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로징 멘트를 했다고 끝은 아니니까 - 미쳤지, 내가 퇴사를 왜 해서!
장예원 지음 / 21세기북스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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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3월달에 입사한 회사에서 틀어놓은 라디오 '고릴라'의 오전 11시에 나와 비슷한 시기에 새로운 시작을 한 사람이 있었다. TV도 잘 안챙겨보는 나는 '장예원' 아나운서를 씨네타운에서 처음 만났다. 약간 어색한 느낌이 남아있는 그의 진행을 들으며 나도 회사에 한참 적응할시기라서 괜한 동료감마저 느꼈다. 그렇게 약 6개월의 시간동안 라디오를 들으며 문자한번 보내지않은 불량청취자이긴 하지만 그래도 따뜻하고 어쩐지 허술한 성격같아 보이는 목소리를 들으며 혼자서 킥킥될때도 있고 사연을 듣고 눈시울이 붉어질때도 있었다. 그러던 어느날 오프닝 멘트를하며 펑펑 우는 모습을 그를 보고 너무 놀랬는데 무슨일인가 싶었다. 오프닝멘트를 너무 잘써서 그랬다는 멘트로 정리하긴 했지만 나말고도 다른 청취자들도 모두 놀란 기색이었는데, 얼마후 이유를 알게되었다. 장예원 아나운서가 SBS를 퇴사 후 프리랜서로 활동한다고 기사를 봤다. 거기서 약 8년동안 SBS에서 아나운서로 일했다는 사실도 알게되었다. 하차기사가 뜨고 마지막주 일주일동안 장예원 아나운서는 진행하면서 벅차올랐는지 많이 울컥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가 떠난 '씨네타운'의 자리에는 임시 디제이를 거쳐 이제 다른사람의 이름이 걸린 '씨네타운'이 되었지만 여전히 나는 처음 들었던 그 목소리가 마음 한구석에 그리워하기도 했고, 요즘 잘 지내나 싶기도했는데 마침 이 책을 만나게 되었다.

이제는 나도 괜찮은 척을 그만두기로 했다. 튼튼한 줄 알았지만 생각보다 나는,

또 우리는 연약한 사람이었다.

<클로징 멘트를 했다고 끝은 아니니까> 본문,p.54

<클로징 멘트를 했다고 끝은 아니니까>는 파스텔톤의 연하고 알록달록한 표지 색이 그동안 내가 생각했던 그녀의 이미지와도 잘어울려 베시시 웃음이 난다. 이 책은 8년차 직장인의 퇴사하기전 심난한 마음과 30살이 넘고 어떤 마인드로 살지 고민하는 그의 모습이 담겨져있다. 우리는 성장하며 수능을 보고 좋은 대학, 좋은 직장을 가는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며 살아가다가 30살쯤되면 비슷한 고민을 하게된다. 그러다보니 책을 읽으며 비슷한 고민을 장예원 아나운서는 어떤 마인드로 생각하는지 또 현대인들이 살아가는 중요 문제인 연애, 취업, 자아실현에 대한 이야기가 담겨져있다. 그동안 궁금했던 SBS아나운서 생활도 살짝 들여다볼수있었다. 8년의 직장생활동안 있었던 일이나 퇴사를 결심하고 부모님과 갈등, 그리고 나를 둘러싼 소문들은 꼭 특정직업이 아니더라도 누구나 겪을수 있는 일이라 더 공감하면서 읽을수 있다. 그러고보면 나 없이 안돌아갈거같던 회사도 나 없이 참 잘 돌아가고, 다른사람들은 다 번듯하다고 부러워하는 회사도 결국 내 맘속에 무언가가 맞지 않으면 아무런 소용이 없는거같다. 회사에 있는게 내 하루의 절반이상을 차지하지만 회사에서 퇴사한다고 내 인생의 모든게 다 끝난게 아니라는것을 세번의 이직을 통해 깨달아 가는 중이다. 나는 장예원 아나운서와는 다르게 아무래도 계속해서 회사에 다닐것이며 -설령 다른회사로 갈지라도- 프리랜서로 일하는 일은 아무래도 없을거같지만 그래도 홀로서기를 시작한 장예원아나운서를 비롯한 사람들에게 응원을 하고싶다. 우리의 매일이 늘 영화같은 하루였으면 좋겠다. 오늘도 해피엔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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