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때 원하던 인형이나 완구제품을 부모님이 사주지 않았던 경험은 한번쯤 있을것이다.
또 어린이의 주머니사정으로 인해 용돈이 부족하여 문방구에서 구경만 실컷하던 경우도 많을 것이다.
누구나 겪는 경험이지만 나에게는 강력한 결핍이 된걸까? 사회생활을 하게되고
직접 돈을 벌면서 귀여운 인형을 구매하고 덕질하는 어른이 되었다.
이런 나를 두고 부모님은 유치하다, 유아틱하다, 어릴때 인형을 안사줘서 그러냐며 타박을 하시기도 하지만 전혀 개의치 않는다.
나와 비슷한 성향을 가진 사람들은 철딱서니 없는 어른이라는 호칭에서
어느 순간 키덜트로 분류되더니 이젠 ’어른이‘라며 하나의 소비자층으로 인정받기까지한다.
사실 좀 어리둥절하기도 하다. 불과 몇 년 전 까지만해도 이렇게까지 귀여운것을 좋아하는 어른이라고 당당하게 말하기 어려웠는데
귀여운것을 ‘덕질’하는 하나의 소비자층으로 인정받게 되면서
대놓고 키덜트임을 표방하며 자신이 좋아하는 캐릭터굿즈를 수집하거나 해외직구까지하는 유튜버, 블로거들이 많아졌다.
나야 덕질할 거리가 늘어가서 기쁘지만 한편으로는 궁금하다. 귀여워서 물건을 사는 사람들의 심리란 도대체 뭘까?
<귀여워서 삽니다>는 이런 나의 질문에 대답이 될 책이기도 했고 나 스스로도 눈치 못 챈 귀여운것을 덕질하는 심리를 알아차릴수 있을거라는 기대로 읽어보게되었다.

MZ의 구매 키워드로 ‘나를 표현함’으로 남들과 구별되는 특별한 나만의 커스터마이징이 주요키워드이다.
지하철이나 버스에서 가방에 앙증맞은 인형을 대롱대롱 매달고 있는 사람들을 많이 볼 수있다.
옆에 앉은 사람과 똑같은 가방을 샀을지언정 나의 취향 한 스푼을 넣어 똑같지 않은 가방을 메고있는 것이다.
<귀여워서 삽니다>읽으며 생각보다 귀여움에 대한 분석이 깊고 상세하게 파고들고 있어서 꽤 놀랐다.
귀여움에 대한 어원, 문학작품에서의 어떻게 쓰였는지부터 일본의 카와이와 영어의 큐트와 다른 감성을 가지는 점까지
한국에서 바라보는 귀여움의 정의와 그 표현대상에 대한 예시를 들며
과거에서부터 현대에서 느끼는 귀여움의 감성의 변화에 대해 쉽게 풀어 쓴 논문 한 편을 읽은듯한 느낌이 들었다.
나같은 경우야 그냥 원래 취향이 고급스럽거나 세련된쪽이 아닌 아기자기 귀여운 쪽이라서 그
동안 쭉 그렇게 소비해온 거긴 하지만 최근 갑자기 큐티뽀짝한 인형키링들이 인기를 끈 이유에 대해서 어느정도 이해가 되었다.
귀여운 것을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면, 도대체 젊은 사람들이 왜 가방에 키링을 그렇게나 달고다니는지 궁금했던 사람들이라면 한번 읽어보는 것을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