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한다면 거리를 두는 게 좋아 - 홀로 자유롭게 살아가는 고양이의 행복 수업
제이미 셸먼 지음, 박진희 옮김 / 리드리드출판(한국능률협회) / 2019년 1월
평점 :
품절


늦잠을 자지 말라는건 아니야. 충분히 자야지.아무렴.

그렇지만 난 네가 출근 하기전 여유롭게 콧노래를 불렀으면 좋겠어.

그 소리는 정말 듣기 좋거든.

굿모닝. 오늘도 즐거운하루.

<사랑한다면 거리를 두는게 좋아> 본문 p.34

나는 고양이 한마리를 키운다. 아니, 키운다기보다 함께 산다는 표현이 더 정확할지 모른다. 고양이에게 사랑받고싶어 어쩔줄 몰라하는 나와 달리 우리집 고양이는 자신만의 시간이 필요할때 슬쩍 사라지고 함께하고 싶을때 훌쩍 온다. 처음엔 그런 고양이에게 실망을 하기도 하고 붙잡아 보기도 했지만 결국 고양이의 뜻대로 되었다. 그런데 한평생 함께 살아가는데 24시간 꼭 붙어있는 것보다 각자의 시간을 존중하며 살아가는게 지혜로운 거였고 그런 고양이의 모습에 적응하고 이제 고양이와 나의 적절한 시간을 지낸다. 고슴도치의 딜레마라는 이야기가 있다. 우리는 상대를 좋아하는 만큼 혹은 친밀한 만큼 상대 역시 나를 그만큼 생각해주고 함께하기를 희망한다. 그러나 너무 가까우면 서로에게 가시에 찔려 상처를 받지않기위해서 떨어진다 그렇다고 너무 멀리 떨어지면 서로의 온기를 느낄수없다. 뜨겁진 않더라도 따땃한 온기정도는 늘 느낄수있는 정도의 거리감이 최고라고 생각하는데 브룩쉬라는 고양이를 키운다고 하는 <사랑한다면 거리를 두는게 좋아>저자 역시 나와 같은 마음이었나보다.


<사랑한다면 거리를 두는게 좋아>는 짧은 글과 일러스트로 이뤄져 읽는데 오랜 시간이 걸리지도 않고 내용도 가벼운 책이다. 색은 삐져나오고 볼펜으로 거칠게 그려진 일러스트 고양이들이 오히려 자유분방함를 느껴 마음의 편안을 준다. 날카롭게 보이다가도 활짝 웃고있는 고양이의 얼굴을 보자면 너무 귀여워 나도 웃음이 난다. 반려동물을 키우는 사람들은 공통적으로 자신의 반려동물이 늘 무슨 생각과 말을 할지 궁금해할것인데 이 책을 읽으면서 우리집 고양이로 치환해서 상상해가며 읽어갔다. 그도 그럴것이 <사랑한다면 거리를 두는게 좋아>에 나오는 고양이는 독자를 독려해주다가도 날카로운 발톱을 보여주거나 흔드는 장난감에 운동하고 싶을때만 할거라며 칭얼거리지말라며 나를 길들이려는 생각이랑 버리라하는게 평소 고양이의 모습과 일치하기 때문이다.



살아가는 방법은 많아.

남들보다 뒤쳐진다고 막무가내로 뗏스며 버릇없이 구는 시간앞에서 의연해지자.

그냥 순간순간을 만끽하는거야.


아주 나답게! 근사한 너답게!

<사랑한다면 거리를 두는게 좋아> 본문 p.60


한마디 말로 모든게 달라질수있어. 기적을 만들어내기도 하거든.

꾸미려 들지말고 너 자신으로 있어줘. 있는 그대로 사랑할수있게.

<사랑한다면 거리를 두는게 좋아> 본문 p.119

마음대로 어느 페이지를 펼쳐도 읽는데 문제는 없을 정도로 특별히 어떤 일이 일어나서 앞의 내용을 모르면 못 읽는 정도의 내용은 아니지만 쭉 읽다보면 어느정도 흐름을 토대로 진행되고 있다는것을 느끼게된다. 그래서인지 일력을 하나하나 넘기는 듯한 모호하면서도 가벼운 느낌의 그 어느 일상과도 어울리는 이야기다.

책 마지막 페이지에 적힌 칼 뱅 베흐텐의 말 고양이가 사람의 친구가 되어주는 것은 꼭 그래야만 하기때문이 아니다. 그들이 좋아서 그렇게 하는 것이다. 라는 말이 참 마음에 든다. 인생을 살면서 타인을 위해 살아갈때가 더 많다. 마찬가지로 꼭 타인이 바라는대로 행동해야하는, 그래야하는건 아닌데 행동하고 그래야 할때도 있다. 남들 눈치 안보고 따뜻한 햇빛 아래서 그루밍하고 잠드는 고양이들을 보자면 나도 저렇게 느긋하게 살고싶다는 생각이 들지만 또 삶이 내 맘대로 안되게 인생이다. 타인과의 만남이 힘들고 지칠때 한번씩 넘겨가며 읽고싶다.




난 지금 꿈을 꾸고 있어. 생각만으로 황홀한.

누가 알겠어. 내 상상이 이루어질지. 너도 해봐. 무한한 가능성을 열어두고.

<사랑한다면 거리를 두는게 좋아> 본문 p.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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