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골에 대한 기이한 취향 캐드펠 수사 시리즈 1
엘리스 피터스 지음, 최인석 옮김 / 북하우스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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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스 피터스의 ‘ The Chronicles of Brother Cadfael’(TCBC), 캐트펠 수사 시리즈는 1977년 <유골에 대한 기이한 취향>을 시작으로 집필기간 18년동안 시리즈 20권과 단편소설집 1권으로 총 21권, 전세계 22개국에서 출간된 소설로 이번에 북하우스에서 전권이 국내유일 완역본으로 출간되었다. 한국에서는 다소 낯선 이름의 작가와 시리즈일수도 있지만 BBC에서 <캐드펠>로 동명의 드라마가 1994년에 제작되기도 한 영국의 인기 추리소설이다.

나는 캐드펠 수사 시리즈라고 하길래 범죄나 사건현장을 살펴보는 그 수사인줄 알았는데 알고보니 천주교 용어인 수도회의 일원으로 생활하는남자 수도자를 뜻하는 수사였다. 보통 우리가 아는 추리소설 속 주인공들 직업이 탐정인데 종교인이라니, 시리즈 첫 권인 <유골에 대한 기이한 취향>은 그 제목만큼이나 너무 이 캐트펠 시리즈가 궁금해졌다.

중세 웨일스, 슈롭셔주 슈루즈베리의 성 베드로 성 바오로 수도원에서 허브밭을 일구며 평범하고 평화롭게 수도자 생활을 하며 살던 캐드펠. 어느날 콜룸바누스 형제가 발작을 일으키고 곁에서 간호를 해주다 잠든 제롬 수사는 성녀 위니프리드가 나와 웨일스의 성스러운 샘에서 그 병을 치료하라는 꿈을 꾼다. 곧 성녀 위니프리드 유골을 가져오는 임무를 가진 로버트 부수도원장과 함께 순례단은 귀더린으로 떠난다. 하지만 기존에 귀더린에 살고 있던 주민들에게 이들은 그저 성녀의 무덤을 파헤치려는 잉글랜드 이방인일 뿐, 탐탁치않게 여긴다. 결국 리샤르트 지주를 만나 회의를 열고 격렬한 토론이 오가지만 보상으로 선물이라는 이름의 화폐지불을 이야기한 부수도원장의 말 때문에 오히려 상황은 악화가 된다. 어찌되었던 순례의 목적을 달성해야했기에 다시 설득을 하기 위해 준비를 하던 슈루즈베리 수사들에게 리샤르트의 딸이 찾아와 자신의 아버지를 감금한게 아니냐고 따진다. 아침에 수행원들을 만나겠다고 떠난 자신의 아버지가 여전히 집에도 들어오지 않았다고 하지만 어쩐지 리샤르트를 만난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그 누구보다 거짓이 없고 경건한 마음으로 살아야하는 수사들이 범인으로 몰리는 아이러니한 상황들을 보니 기존의 추리소설과는 그 차이점을 확실히 느낄수가 있고 책을 읽는 내내 누가 범인일까 추리하는 재미가 있었다.

보통의 추리소설에서 밀실이나 특정 공간에서 일어나 한정된 인원이 범인으로 몰리는것에 비해 아예 한 마을에 머무르고 있는 모든 사람이 사건에 휘말리게 되어있다는 것이 굉장히 흥미로운 전개를 보여주었다. 물론 작품의 배경인 1137년으로 우리가 지금 보는 CSI 과학수사대마냥 지문채취, 혈흔분석, CCTV추적과 같은 일은 일어나지않고 오로지 캐드펠이 직접 몸으로 뛰며 사람들과 만나 탐문수사를 벌이지만 이런 클래식함이 오히려 독자들로 하여금 사건과 연루된 사람들에 대한 의심과 해소를 반복해서 할수있다.

특히나 범죄현장은 오히려 짧게 묘사하고 사건을 진행하면서 수사되는 인물들과 해결되는 과정을 그린 섬세한 상황묘사는 또 그 사람들에 대한 연민과 안타까움을 불러일으켰다. 그러면서 이 시대 사람들이나 현재나 사람이 생각하는것과 애틋하게 여기는게 비슷하구나 싶기도 했다.

나는 허구의 장소에 허구의 인물들이라고 생각했는데 각주를 보니 배경으로 나오는 슈루즈베리 성 베드로 성 바오로 수도원이 실제로 존재하는 곳이며 등장인물들 중 헤리버트 수도원장과 로버트 페넌트 부수도원장, 오아인 왕자 역시 이 시대에 실제로 살았던 실존 인물이었다. 특히 이 권에 나온 로버트 페넌트 부수도원장은 실제로 귀더린으로 순례를 담은 <성 위니프리드의 생애>를 남겼다는데 이 책을 읽으면 이게 완벽한 허구의 일이 아닌 실제로 이 사건과 비슷한 일이 있었던 것인지 너무나 궁금해졌다. 한편으론 아무리 옛시대에 살았다고는 하지만 실존인물들을 이렇게 차용해서 소설을 써도 되나 싶기도 했지만 이러한 점들이 이 캐드펠 수사 시리즈의 매력이 된다는 점은 부정할수가 없다.

기존에 영국드라마, 추리콘텐츠를 좋아하고 영국 역사까지 잘 알고있는 사람들이라면 캐드펠 시리즈를 꼭 한번 읽어보길 바란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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