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쾌한 노자, 현대인과 소통하다 - 알기 쉽게 풀어쓴 알기 쉽게 풀어쓴 동양철학 시리즈 1
왕융하오 지음, 이성희 옮김 / 베이직북스 / 201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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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몽아.*^^* 오늘도 봄 하늘이 파랗네. 네 숨 넘어갈 듯 깔깔 웃는 소리가 들리는 것 같아서 마음이 설레는구나.

허둥지둥 등교한 아침, 오늘은 선생님 말씀 잘 들을까, 밥은 잘 먹을까, 친구들과는 잘 지낼까..괜한 걱정하며 이 글을 쓴다.

우리 몽이의 열 번째 봄은 어떠하니?

몇 달 전까지만 해도 어리광쟁이 아기 같던 모습은 사라지고, 제법 소년티가 나는 널 보니, 네 몸 자체가 봄이라는 생각이 든다.

봄의 약동보다 더 빛나는 우리 몽이에게 엄마가 끔찍한 말들을 늘어놓았던 걸 기억하니?

엄마는 네가 더 단단해지길 바래서 그랬던 건데.. 그게 널 얼마나 힘들게 했을지 생각해보니 너무 마음이 아프구나.

그것도 요 며칠 노자의 이야기를 읽으며 반성한거란다. 그 전엔 엄마가 옳은거라고 철썩같이 믿었지.

 

노자는 먼 옛날 중국의 성인이란다. 그분의 이야기가 까마득한 후손들에게도 깨달음을 준다니 대단하지 않니?

노자는 아마 우리 몽이같은 사람을 아꼈던 듯 하구나. 몽이를 믿지 못했던 엄마에게 노자 할아버지가 용기를 주었어.

노자 할아버지가 하신 말씀 들어볼래?

 

"도는 영원히 이름이 없으며 진정 순박하다. 비록 숨겨져 잘 보이지 않지만 천하에 순복하지 않는자가 없다."

"강함에 용감하면 죽게 되고 부드러움에 용감하면 살게 된다."

"나는 거짓된 수단과 속임수를 반대합니다."

"큰 채워짐은 텅 빈 것과 같다."

 

어때..엄마는 읽으면서 드디어 몽이 편을 얻은 것 같아 무척 기뻤단다. 그리고 엄마가 왜 그렇게 괴로웠는지도 알았지.

사실 엄마는 용감하지 못했던 것 같다. 그래서 남들이 보는 시선으로 널 보고, 남들이 들이대는 기준을 네게 강요했던 거야.

도화지처럼 마음이 하얀 우리 아들~

싸워서 이겨야 살아남고, 누군가의 마음을 짓밟아야 얻을 수 있고, 경쟁에 노련해야 칭찬받는 슬픈 세상에..

어쩌면 우리 몽이같은 아이는 멸시당할 수도, 조롱거리가 될 수도 있단다.

엄마는 그게 너무 마음이 아파서...착한 마음에서 우러나는 너의 행동과 말과 웃음이 맞는 것인데도...그걸 다름으로 보고 깔보는 게 싫었단다.

엄마가 네게 더 단단해지라고 한 말, 네 것은 네가 지키라고 한 말, 더 똑똑하게 처신하라고 한 말, 누가 널 괴롭히면 너도 똑같이 하라는 말...

네가 강자가 되어서 약자곁에 서라고 한 말.

모두... 정말 모두 위선적인 말이었단다. 엄마도 이미 마음 속이 까만 어른이라서, 남들처럼 까만 말만 늘어놓은 거란다.

세상이 쓸모없다고 생각한 우리 몽이의 순수함, 맑은 호의, 양보..바로 네가 맞는 거란다. 네가 용기있는 거란다.

노자 할아버지가 증명해 주고 있잖니? 한번 들어보렴.

 

"깊고 큰 덕을 가진 사람은 갓 태어난 갓난아기에 비할 수 있다. 벌과 전갈, 독사도 그를 물 수 없으며 흉조와 맹수도 그를 넘어뜨릴 수 없다.

그는 뼈가 약하고 근육은 부드러우나 손아귀 힘이 강해 꽉 붙들 수 있다. 그는 아직 인간사를 잘 모르지만 작은 고추를 곧추세울 수 있다.

정기가 충족하기 때문이다. 그는 온종일 울지만 목이 쉬지도 않는다. 원기가 순박하고 온화하기 때문이다.."
"내게는 보배 셋이 있어 이를 잘 간직하고 지킨다. 첫째는 자애이며, 둘째는 검소, 셋째는 천하 사람들의 앞자리에 처하지 않는 것이다.

자애롭기 때문에 용감할 수 있으며, 검소하기 때문에 넉넉하고 여유로울 수 있다. 천하 사람들의 앞자리에 처하지 않기 때문에 만물의 우두머리가 될 수 있다.

지금 시대는 자애는 버리고 용감하기만 하며, 검소는 버리고 크고 넉넉하기만 하며, 양보는 버리고 경쟁만 하니 죽음을 향해 가고 있구나."

 우리가 노자 말대로 행동하면 사람들이 어수룩한 바보라고 손가락질 할지도 모르지. 노자도 당시엔 많은 사람들의 비웃음을 샀던 모양이야.
그분이 하는 말이나 행동이 소극적으로만 보였기 때문이지. 게다가 현실과 동떨어지고, 실천하기 힘든 말만 늘어놓으니 반박하는 이도 많았단다.

단순한 것, 본연의 것, 진정한 것으로 되돌아가려고 노력했던 노자가 어떻게 느껴지니. 엄마는 왜 자꾸 네 모습이 떠오르는지..*^^* 엄마 몹시 팔불출이구나 ㅎㅎ

 

쉽게 양보하고, 이것저것 잘 퍼주는 네가~ 어수룩한 게 아니란다.

네 몸을 지키라며, 싸움연습을 시킬 때마다 괴로워했던 네가~ 나약한 게 아니란다.

널 괴롭히는 친구가 밉지 않다는 네가~ 멍청한 게 아니란다.

TV에 약한 전투 장면만 나와도 고개를 돌리며 싫다고 하는 네가~용기 없는 게 아니란다.

저런 걸 봐야 싸움도 할 줄 알고, 대장이 되는 거라고 말하는 아빠가~틀린 거야.



착한 너를 나약하다고 비난하는 아빠 엄마가 틀린 거야.

싸움연습을 할 때마다 나쁜 사람이 되는 것 같다며 우는 네가 옳은 거란다. 

 

그동안 그런 너를 지지해주지 못해서 미안하다. 너의 든든한 방패가 되어주지 못해서 미안하다.

오히려 네 하얀 도화지를 까만 크레파스로 힘껏 칠하라고, 더 다그치고 더 화내서 미안하다.

이젠, 엄마도 용기내마. 어른이 되어서도 그 예쁜 마음 변하지 않도록 지켜야지.^^ 

 

 더 단단해지지 말고 더 부드러워지자.

 네 것을 지키려말고 지금처럼 나눠주자.

 교활한 똑똑이말고 순수한 바보가 되자.

세상이 말하는 강자가 되지 말고, 현자가 되어, 약자 곁에 서자. 

네가 옳은 일이라 생각한 건 꼭 옳은 일일테니 주저하지 말고 행동하자꾸나.

 

노자 말대로 내면의 길은 외부의 길보다 더 멀단다. 이미 그걸 체득하고 있을지 모를 우리 몽아~*^^*

앞으론 너의 든든한 지지자가 되어줄테니, 세상에 부딪히면 네 곁에서 함께 부서질테니 용기내자꾸나.^^

사랑한다 우리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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