댓츠 올 라잇 마마
베르티나 헨릭스 지음, 이수지 옮김 / 다른세상 / 2011년 3월
평점 :
절판


자, 이젠 '댓츠 올라잇 마마'의 읽은 소감을 적어봐야겠다.

읽으면서 엄마에게도 엄마만의 인생이 있었을텐데.. 라는 죄송한 마음이 많이 들었다.

자식은 엄마가 '엄마'라는 호칭외엔 다른 무엇으로 불리길 원하지 않는다.

앞치마를 두르고 식사를 준비하는 엄마, 청소하는 엄마, 아버지와 자식만 바라기하는 엄마. 희생하는 엄마. 

엄마에게 다른 인생이 있을 거라곤 생각하기 싫고, 따로 생각할 노력도 하지 않는다. 대부분 그렇지 않을까.

엄마의 낯선 모습을 맞닥뜨린다면 '엄마가..무슨...'

난처한 표정을 지으며 그저 엄마로만 남아주길 바라지 않나 말이다.

 

에바는 갑작스럽게 엄마의 죽음을 맞이한다.

고향인 독일을 떠나, 프랑스에서 고되게 수학한 끝에 이젠 안정된 삶을 살게 된 그녀였다.

문학 교수라는 안정된 직업을 갖고, 광고업체 사주인 남자친구도 있고, 좁지만 아늑한 자신의 집도 있다.

그런 그녀에게 엄마의 죽음은, 생뚱맞고, 혼란스러운 일이었고, 준비없이 던져진 일이었다.

엄마의 유품과 가게를 정리하며, 에바는 엄마와 함께 했던 어린 시절을 그리워하는 자신을 발견한다.

일찍 남편을 잃고 생계를 책임져야 했던 엄마, 매일 밤 계산기를 꼭꼭 눌러가며 몇 번씩 다시 셈을 하던 엄마,

가끔 고급 레스토랑에 가면 일주일치 식비의 요리값이 목에 걸려 불편했던 기억, 

마음이 여리고, 배려가 깊었던 엄마가 실수로 파티를 망쳤던 우스운 기억.

엘비스 프레슬리를 무척 좋아했던 엄마는 엘비스의 저택이 있는 멤피스를 여행하려 했었다. 결국 가지 못하고 눈을 감았지만 말이다.

 

정리 후 프랑스로 돌아간 에바. 지리멸렬한 일상, 감정없이 편리한 남자친구와의 재회.. 

그녀는 자신이 전환점에 서 있다는 걸 느낀다. 문득 모든 걸 멈추고, 엄마의 멤피스행 티켓을 든다.

멤피스에 도착한 에바.

엘비스 프레슬리가 아꼈다는 저택 '그레이스 랜드'를 둘러보고 실망감을 느낀다.

블루스가 탄생한 전설적인 거리를 걷다가, 이미테이션 가수들끼리 치고받는 난처한 상황도 겪는다.

허름하고 미치광이같은 도시에 싫증을 느끼면서도, 에바는 차츰 자신이 변하고 있음을 느끼는데..

 

'미저리'는 엘비스 프레슬리의 중간이름이다. 자신을 미저리라고 밝히는 노인을 에바는 우연히 만나게 된다.

그럼 엘비스가 죽지 않고 살아있단 말인가? 정신놓은 광팬들이나 지껄이는 괴이한 이야기에 지나지 않는다고 생각했는데~

그녀는 자신을 엘비스라고 우기는 노인에게 화를 내지만, 노인은 자신이 엘비스일 수 밖에 없는 특별한 증표를 이야기한다.

그레이스 랜드에 있는 가장 키 큰 설탕단풍나무 꼭대기에 하트를 새겨 넣었다는 것~

에바는 믿지 않으면서도, 노인의 말이 사실인지 확인하기 위해 모험을 결심한다.

낡은 옷차림을 하고, 밧줄까지 들었다. 저택의 삼엄한 경비를 뚫고 늦은 밤 몰래 나무를 탄 것~

그녀는 나무에 새겨진 하트를 확인하고, 갑자기 위안과 큰 기쁨을 느낀다. 그리곤 웃기 시작한다.

 

오랫동안 고향과 엄마를 잊고, 경직된 생활만을 되풀이했던 에바는 

아마도 유쾌한 해방감을 맛 본 모양이다.

여행이라곤 한 적 없던 엄마가, 엘비스를 만나려고 비행기 티켓을 마련해놓았고, 결국 가지 못한 엄마를 대신해

에바는 엄마의 우상인 엘비스와 마주쳤는데..이 보다 더 유쾌한 해프닝이 어디있겠나.

이젠 그녀가 생기있는 살아갈 것을 예감하며 소설은 끝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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