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수의 시대 윌북 클래식 첫사랑 컬렉션
이디스 워튼 지음, 김율희 옮김 / 윌북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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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뉴욕 사교계에서 혜성처럼 등장한 '엘렌 올렌스카'는 상류층가문의 보수적인 눈에서보면 정숙치못한 여인이다. 처음 등장한 순간부터 파란을 일으킨 여인에게 서서히 끌리는 '뉴랜드 아처'는 이미 약혼자 ' 메이 웰랜드'가 있었고 이 셋의 관계는 거짓된 소문과 편견적인 시선속에서 복잡하게만 꼬여간다.

영미고전소설을 몇 권정도밖에 읽어보지 않았지만 대체적으로 당시 시대상에 반대되는 자유로운 영혼을 가진 여인과 그런 분위기에 신선한 충격을 받고 이끌리는 남성의 깊어지는 사랑속이야기는 혼란과 갈등끝에 마지막은 결국 극단적 선택으로 파국을 맞는 경우가 많다. 그만큼 시대가 바라는 여성상은 억압적이고 순결주의적 태도를 강요하는 듯하다고 느낀적이 많았다. 나는 그동안 이게 단순히 작가들 개인의 사상에 따른 고리타분한 훈계라고 느꼈었는데 <순수의 시대>배경 역시 1870년대의 뉴욕인데 작가의 개인적 경험이 소설에 녹아 있다고하니 실제 시대적 상황이 굉장히 속박적인 상황이구나 느꼈다.

출간이후로 긴 시간동안 사랑을 받고 있는 <순수의 시대>는 1921년 여성 최초로 퓰리처상을 받은 작가 이디스 워튼의 대표작품이다. 책을 읽는 내내 부드럽고 매끄러운 문장이 인상적일 정도로 굉장히 상세하고 화려한 문체로 서술되어 있어서 왜 이 작품이 유명한지 그 이유를 알거같았다. 읽는 내내 시대적 상황이 마치 영화 속에 들어온거처럼 생생하게 묘사되었는데 윌북의 <순수의 시대>에서는 이 인용된 인물이나 작품, 장소들의 소개가 빼곡히 나와있어서 읽는데 불편함이나 없이 이 인물의 가치관이나 출신배경등을 이해하기 쉬웠다.

특히 이번 '윌북 클래식 첫사랑 컬렉션'의 <순수의 시대>에서는 번역에 많은 공을 들인걸로 보이는데 기존의 번역서들이 답습해온 성별에 따른 표현에 대한 재정비로 고전문학소설을 읽을때 존재했던 구시대적인 방식을 타파했다는 것이다. 기존에 번역서들을 읽을때 혹은 옮긴이의 말에서 때때로 불쾌감이 들었던 부분이 사라졌다는게 참 세상이 많이 변했구나 싶었다.


아름답고 황홀했던 아처와 엘렌의 사랑의 끝은 결국 현실적이고 관습적인 방향으로 '제자리'로 돌아간다. 이어지지 않는 사랑이 오히려 긴 여운을 남기는 듯 하면서도 현실과 타협한 그 씁쓸한 맛은 늘 고전소설의 이야기가 현시대에도 비슷한 맥락으로 이어진다는게 신기하고 놀랍기만하다. 장편로맨스소설이기도 하지만 한 인물과 시대의 흐름을 느껴보고싶다면 윌북 클래식 첫사랑 컬렉션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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