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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영희 평전 - 시대를 밝힌 '사상의 은사'
김삼웅 지음 / 책으로보는세상(책보세) / 2010년 12월
평점 :
절판
프랑스 일간지 '르몽드'에서 처음 '사상의 은사'로 일컬어지며
그 별칭에 걸맞는 고매한 정신과 정의로운 행동으로
격랑의 역사를 온 몸으로 맞받아친 리영희 교수님!
그의 부재가 대한민국의 허파 한 쪽이 깨진 것과 다르지 않음을
이 책을 읽고서야 뒤늦게 깨달았다.
리영희 교수님이 살아계셔서
신년부터 서민 우울하게 만드는 탐욕스런 무리들을을 향해
칼같은 비평을 퍼붓고, 벌침같은 진실을 쏘아댄다면 얼마나 좋을까...
리영희 교수님에 대해서는 평전을 통해 처음 접하는 것이므로
나같은 이가 아직 교수님의 넓이와 깊이를 가늠하기엔 모자람이 많다.
그러나 미래를 바르게 전망하고, 옳은 길을 걸어보고자 한다면
그의 삶을 세세히 조감하고, 그의 다른 글을 하루속히 읽어야겠다는 게 내 생각이다.
일제시대부터 문민정부까지 파도많던 한국의 근현대사를 살면서
리영희 교수님이 제시한 시야와 글과 행동방향은
또다시 불행할 조짐(?)이 보이는 우리 시대에서
본받고 배워야 할 소중한 유물임이 분명하다.
따라서 리영희 교수님의 '전환시대의 논리'부터 읽어볼 생각이다.
당시 시대의 흐름과 사상의 진면을 파헤치고자 하는 학생 치고
리영희 교수님의 그 책을 읽지 않은 이가 없다 했다.
제일의 불온서적이란 낙인에도 불구하고 학생들은
리영희 교수님의 날카로운 사유에 목말라 했다고 한다.
무식하기 짝이 없는 나는 지금도 무식하지만,
광복이후 친일세력과 외세의 역겨운 관계에 대해
6.25의 숨은 내막과 비참함에 대해
이승만 대통령의 독재와 4.19 혁명의 거룩함에 대해
5.16쿠데타와 다시 시작된 더 지독한 독재에 대해
특히 베트남 전쟁의 실체를 완전히 오해했던 것에 대해
뉘우치고, 조금은 고민하고
무지의 때옷을 조금은 벗지않았나 싶다..ㅡㅡ;
위에 늘어놓은 시대들을 난 겪어보지 못했다.
어두운 역사를 경험한 기억이란
전두환 대통령과 광주 민주화 항쟁 정도일거다.
(그리고 지금의 이명박정부ㅜㅜ 언제 끝나는거야..)
물론 항쟁이 있고 9년쯤 지나 내 나이가 열살이 되어서야
매체를 통해 어렴풋이
부모님의 고향이었던 광주에서 참혹한 일이
일어났었던 것임을 깨달았던 정도다.
사실 듣기도 끔찍한 시대의 참극 속에 놓인다면
나는 과연 용기를 내어 옳은 발걸음을 할 수 있을까.
리영희 선생처럼
항상 약자를 먼저 떠올리고,
서슴없이 약자 편에서 행동할 수 있을까
난 궁금하여 엎드려 책읽던 아홉살난 아들에게 물었다.
"주성아. 넌 약자와 강자 중 누구 편에 설 거야?"
아이는 일초 망설임없이 대답했다.
"강자"
ㅡㅡ^ 이럴 수가... 내 말뜻을 이해못했나.
" 그러니까 약한친구가 강한친구한테 맞고 있으면
약한친구 도와줄래? 아님 강한 친구 옆에서 붙어있을래?"
OTL 붙어있겠단다. ㅡㅡ;
내 거울이 부끄럼없이 이런 말을 던졌다는 건
비춰진 내 모습이 꽤나 일그러졌다는 것일 게다.
반성 또 반성할 일이다.
당장 조목조목 조용히 따져 이야기해 줬다.
엄마는 그렇지 못했지만, 넌 꼭 약한 친구를 도우면서 살아야 한다고.
약자를 돕다가 너가 약자가 되어도 옳은 일을 위해 굽히지 말라고~
엄마가 바라는 건 네가 평생 약자를 도우며 사는 거라고..
진심이었지만, 내가 과연 이런 이야기를 할 그릇이 되나 걱정이 됐다.^^;
그릇은 못되더라도 항상 정의로운 선택을 하려고 노력중이다.
내 딴엔 이런 생각을 하는 내가 뿌듯하기도 하고, 자랑도 할 겸
남편에게 리영희 교수님의 한마디를 던지며 거들먹거렸다.
"우리 이제부터 Simple life, High thinking 하자"
그랬더니 남편하는 말은 또 내 뒷통수를 멍하니 만들었다.
" 말만 하지 말고~doing해 "
^^;
맞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