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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인트자일스의 나환자 ㅣ 캐드펠 수사 시리즈 5
엘리스 피터스 지음, 이창남 옮김 / 북하우스 / 2024년 8월
평점 :
이번 캐드펠 수사 시리즈에 들어가기 앞서 나환자에 잠깐 설명해보려고한다. ‘나병’(한센병)은 만성 전염성 질환으로 과거 명칭은 ‘문둥병’이라 하여 증상 중 하나인 울퉁불퉁한 피부를 멸칭적인 의미로 불렀다. 고전영상매체에서 붕대를 얼굴에 둘러맨 나병환자들이 단체로 등장하는 것을 한번쯤은 봤을정도로 오랫동안 인류 역사에 존재한 질병 중 하나이다. 과거에는 치료가 불가능하니 격리만이 유일한 예방책이라 하여 아예 나병환자 마을을 만들어놓기도 해 차별받았던 시기가 있는 만큼 현재 나병은 완치가 될수있고 과학을 발전으로 그 오해도 풀리게되었지만 환자들에겐 역사적 아픔이 있는 질병이다.
이런 배경지식을 알아보고 <세인트자일스의 나환자>를 읽게되면 1139년10월 세인트자일스 병원에서 자신이 키운 허브로 만든 치료제로 열심히 일하고있는 캐드펠의 모습이 조금 더 생생하게 읽혀진다.
곧 혼례행렬이 올 슈루즈베리 성 베드로 성 바오로 수도원에 구경하러온 나환자들을 채찍으로 쫓아내는 열 여덟살 소녀 이베타와 결혼하는 예순은 넘은 휴언 드 돔빌 남작의 모습은 기괴해보이기 짝이없다. 캐드펠이 만들어놓은 기침약 단지를 오스윈 수사가 터트려버린 사소한 일 조차 이 결혼의 불길함을 숨길수 없는 징조처럼 느껴진다.저녁기도 이후 이베타와 돔빌의 결혼을 인정할수없었던 이베타의 연인이자 돔빌의 향사인 조슬린의 계획은 이베타 숙부 부부로 인해 무산되며 오히려 해고를 당하게되고 이 일의 시초가 된 피카르에게 남자 대 남자로 결투를 신청한다. 이 소란으로 오히려 결혼 예물을 훔친 범죄자 취급을 당해 도망간다. 이런 뒤숭숭한 분위기에서 결혼식 전날 숲속 오솔길에서 새신랑이 될 돔빌이 사망한채로 발견된다.
이번 편에는 사건보다도 어린 나이에 부모님을 잃고 상속받은 이베타를 중심으로 인물들의 이야기가 중점적으로 나온다. 그래서 처음에는 이 결혼식과 세인트자일스병원이랑 무슨 연관관계가 있을까 의아했는데 진행될수록 마치 짜여진 퍼즐처럼 다 연관되어있다는게 놀라웠다.
이 전에 나온 편에도 많은 연인들이 등장했지만 이번 <세인트자일스의 나환자>이 사랑, 우정, 믿음, 배신이라는 주제나 인물들의 태도가 제일 공감갔다.
살인사건 속 인간애를 중점적으로 표현한 엘리스 피터스의 캐드펠 수사 시리즈는 총 21권으로 20권, 외전격으로 보이는 단편소설집까지 중세역사추리소설로 큰 사랑을 받고있다. 이번에 출판사 북하우스에서 ‘캐드펠 수사 시리즈’를 완간 30주년기념으로 전면 개정판으로 순차적으로 출간한다고하니 앞으로도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면 좋겠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