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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조지폐
정문후 지음 / 세니오(GENIO) / 2011년 1월
평점 :
절판
서평의 기회를 주신 네이버 카페지기 분들께 정말 송구스러운 마음이지만..
어쩔 수 없다. 눈치안보고 내가 솔직한 평을 올리는 게 여러모로 보나 맞는거다 싶다.
음..운을 떼기가 뭉그적거려질 만큼,
엉성한 이야기 구조와 대충 급하게 마무리한 결말,
리얼리티의 실종. 캐릭터에 대한 몰입 부족.
....
작가에겐 미안하지만, 철저히 준비하고 연구하여 다음 작품을 노려보는 게 어떻겠냐고 권하고 싶다.
그래도 소재는 신선해서, 눈요기할 것이 넘쳐나는 요즘에 시선을 끌 요량은 되었을거다.
작가의 주제의식을 뚜렷이 알 수 있었던 것도 장점이면 장점이겠다.
난다긴다 하는 책들이
머리를 싸매며 파헤쳐야만 주제를 헤아릴 수 있도록, 겹겹의 은유와 돌려말하기를 남발하는 것과 비교하면
직접 주제를 오픈하는 게 쉽고 명쾌하게 느껴졌다..
'위조지폐'라는 제목에서 풍기는 뉘앙스부터 독자의 예상과 똑 맞아떨어진다.
왜 그들이 '위조지폐'를 찍어내고 싶었겠는가.
그들은 갈수록 더해가는 부의 기형적 편중에 아니꼽고 심사가 뒤틀린거다. 아니, 심정은 거기서 멈추지 않고
이런 세상을 갈아엎을 대반란을 꿈꾸어야 했던거다.
위조지폐를 수십 조 만들어, 묵묵히 소외받는 빈민들에게 나눠주고,
선진국처럼 중산층이 많은 항아리구조의 경제형태를 만들어보자는 거다.
소설 후반부는 위조지폐와 관련한 중요한 이들이, 위의 포부와 사상은 잊은 채
개인적 물욕에 눈이 멀어 치고박고 싸우다 어이없이 죽음을 맞이한다.
결국 도사 하나가 살아남아, 끝가지 지폐를 찍어 사람들에게 나눠주면서 이야기는 끝이 난다.
뭔가 덜 여문 과일을 먹어서 떫떠름하고 개운치 않은 느낌이
소설 전반을 예워싸고 있어서, 때때로 쿡 하는 쓴웃음이 삐져나오는 건 어쩔 수 없었던 것 같다.
부디 작가님께서 다음엔 더 알차고 훌륭한 작품을 써주실 거라 믿으며 이만 펜을 놓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