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의 서랍 - 이정록 산문집
이정록 지음 / 한겨레출판 / 2020년 9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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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록 시인님의 《시인의 서랍》(한겨레출판)을 즐거운 나들이 다녀오듯 하루종일 읽었다.
-한 줄 평: "똥꾸멍에 털이 나게 만드는 문장들"
(웃다가 울고, 울다가 웃고...)

사족)
시인의 서랍 속에는 해설픈 석양을 받고 부끄럽게 농익은 홍시와도 같은 산문들의 터럭 뭉치가 은밀하게 자리 잡고 있었다. 우리를 웃기고 울린 바로 그 똥고털이다. 시인은 그 털을 태워 그을음을 만들고 손으로 긁어 시를 쓴다.
여기서 그을음이란 굴뚝으로 가는 방고래에 들러 붙은 새카만 어둠이고, 싹을 틔우기 위해 뿌리가 내려 가는 땅의 캄캄한 심연이고, 정신이 번쩍 드는 샘물을 길어 올리는 우물의 서늘한 밑바닥인 것이다."
* 겉은 번지르르하지만 쓸쓸하고 팍팍한 도시 생활을 지나며 프랜차이즈/인스턴트 음식에 물리고 질려서 주인 아줌마의 마음 씀씀이가 어머니나 할머니 같은 밥집, 고향집 마루에서 먹던 토속적인 맛까지 갖춘 밥상이 그리우신 분들에게 이 책을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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