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학으로 맛보다, 와인 치즈 빵
이수정 지음 / 팬앤펜(PAN n PEN)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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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는 것을 먹고 마시며 즐기는 것은 인간의 본능입니다. 많은 사람에게 삶의 이유이자 목표이기도 하지요.

<와인 치즈 빵> 본문 p.33

몇 해전 애니메이션 '뽀롱뽀롱 뽀로로'에 나오는 캐릭터가 토스트, 쿠키를 만들어오는게 아니라 김치, 한식을 만들었으면 한다는 청원을 보았다. 우스개소리처럼 취급되긴 했지만 어릴때 텔레토비에 나오던 스마일쿠키가 그렇게 먹어보고싶었던 기억을 되짚어보면 어느정도 일리있는 요청이긴하다. 우리가 어릴때 보던 애니메이션이나 영상매체에서 나오는 음식들을 한번쯤은 먹어보고싶다고 생각할때가 많다. 책을 읽다가 알수없는, 미처 먹어보지못한 음식이 나오면 그 맛을 상상해보기도한다. 한번도 접해보지 못한 음식은 머리속에서 세상에서 제일 달콤하고 맛있는 음식이 된다. 나에겐 그게 '와인'이었다. 처음 와인을 먹었을땐 상상했던 어른스러운 포도주스같은 맛은 어디가고 달고 떫고 쓴 맛이 온 혀를 지배했다. 그 이후 와인은 한껏 멀리하다가 우연찮게 마셔본 '샹그리아'가, 바디감이 깊은 와인을 마시고는 그제서야 와인맛을 조금 알게되었다. 때문에 코스트코에 가도 괜히 와인코너를 기웃거려본다. 치즈, 빵은 말할것도 없이 꾸준히 좋아해왔다. 어릴때 처음 먹어본 슬라이스치즈, 피자치즈를 거쳐 리코타, 모짜렐라 생치즈를 거쳐가며 빵과 햄의 조합으로 샌드위치나 샐러드를 많이 해먹은, 나와같은 경험을 겪어온 세대들이 이 겨울에 따뜻한 이불속에서 읽어볼만한 책이 있다. <와인 치즈 빵>은 성경, 신화등 인문학을 비롯해 유년시절 추억의 애니메이션이나 영화에 나온 내용부터 저자가 개인적으로 겪은 이야기들로 책 초반에도 적혀있듯 와인, 치즈, 빵을 설명하는데 전문도서가 아니다. 그래서 책안에서도 계속해서 와인, 빵, 치즈에 대한 유래에 대해 짧게 설명은 해주지만 부담을 갖거나 어렵게 생각하지 말라고한다. 안그래도 빡빡한 현실에 편하게 읽을수있는 책이라고 알려주는 책은 괜히 고맙다.

아이러니하게도 나쁜 환경이라고 생각되는 척박한 땅에서 가장 비싼 와인을 만드는 포도가 자라납니다.

...어려운 환경을 극복하고 이겨낸 성공스토리는 사람에게만 해당되는게 아니었습니다.

<와인 치즈 빵> 본문 p.64

겉은 딱딱하지 않고 기분좋게 바스락 거리면서 씹혔습니다. 안은 쫄깃하면서도 부드러웠습니다.

20년 전에 제가 뭘 먹었던 걸까요? 한조각 더 먹어봤습니다.

갓 구운 바게트는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하며 부드러운, 맛있는 빵의 정석이었습니다.

<와인 치즈 빵> 본문 p.265

저자의 애정이 섞여서인지 몰라도 책의 절반을 차지하는 와인파트가 먼저나오는데 읽으면서 내가 몇 아는 와인브랜드가 나오면 괜히 반가왔다. 와인으로 대중적으로 유명한 프랑스, 이탈리아 외에도 요즘에 뜨고있는 호주, 독일,칠레, 미국 와인에 대한 이야기와 와인입문자들이 궁금해할만한 요소들도 이야기한다. 요즘은 와인도 많이 저렴해져서 굳이 비싼와인이 아니더라도 충분히 즐길수있는 맛있는 와인이 많아 나보다 와인에 입문한지 더 오래된 사람들은 아는 이야기가 나와서 책 내용을 재밌게 즐길수있을거라본다. 약간 낯선 단어들이나 브랜드명이 나오기도 하고 따로 책에 사진이 수록되어 있지는 않지만 QR코드와 각주가 틈틈히 나와서 왠만하면 텍스트로 봐도 이해가 간다.

와인, 치즈, 빵은 우리나라 음식이 아니고 심지어 외래어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어릴때부터 하나쯤은 있을법한 추억이 담긴 음식들이다. 책을 읽으면서 또 침이 꼴깍. 상상으로만 음식을 맛보았지만 언젠가 코로나가 끝나면, 이 책에 나오는 와인, 치즈, 빵과 함께 멋진 저녁을 보내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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