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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말도깨비 - 함박눈 마을의 봄 ㅣ 동화로 읽는 웹툰
김은영 글, 만물상 원작 / 다산어린이 / 2026년 3월
평점 :
『양말도깨비』는 원작이 웹툰으로, 단행본 6권에 이를 만큼 방대한 서사를 지닌 작품이다.
그래서 동화로 출간된다는 소식을 처음 들었을 때, 과연 어디까지 담아낼 수 있을지 기대 반, 걱정 반으로 책을 펼쳤다.
그런데 외전을 제외한 본편의 결말까지 한 권에 담겨 있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 이 방대한 이야기를 어린이도 쉽게 읽을 수 있도록 압축해냈다는 점이 특히 인상적이다.

이 책은 봄꽃 마을에서 올라온 수진이 낯설고 차가운 도시에서 적응해 나가는 과정을 그린다. 꿈 없이 그저 흘러가는 대로 살아가던 수진은 은행 수습 직원으로 일하며 다양한 인연을 만난다.
자기를 무시하고 떠난 듯 보였지만 사실은 수줍음이 많은 라라,
차가워 보이지만 사실은 다정한 외강외유형 마리안,
빅풋 안내원만 선호하고 인간 직원은 차별하는 큰손 손님과의 갈등,
그리고 양말을 먹는 양말도깨비와 가족이 되어가는 과정까지.
웹툰의 핵심 이야기를 고봉밥처럼 꽉꽉 눌러 압축해 담아내 마치 두 시간짜리 영화를 보는 듯 하였다.

이 동화의 주제는 ‘다정함’이라고 생각한다.
처음에는 서로에게 무심하고 차갑던 인물들이 수진과의 인연을 통해 조금씩 변해가며, 친절과 헌신을 주고받는 모습이 따뜻하게 그려진다.
인간은 결국 사회적 동물이다.
혼자보다 함께일 때 더 잘 살아갈 수 있다는 사실은 본능처럼 우리의 DNA에 새겨져 있다. 이 작품은 서로 양보하고 화합하는 결국 모두를 행복하게 만든다는 교훈을 전한다.
그토록 차갑던 리처드의 심장도 결국엔 할아버지의 '사랑'으로 따뜻하게 녹아내렸으니 말이다.
개인적으로 이 작품을 처음 접한 것은 고등학생 때였는데, 성인이 되어 다시 읽어도 여전히 아름다운 이야기였다.
시간이 흐르며 잊은 부분들이 많아 새로운 작품을 읽는 듯한 기분으로 즐길 수 있었고, 자연스럽게 추억에 잠기게 되었다.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책인 만큼 어려운 단어는 최대한 배제되어 있지만,
글의 분량이 적지 않은 편이라 유치원생보다는 초등학생 이상에게 더 적합해 보인다.
그리고 이 동화를 읽고 다른 인물들과의 관계성이 아쉽다, 라라와 주인공이 썸타는걸 보고 싶다 하는 분들은 웹툰도 읽는 걸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