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기하지 마
슈테른 반 돌 지음, 안상임 옮김 / 창작마루결 / 2010년 12월
평점 :
품절


작고 귀여운 포켓북 형태의 책이 배송되었다.

처음 책을 펼쳐보고 탄성을 지른 건 내가 아니라 우리 아들이었다. *^^*

밀림속에서 왕의 모습으로 호령하는 사자도, 이 귀여운 포켓북 표지위에선 한없이 사랑스러웠다.

보드라운 햇살속에서 애써 잠을 쫒는 나른한 아기 사자는

한 동안 버석한 버짐이 폈던 내 마음에 훈풍을 쐬어주기에 충분했다.

작가가 꾸몄음직한 엽서와 전시회 초대장도 사람 냄새가 나고 친근해서 눈시울이 시큰했다.

역시 따뜻함은 아이들도 금세 느끼는가 보다.

아들과 아들 친구 녀석이, 어느새 문제집은 저만치 밀어두고 이 책에 열중하고 있었다.

서로 더 자세히 보려고 끌고 당기고 하는 바람에, 빼앗아, 내 팔뚝을 지지대 삼아 사진을 보여주며

사근사근 읽어주었다.

아이들의 눈이 벌써 초승달모양으로, 그 안에 실실 웃음기가 번져갔다.

하긴..졸음을 가득담은 아기 사자며, 펑퍼짐한 엉덩이를 너댓살먹은 소녀에게 내맡긴 코끼리하며

워커속에 고개를 쑥 파묻은 거위의 모가지하며..

피식 웃음이 나는 그 사진들과 위로의 글들이

나만큼이나 챗바퀴돌듯 건조했던 아이들도 얼마나 신선한 즐거움과 감동이었을까.

하다못해, 사진 속 비버들도 힘들 때 서로의 온기를 나누는데,

우리라고 그 사진보고 온기 나누고 싶지 않았을까.

함께 읽으면서 나도 모르게 우리 아들 볼에 뽀뽀를 쪽 해주었다. 아들놈 친구는 남의 아들이라 멋적어 웃어주기만 했다.

우리가 그 시간에 느낀 건 행복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았다. 가끔 지루하고 메마를 때 찾아오는 '미니 행복'.

그 '미니 행복'이 그 날 하루는 즐겁게 보낼 수 있게 보장해준 건 말할 것도 없었다.

한 달에 몇십만원씩 들이고도 몇 년 동안 보장 한번 못 받는 말만 실용적인 갖가지 보험보다,

오늘 하루 행복을 보장해 준 이 책이 고맙고 기특했다.

사서 봐도 돈 아깝다 흘겨 볼 책은 아닌 게 확실하니, 가방에 넣고 오며가며 보면서 피식피식 웃는다면 괜찮겠다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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