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레인 다이어트 - 당신이 먹는 음식, 그것이 바로 당신 자신이다!
앨런 C. 로건 지음, 서예진 옮김 / 수북 / 2007년 12월
평점 :
품절




‘옛 어른들의 말은 하나도 틀린 게 없다’는 옛 어른들의 말이 있다. 살아가다보면 무심코 대했던 속담과 격언들을 어느 순간엔가 절실히 깨닫게 되는 것을 발견하게 된다.

 

이 책 『브레인 다이어트』와 관련해서도 인용할 수 있는 훌륭한 속담이 있다. ‘밥이 보약이다’라는 옛 말이다. 현대인들에게 영양 결핍으로 인한 결핵 같은 질병은 이제 대수롭지 않게 여겨질 것이다. 매일 수십, 수백 톤의 음식물 쓰레기를 걱정하는 판국에 어떻게 영양이 부족할 수 있겠는가?

 

하지만 의외로 현대인들은 영양결핍에 시달리고 있다. 신경과민이나 불면증 같은 질환들은 그야말로 과민해서 생기는 병이라고 알고 있지만 사실 영양결핍과 관련되어 있다는 것이 이 책의 지적이다. 최근에 유행했던 웰빙 열풍으로 잘 먹고 잘 사는 것이 유행하고 있지만 어떤 것을 잘 먹고 어떻게 잘 살아야 하는지 구체적인 방법은 잘 모르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사실 ‘미식’이라는 말이나 먹을 것을 잘 챙겨 먹는다는 표현도 보기 좋고 구하기 어려운 음식들을 관심을 가지고 찾아다니며 먹는다는 말일 뿐 영양상의 균형을 고려해서 하는 말은 아니다. 뇌의 기능을 활성화시키기 위한 방법으로 공부나 자기계발 외에 ‘필요한 영양소를 잘 섭취하는 방법’도 있음을 지적한다면 다소 생소하게 받아들이게 되지 않을까? 일반적으로 쓰이는 다이어트의 의미와 달리 이 책 『브레인 다이어트』는 DIET 즉, 올바른 영양을 취하는 방법을 알려주고 있다.


 

서두에서 말했듯 ‘밥이 보약이다’라는 말과 비슷하게 이 책에서는 다음과 같은 말로 영양소의 풍부한 섭취를 권장하고 있다 - ‘당신이 먹는 것이 바로 당신이다.

이 말이 절실하게 다가오는 것은 식습관과 섭취하는 영양소의 차이에 따라 개인이 발휘할 수 있는 능력마저 차이가 나기 때문이다. 비타민과 미네랄과 같은 영양소들은 아주 미세한 양만 섭취해도 몸이 정상적으로 기능할 수 있으므로 ‘미량영양소’라고 부른다. 그러나 현대인들은 이러한 권장량마저도 채우지 못해 결핍증을 겪는다. 그래서 특별히 이러한 성분이 강화된 식품들을 찾아서 먹지만 효과는 의문이다. 강화된 성분의 영양소뿐만 아니라 설탕이나 그 밖에 몸에 해로운 첨가제도 같이 섭취하기 때문이다. 만성 피로와 우울증 같은 증세는 놀랍게도 아연이라는 미량 영양소의 결핍과 관련이 있다. 아연은 해조류나 견과류를 통해 충분히 섭취할 수 있다. 그런데 만약 아연이 첨가된 음료를 마심으로써 해결하려고 한다면 어떠하겠는가? 아연이 필요하다고 그런 음료수를 몇 잔이고 들이켰다간 필요 이상의 설탕도 섭취하게 되어 결국 쇠 뿔 바로잡으려다가 소 잡는 격이 된다.


 

 

잘못 알고 있는 상식들도 얼마나 우리 몸에 심각한 해로움을 끼치는가 하는 것이 이 책에 소개되어 있다. 흔히들 공부할 때는 열량이 많이 필요하므로 초콜릿을 먹으라고 한다. 그런 이유 외에도 잠이 오거나 하는 것을 막고 집중력을 유지하기 위해 사탕을 권하곤 한다.

 

본문에서는 이런 단당류가 몸에 들어왔을 때 뇌와 신진대사에 어떠한 영향을 끼치는지 자세하게 설명한다. 즉, 두뇌에 영양을 공급해서 잠깐의 힘을 낼 수는 있지만 곧 혈당이 심각하게 떨어지고 두뇌를 더욱 굶주리게 만든다! 이를 두고 책에서는 ‘첫 만남 후 애프터 신청을 하지 않는 남자’라는 다소 코믹한 말로 설명하고 있다. ‘황동석(금과 비슷하지만 금은 아닌 광석)’이나 ‘공허한 약속’이라는 재치있는 말로 표현하기도 하지만 결과적으로 어떤 해악을 끼치는지 알게 된다면 웃음으로 받아들이지는 못할 것이다. 과다한 소금을 섭취하면 고혈압에 걸리게 된다는 상식과 마찬가지로 과다한 설탕류를 섭취하면 당뇨에 걸리게 된다는 것 또한 일반적으로 잘 알려져 있다. 그런데 이렇게 당뇨나 고혈압에 걸리면 체내 인슐린 농도를 높게 만들어 알츠하이머나 우울증 같은 신경 정신질환에 걸릴 위험도 커진다고 한다. 단지 일상생활에서 단 것을 좋아하고 자주 먹는 습관이 우울증이나 치매라는 심각한 결과로 발현되는 것이다.


 

책의 어느 장을 펴도 몸에 유익한 정보들이 아주 자세하고도 이해가 쉽게 담겨 있기에 이 책을 ‘가정용 동의보감’이라고 부른다 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이다. 오메가 3지방산이라고 한다면 쉽게 알아듣기도 어렵고 친숙하지도 않지만 DHA나 EPA라고 한다면 이해하기 쉬울 것이다. 참치에도 많이 들어있는 이 성분들의 효능과 효과를 설명하는 데 있어서도 이 책은 매우 시각적이고도 즉각적인 이해가 되도록 묘사한다.


 

우리 몸에서 만들 수 없고 음식을 통해 섭취해야 하기 때문에 필수 지방산이라고 하는데 이 필수 지방산은 두뇌가 촉촉하게 유지되도록 기름을 쳐 주는 역할을 한다. 그리고 신경 세포를 감싸는 신경 세포막을 형성한다. 신경 세포막은 유연하고, 작은 구멍이 뚫려 있어서 이를 통해 중요한 전달물질이 지나간다....(중략).....오메가-3 지방산과 오메가-6 지방산이 부족하고 포화 지방산이 너무 많으면 세포막이 단단해져서 신경 세포 간의 소통이 원활하게 이루어질 수 없다. 어떤 지방을 섭취하느냐에 따라 신경 정신 질환의 발병이나 치료에 대한 반응이 다르게 나타날 수 있다.


 

현대인들이 간과하고 있지만 결코 간단한 문제가 아닌 질환들(예를 들면 신경과민이나 불면증)에 대한 설명을 곁들이고 있기 때문에 잘 읽어두고 참고한다면 많은 도움을 얻을 수 있다. 사실 건강문제는 보통 자신에게는 아주 사소한 것이라도 크게 다가오지만 의사나 타인들에겐 별 대수롭지 않은 것으로 여겨지기 마련이다. 생사가 엇갈리는 중병들에 비한다면야 불면증과 같은 증세는 매일 같은 질환으로 수십 명의 환자들을 대면하는 의사들에겐 이미 기계적인 처방이 마련되어 있을지 모른다. 하지만 불면증으로 여러 날 밤을 고통스럽게 지내는 일반인들에겐 더없이 심각한 문제이다. 더군다나 수면제를 사용하기엔 증상이 비교적 가벼운 것 같고 그러다 고통에 못 이겨 수면제를 한두 번 사용하기 시작하면 끊을 수 없게 된다는 이야기 때문에 약으로 해결하기에도 곤란한 상황에 부딪치게 된다. 반신욕이나 발 마사지, 그 외에 쉬운 것 같으면서도 번거로운 방법들(사실 욕조가 없는 집에 사는 사람들도 많을 것이다)과 달리 적절한 영양소를 일상 음식을 통해서 섭취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고 강력한 방법이 될 것이다. 이 책은 그러한 방법들을 설명하고 있다.



 

점점 더 문명화되어가는 인간은 원시 자연생활이었다면 겪지 않아도 될 문제들을 점점 더 많이 겪게 되는 듯하다. 인간이 직립보행하면서 얻은 가장 고약한 질환은 치질이라고 한다. 억세고 딱딱한 음식들을 먹다가 부드럽고 정제된 음식들을 먹다 보니 얼굴골격이 작아져서 사랑니가 나기 시작하면 굉장히 고통스럽고 두렵기까지 하다. ‘잠을 잊은 그대에게’는 더 이상 낭만에 젖은 심야 프로그램이 아니라 불면증에 걸린 현대인들의 애환이 담긴 프로그램이다. 극단적으로 자연으로 모든 것을 환원해야 한다는 주장에는 전혀 동의하지 않는 바이지만 어느 정도 인간 고유의 생활방식은 유지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저장방법의 미약함과 풍족하지 않은 먹잇감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매일 새롭고 신선한 음식을 섭취했던 원시인들은 현대인들보다 더 미식가이며 행복했을지 모른다. 바로 몇 십 년 전만 하더라도 아무리 먹어도 허기지고 배고프던 우리나라 사람들이 이제는 끼니를 거르고 별로 많이 먹지 않아도 살이 붙는 것을 걱정해야 하는 현실. 우리가 지금 먹는 음식들이 대체 어떤 것들인지 잘 알고 먹어야하겠다는 필요성을 느끼게 해 주는 대목이다. 이 책을 읽으며 건강한 신체와 건강한 정신을 가지기 위해 육체적인 운동과 정신적인 노력 외에도 가장 중요한 것이 있음을 알게 되었다. 그것을 가장 절실하게 표현해 주는 문구를 여기에서 다시 한 번 강조하고 싶다.


 

“당신이 먹는 것이 바로 당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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