 열등감을 느끼지만 오직 그녀와만 대화를 할 수 있다. 릴라 역시 레누가 그녀의 유일한 눈부신 친구이다. 릴라는 자신의 꿈을 눈부신 친구, 레누를 통해 대리만족하기로 한다. 릴라의 이 선택은 1권 초반, 왜 그녀가 흔적도 없이 사라졌는지를 간접적으로 알려준다. 그녀는 결혼하는 순간부터 66세가 될 때까지 행복할 수 없었을 것이다. 폭력과 강간으로 시작된 남편과의 생활이 순탄할 리 없을테고, 그나마 아들마저 덜떨어진 존재로 등장했다.
 
레누에게 찝쩍대다 거부당한 사내가 거리에서 소리치던 말. “, 이 나폴리 촌년아, 방에 놔두고 온 내 푸른색 스웨터 좀 가져다줘.” 릴라와 레누가 겪는 고통과 감내는 굳이 남성의 폭력성에 근거했다는 사실보다는 시대가 두 여성의 개인 삶을 어떻게 괴롭히는지, 두 여성이 유년기부터 66세 노인이 될 때까지 살아가며 부딪히는 현실의 모습을 나타낸다. 아직 끝나지 않은 소설에 대해 많은 말을 하기엔 다소 부담스럽긴 하다. , 이 글을 읽으실 분들께 작품에 대해 내 주관적인 느낌, 오류섞인 정보를 드릴 수 있기 때문에. 그래도 한 가지, 남성독자도 이 소설에서 큰 재미를 느끼고 있고, 이런 저런 각도로 생각하게끔 하는 작품이라는 점은 분명하다. 작가의 필력이 대단하고 흡인력이 상당하다. 유럽과 영미권에서 꽤 선풍적인 인기가 있었고 힐러리 클린턴, 기네스 팰트로같은 유명인사들도 이 소설에 흠뻑 빠졌다는 기사를 본 적도 있다.
 
아직도 누구인지 알려지지 않은 소설가, 엘레나 페란테. 작가는 작품에서 다하지 못한 말이 없다면 굳이 나설 필요가 없다는 그녀(혹은 그)의 말에서 강한 직업의식, 어딘지 고집스러움도 느껴진다. 1권과 마찬가지로 결정적인 순간에 마지막 페이지를 끝내버린 2. 행복하게 읽었던 1권과 2권처럼, 앞으로 나올 3, 4권을 읽게 될 순간이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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