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영백의 발상의 전환 - 오늘날의 미술, 아이디어가 문제다
전영백 지음 / 열림원 / 2020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같은 내용이라도 말하는 방식은 여러가지다. 그중에 무겁고 심각한 이야기를 농담조로 가볍게 말하는 경우가 있다. 이를 위해 풍자, 패러디 혹은 번전등 표현의 기교가 활용된다. 이러한 표현에 능한 '고수'는 너스레를 떠는 태도에 여유가 넘치고 때론 위험을 감수하기도 한다. 다루는 내용이 사회적으로 민감한 이슈나 정치적 비판, 혹은 역사적 사건일 겨우이다. 

<발상의 전환> 본문, p.267

대학때 '현대미술의 이해'라는 수업을 들은적 있었다. 애석하게도 종강할때까지 나는 강의명과 달리 현대미술을 "이해"하지 못했고 오히려 더 어렵다는 편견만 잔뜩 쌓였다. 그 후로 시간이 한참 지나고 다니게 된 직장에서 미술관련 전시를 다니며 다양한 작가와 작품을 만나며 현대미술에 대해 약간의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관심을 가지고 보니 내가 대학 시절 배웠던 유명한 작품을 남긴 현대미술작가들말고도 실제 삶에 밀접한 연관성을 띄며 작품을 연계해가는 작가들이 있었고 다행히도 그런 작품들은 공감과 이해하기가 좋은 난이도였다. 그럼에도 전시를 보러 갈때마다 최대한 작품의 의미를 이해 하려고 애썼는데, 사실 현대미술의 범위는 매우 광범위 하고 작가들은 사회 통념적으로 억압되거나 모순적 부분을 지적하고 일상에서 마주칠수 있는 오브제의 모습으로 자신의 작품을 표현하는데 문제는 이런 과정에서 뒤샹의 <샘>이나 스트리트아트처럼 "미술작품"이라 하고 마주쳤을때 다소 난해하게 보이는 모습에 "이런거는 나도 할수있다"고 평하고 현대미술을 터부시하게 되는 사례들이 많고 실제로 책서두에 말하듯 "이해할수 없는것이 현대미술"이라는 표현은 아마 나를 포함한 대다수의 대중들이 현대미술을 바라보는 시선일 것이다. 대중의 관심은 때로는 작품의 의도와 반대로 진행되기도한다. 전시된 테이프로 붙여진 바나나를 뜯어먹은 행위예술가나 쓰러트려 놓은 천사조각상을 올려주고 의도적으로 설치된 쓰레기를 정리해버린 청소부같이 관람객들이 행동하는 모습까지 포함된것이 현대미술의 한 부분이라고 생각된다. 여전히 현대미술에 대해서는 아리송한 점들이 많지만 작년 데이비드호크니전에 갔을때 실제로 보니 커다한 캔버스에 압도되는 느낌을 잊을수가 없었다. 마찬가지로 뒤샹의 <샘>을 실제로 보고 '생각보다 조그만한 변기가 이 전시의 메인이라니, 정말 나도 만들수있겠구만' 이라는 생각과 들었지만 그만큼 작품을 보면서 "아는만큼 보인다"라는 말에 늘 절실하게 느꼈다. 

그래서인지 현대미술에 대해 서술해 놓은 책들은 눈에 띄면 읽는 편인데 <발상의 전환>의 목차에는 익히 들어본 현대미술작가이름들이 적혀있다. <발상의 전환>에서는 다양한 작가를 조망하는데 그래도 미술에 관심이 어느 정도 있는 사람들이라면 한번정도는 접했을만한 작가와 작품들 위주로 나온다. 책은 크게 개인, 미학, 문화, 도시, 사회, 공공이라는 큰 주제 안에 대표적인 작가와 작품 설명 그리고 작가의 프로필을 보여주며 작품을 이해를 돕는다. 그래서인지 책 내용은 다소 미술전문잡지 내지는 전시도록의 평론에 어울리는 내용인데 한가지 아쉬운점은 책에 소개하는 만큼 작품의 이미지가 많이 실리지 않아 작품의 이미지는 따로 검색해서 봐야한다는 점이다. 그래도 읽으면서 잘몰랐거나 알고싶었던 작가들이나 작품에 대해 알수있게 되었고 저자가 전문가의 시선으로만 서술하지 않도록 조심해서 책을 썼다고서문에 적었는데 약간의 어려운 단어들이 가끔 있지만 그래도 작가의 성장배경이나 작품제작배경을 설명해 주니 난해하다고 느꼈던 작품들도 왜 그렇게 진행되었는지 한번 되짚어주어서 이해하기도 편하고 술술 읽혀서 현대미술에 박식한 사람이라면 훨씬 단숨에 읽을테고 현대미술에 대해 약간이라도 관심있는 사람역시 잘 읽힐고 재밌게 읽을수 있다고본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