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대로 염장 질러주시는 여행서다.

왜 이러니~ 삼십 넘은 나이에 스물두살 대학생을 질투하다니~

서울대에 입학하면 아우디를 사주겠다는 아버지 말씀에 눈에 불을 켜고 공부해서 서울대에 입학했다는 작가 소개글에 울컥 성질을 냈다.

혹~ 돈많은 부잣집 도련님이 부모님 돈 펑펑 써가며 6개월간 유명한 관광지 엉덩이 몇 번 붙이고선 세계 여행 했다고

자랑질 및 자축 세레머니용 여행서를 읽게 되는 거 아닌가하고 말이다.

만약 그런거라면 쓴사람과 그 가족들끼리 보면서 기뻐하면 되지. 나는 이거 왜 봐야되니~~ ㅜㅜ 책 잘못 골랐다~하고 말이다.

사람 선입견이 참 무섭더라. 그렇게 아니꼽게 생각하니 읽는 것도 차일피일 미루게 되었다.

집에 들여놓고 일주일 넘도록 한 장도 넘겨보지 않았다. 단지 소개글 하나때문에 말이다.

몇 장 읽자마자 작가에게 마음속으로나마 용서를 빌었다. ㅎㅎ

예상했던 것과 많이 다르다. 어쩜 서른 셋 먹은 나보다 더 어른스럽고, 대담하다.

휴학 후 과감히 떠난 세계여행.

'대학가면 꼭 해야 할 일' 목록에 배낭여행 안 써본 사람 있을까? 한 나라 지정해서 가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돈,시간적 여유를 신경써야하니..)

작가는 과감히 세계여행을 계획했고, 발걸음을 옮겼다.

어떤 여행서건 보면 항상 느끼는 게 있다. 발랄함과 열정이다.(여행을 하면 알아서 기운이 발동하는 건가? ^^)

스물두살의 청년이 쓴 여행서이니 그 발랄함과 열정은 두 배로 다가온다.

그 열정은 내게도 자극이 된 것 같다. 나도 세계여행하고 싶다고 남편 염장을 마구 질러줬다.

'내가 아들과 삼년 정도 세계 여행을 하겠다. 당신은 여기서 일하면서 우리 여행 경비를 계속 충당해줘라. 아이에게 좋은 교육이 될 거다.' 라고 말이다.

우스갯소리로 한 말이지만, 기약도 없는 말이지만, 정말 그렇게 하면 좋긴 하겠다. ^^

 

여행지에 대한 장황한 소개나 역사적 설명..그런 건 기대하지 마시길~ ^^

다녀온 나라에서 일어났던 소소한 일들, 느꼈던 감정, 만난 친구들 이야기들을 신나게 들을 수 있으면 된 거다.

다시 스물 두 살로 돌아가고 싶다고 느낀다면.. 편견은 사라지고, 겸연쩍어도 그의 팬이 되었다면 그 것으로 된 거다.

부디 내게도 세계 여행을 할 기회가 꼭 오기를~~

아마 작가가 내 얘길 듣는다면 '지금 아니면 안 돼!! 지금 고고하세요!!' 할지도 모르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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