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잔티움, 빛의 모자이크
이덕형 지음 / 성균관대학교출판부 / 2006년 2월
평점 :
품절


정교회의 교의를 가장 잘 나타낼 수 있는 예술이 주로 이콘의 형식이었고 비잔티움 예술의 대종을 이루었기 때문에 저자의 서술은 주로 이콘의 발전과정과 그것에 나타난 도상학적 은유를 밝히는 데 집중하고 있다. 하지만 이 책은 어느 한 시대의 예술에 대한 해설서라고 보기엔 아쉬울 정도이다. 오히려 저자가 서문에도 밝혀 놓았듯 비잔티움 세계의 사유방식과 문화 예술적 구성원리를 풀어내는 저설라고 보는 게 더 합당하다. 책의 초반부에 문화의 보편성과 특수성을 언습한 부분은 이러한 '미덕'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문화의 기본원리에 대해 훌륭한 통찰을 제시하고 그것을 사도 바울로의 전도여행과 중첩시키면서 초대 교회에 있어 온 대립을 분쟁적으로 기술하지 않고 매끄럽게 처리하는 것에서 저자의 박학과 글솜씨에 감탄하게 된다.

비잔티움 문화예술을 다루기 위한 필연적인 이유 때문이기도 하지만 이책에 서술된 교회의 역사와 분화과정도 흥미롭게 지켜볼 만 하다. 서양 역사에 대해 관심을 가져 온 독자라면 익숙하긴 하지만 어렴풋이 알고만 있던 교회와 관련된 사건 또는 인물들을 간결하지만 너무 간고하지는 않게 풀어 쓴 부분에 매력을 느낄 것이다.

아울러 우리에게 생경하지만 플로티노스나 위(僞) 디오니시우스와 같은 비잔틴 교부들의 사상을 설명하면서 그것이 어떻게 교회 예술에 영향을 끼치게 되었는지 말하고 있다. 즉, 빛으로 둘러싸인 초월자로부터 유출된 빛이 흘러넘쳐 현상계가 생성되었다는 것과 관조를 통해 그 빛의 존재에 도달할 수 있다는 생각은 비잔티움 예술이 빛에 대해 주목하게 된 이유를 설명해주나. 결국 이 책의 제목처럼 비잔티움은 '빛의 모자이크'의 세계 그 자체이고 그 제목의 정당성을 책 안에서 발견할 수 있는 것이다. 마치 암호의 해답을 두꺼운 책장속에 숨겨 놓은 것 처럼 '비잔티움, 빛의 모자이크'는 비잔틴 예술의 기저를 밝혀 낸 해답이자 사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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