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자와 달빛 휴머니스트 세계문학 18
세르브 언털 지음, 김보국 옮김 / 휴머니스트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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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혼여행을 떠난 미하이와 에르지. 사랑만으로 가득할것만 같은 신혼여행에 남편의 학창시절 친구였던 세페트네키와 만나며 약간의 언쟁이 발생한다. 남편 미하이는 평범한 사람들이라면 이해하기 어려운 과거 방황하던 시절의 이야기를 아내에게 말하고 이해를 바란다. 학창시절 친밀히 지낸 에버, 터마시와의 관계에 대해 흥미로워하면서 통찰하지 못하는 아내 에르지의 태도에 대해 실망하는 남편의 모습이 초반에 나오는데 사랑하는 사이가 맞나 싶을 정도로 신혼임에도 몹시 담담한 둘의 태도를 보고 당황했다. 그 다음 미하이가 아내를 위해 잠시 열차에 역정차시간에 내렸다 다시 타는 과정에서 행선지가 잘못된 열차를 올라타는데 이 마저도 전 날밤 혼자하던 생각을 따져봤을땐 어쩌면 어느정도 미하이가 마음속에 염두했던것을 선택한 것은 아닌가 싶었다.

의도치않게 낙오된 미하이는 낯선 동네 폴리뇨에서 의사 엘슬리를 만나 본인의 정신병치료를 위해 병원에서 지내며 젊은 대학생 밀리센트와 사랑에 빠진다. 여기서 로맨스소설쪽으로 전개가 흐르나 싶었던게 다른 문학작품에서 종종 결혼했던(혹은 할 예정이었던)사람은 내가 원해서 하는게 아니었어! 사실은 이게 내 진정한 사랑이야 라고 운명적이라고 생각하는것도 아니고 또 그저 잠시 새로운 사람과 인연을 얻고 거기에 깊은 고민을 하는게 아니라 다시 본인이 가야할 길로 떠난다. 이런 행동들을 봤을때 미하이는 미래지향적이거나 현재에 충실하기보다 과거에 미련을 많이두고 해야할 선택에서 옆길로 빠지는 유혹에 약한 타입인듯했다. 그때그때 본인이 하고싶은데로 가고싶은데로 움직이지만은 여전히 행복하지않은 모습의 미하이는 본인의 과거에 괴롭히던 소용돌이가 다시 떠오르고 결국 떨어진 아내를 찾기보다 터마시와 에버의 흔적을 쫓는다.

미하이의 동선에는 사건은 있지만 역경은 없다. 그의 정신병적인 증상은 망령의 농간이라고 생각하는 의사는 세베리누스 사부를 만나라고 추천해서 떠난 모험은 꽤 순조롭게 흘러간다. 그의 생각대로 세베리누스 사부는 어린시절 함께한 에르빈이었고 다시 미하이는 터마시와 에버와의 추억을 이야기한다. 우리가 평소 삶을 살면서도 느끼게되는 인과관계가 없는 우연의 일치가 연발한다. 아내의 현재도 남편과 다르진 않다. 프랑스에서 그를 기다리며 절약적인 삶을 살고 어쩌면 재정적 문제로 미하이와 이혼을 해야할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4년간 결혼 생활을 했던 전남편이 도움을 주겠다며 다가온다. 여기서 첫만남에 인상이 좋지않던 남편 친구'세페트네키'가 에르지에게 다시 등장하고 이 신혼부부는 상대를 종종 떠오르긴 하지만 이게 정말 부부가 맞나 싶을정도로 본인들 인생을 사느라 정신이 없어보인다.

'세르브 언털'의 문제작이자 마지막 소설이라는 <여행자와 달빛>는 얼핏 로맨틱한 제목이지만 여행자들의 여정은 고단하기만하다. 등장인물들은 이탈리아와 헝가리,프랑스을 오가며 전보로 안부를 전해야하는 시대에 자신의 삶을 치열하게 살고있다. 헝가리문학은 처음 읽어보는거같은데 이해가 안되는 부분이 많았다. 등장인물들의 대화를 통해 실제 작가 본인의 삶의 방식에 대한 내포를 많이했다는 생각이들었다. 그런데 아마도 처음 들어온 정보인 '신혼부부'라는 키워드에 내가 너무 꽃혀서 의아하게 생각한 것이지 부부의 삶보다는 개인의 삶 이라고 생각하면 그들의 선택은 그 당시 나름의 최선이었다. 둘에게 생겨나는 욕망과 유혹을 그래도 돌이킬수없는 마지막 선까지 넘지않고 돌아오는것은 결국 사랑의 형태가 꼭 타오를듯한 열정이 아니어도 서로에 대한 믿음, 혹은 어떤 미약하기만한 기대때문일것이라 생각한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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