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잡한 세상 편하게 회사생활하자

타인은 놀랄 만큼 당신에게 관심 없다 - 직장인들의 폭풍 공감 에세이
이종훈 지음, JUNO 그림 / 성안당 / 2020년 3월

최근 직장생활을 "존버는 승리해요"라는 마인드로 다니는 사람들이 많다. 퇴사와 이직, 취업을 걱정하는 글들을 보다보면 다들 고민이 제각각이다. 월급이 너무 적어서, 물경력이어서, 상사가 괴롭혀서, 후배가 너무 눈치없어서, 월급은 맘에드는데 하는일이 나랑 안맞아서, 공시공부하다 취업하려니 나이가 많아서, 대학전공과 다른 직업계획, 상사의 퇴근 후 연락, 잦은회식 등등. 그리고 그 밑에 달린 댓글들을 보자면 누군가는 그런 고민마저 부러워하고 누군가는 이미 달관한사람도 있고 누군가는 같은 고민으로 혼란스러워 하는 사람도 있다.

그래서 출퇴근길 만나는 직장인들의 얼굴을 보자면 붙잡고 말걸어보고싶다. 다들 직장생활이 맘에 드는지, 무슨일을 하는지 각자의 고민은 무엇인지, 현 시대를 살아가는데 내가 힘든 만큼 당신도 힘들었으면 하는 이기적인 생각으로 다양하고 많은 고민들로 우리는 오늘도 직장생활을 해나간다.

<타인은 놀랄만큼 당신에게 관심없다>은 그런 직장생활과 취업준비에 지쳐버린 어른들을 위해 허심탄회하게 인생을 조언해주는 직장 선배같은 에세이책이다. 이 책을 보다 보면 저절로 "나만 힘들다고 생각하는게 아니네!" 라는 소리가 나온다. 지금 내 직장에 불만이 가득하지만 그렇다고 이 취업난 시대에 모든걸 박차고 뛰쳐나가기엔 잃어버릴 월급과 다시 새로운 직장을 찾아 헤매여야한다는 생각에 계속 다녀야지하며 퇴사 생각이 없어지다가도 거지같은 회사때문에 자존감 낮아지고 속끓이는 직장인들에게 회사밖에서 진정한 '나 자신'의 행복을 찾고 회사 안에서는 초연한 사람이 되라고 이야기해준다. 남들이 가진 나보다 나은 직장이, 복리후생이, 월급이, 좋은동료가, 직급이 부러운 사람들 누구나 할수있는 고민과 생각들을 에세이와 자기계발서 사이 어딘가에 있는 느낌으로 노래도 하고 랩도 하고 소리도 지르게 한다. 읽다보면 지나치게 솔직한 문장때문에 놀라기도 하지만 그렇게 솔직한만큼 많은 공감과 위로도 받았다. 읽으면서 깔깔 웃다가도 또 코끝이 찡해지고 하는것을 반복하면서 분명 내 오늘은 어제와 별로 달라질게 없겠지만 책에서 나온것처럼 "내평가는 내가하고 남눈치 보느라 눈치 백단"이 되지 않도록 용기와 자신감을 가지게 되었다. 나도 요즘 힘들고 괴로운 직장의 나는 직장에서 끝나고 퇴근하고서는 취미생활을 하는 나로 나누려고 노력하는데 작가 역시 힘들고 괴로운것을 글로 표현하며 많은 안정감을 얻었다고한다. 어차피 로또당첨의 꿈이 실현되지 않는 이상 계속 할 직장생활. 타인과 회사보다 나에게 관심을 가지고 나답게 살아야겠다.

읽으면서 정말 공감갔던 몇개의 구절을 소개해볼까한다.

사장님이 말씀하신다. 일을 왜이렇게 거지같이해? 거지같이 월급 주니까요. p.65

플라톤의 말처럼, "큰길이 되지 못하면 작은 오솔길이 되고, 태양이 되지못하면 작은 별이 되면 그만이다. 성공과 실패의 척도는 얼마나 나답게 했느냔에 달려있다." 되돌릴수 없는 우리의 선택에 후회하지말고 나답게 살자. 우리는 오늘도 양 갈래길 앞에서 어디로 갈까 고민한다. 어디든 상관없다. 그대답게, 나답게 선택하면 그만이다. p.166

또, 모든것에 성숙하고 지혜롭게 대처하지는 못한다. 우리는 성인군자가 아니니 어른이 되어도 힘들어 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다. 모든것에 성숙하지않다. 우리는 인간이니까. p.176

인사고과 등급이 낮게 나왔다면 평가를 정중히 사양해라. 내 가치는 돈이나 등급으로 책정되지않는 고귀함이다. p.72

회사는 행복하고 낭만적인 곳이 절대 아니다. 돈 받고 일하는 냉정한 프로의 세계이다. 자아실현 글쎄다. 사장님 중에도 자아실현 하는분이 극히 드물것이다. 그래서 매달 월급을 주면서 위로하는 것이다. 이것 받고 좀 참아보라는 것이다. p.57

우리 직장인은 무기 2가지를 항상 가지고 다닌다. 왼쪽 가슴에 품은 사직서와 지갑속의 로또이다. 매번 금요일 퇴근길에 외친다. 월요일에 출근 안하면 로또 된것으로 알아라. p.74

또 직장동료들도 놀랄만큼 그대가 일때문에 바쁘고, 힘든 일을 하더라도 별 관심이 없다. "나만 아니면 된다."라고 생각한다. 직장 동료의 눈치를 보지말고 직장에서 착한 사람이 되려고도 노력하지 마라. 회사 사람들과의 인간관계를 너무 신경쓰지마라. 어차피 퇴사하면 안본다. p.1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