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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같은 늙은이 찾아와줘서 고마워 - 독거노인 열두 명의 인생을 듣다
김혜원 지음, 권우성.남소연.유성호 사진 / 오마이북 / 2011년 3월
평점 :
생활보호대상자 지원금 20만원으로 근근이 살아가거나
그도 못 받으니 폐지를 모아 몇 천원으로 하루하루를 버티는 독거노인들..
평범한 시민 기자가 한 분 한 분 찾아뵈며, 그 분들의 뼈 깊은 한과 체념을 기록했다.
독거노인들의 생활은 상상했던 것 보다 열악했다. 아니, 그 이상 열악했다.
매체를 통해 고령화 사회로 접어들었네, 독거 노인 실태가 어쩌네,
얼핏 보고 들으며, 얼핏 심각해했던 것과
다른 차원의 심각함, 다른 차원의 불안을 느꼈다.
쏟아지는 토막 정보를 훑듯, 건조한 마음으로 보고 듣던 독거노인들의 피폐한 생활상을
진지하게 파고들며 고민해봐야 했다.
그동안 허름한 임대아파트에서 생활하시는 장애인,노인들 애처롭다 생각했는데...
월세를 전전하는 독거 노인분들에겐 그 것도 큰 호사였다.
대부분 다닥다닥 판자집들이 머리를 맞댄 좁은 골목길에 햇볕 한 줌 들지 않는 월세 반지하방에서 산다.
겨울엔 가스비가 두려워 보일러를 끄고 전기장판 하나에 의지하여 겨울을 난다.
집에 볕이 들지 않으니 벽에는 귀신 그림자 같은 곰팡이 꽃이 피고, 위생 상태도 열악하여
피부 질환, 호흡기 질환이 잦고, 병을 키우다 중증 질환자가 되는 경우도 허다하다.
집세, 식비, 약값.. 하루 먹고 살기도 벅차, 몸이 아파도 병원 갈 엄두를 못 내는 것이다.
호적상 자식이 기재되어 있어, 수급자 지정을 받기도 어렵다.
사실 자식들이 형편상 부양할 수 없거나, 부양을 꺼리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독거노인이 되는 분들이 대부분인데 말이다.
까다로운 기초생활수급자 지정 규정 탓에
지원이 절실한 분들은 정작 지원을 못 받고, 그보다 형편이 나은 이들이 지원을 받는 사례도 왕왕 있다고 한다.
억울하지만, 바로잡을 방법도 미비하고,
방법이 있다해도 정규교육을 제대로 마친 분들이 드물어, 구체적인 절차를 숙지하기 어려우므로
자원 봉사자의 도움을 받아 오랜 시간 매달려야 시정이 가능하다고 한다.
이게..무슨..복지 정책인가.. 죽지 정책이지..없으면 죽고, 모르면 죽어라 이거지..
매월 득달같이 낚아채는 복지 관련 세금.. 정부가 어떤 식으로 운용하는지 눈으로 확인하고 싶은 순간이다.
기초생활보장법의 허점을 깨달았다면 빨리 그 틈을 메우려 노력해야 하는 게 맞는 거 아닌가?
정부는 국민들에게 온정을 베풀라는 둥, 관심을 가지라는 둥, 염치없는 호소만 할 게 아니라
허술한 복지법 개정에 힘을 다해야 할 것이다.
현재 노령인구는 11.6%에 달하며 지금도 숨가쁘게 노령화가 진행중이다. 조만간 초고령사회에 진입할 것이란다.
이에 대한 대책은 과연 있는걸까?
40년후...나 역시 서글픈 노후를 맞이하게 되는 건 아닌지..불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