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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윈의 미완성 교향곡 - 문화는 어떻게 인간의 마음을 만드는가
케빈 랠런드 지음, 김준홍 옮김 / 동아시아 / 2023년 5월
평점 :
이 책은 문화와 인간의 공진화론을 다루고 있다. 저자는 문화가 인간을 진화하도록 만들었다고 이야기한다.
책의 서문에는 인간의 우월성을 너무 강조한다고 느껴서 왜 진화론이 우생학과 인종차별이라는 오해를 받았는지 직접 경험했다.
책의 초반부에는 다른 동물들은 열등하며 인간세계의 관점에서 모든 것을 내려다보려는 관점이 있다. 하지만 내가 보기엔 인간의 우월성을 중심으로, 인간의 관점에서 모든 것을 해석하고 있어 놓치는 것이 많아 보인다. 다른 동물들과 비교하며 우리 인간이 얼마나 대단한지 보여주고 있는데 이 또한 마찬가지이다. 가령 개미들은 개미굴만 지을 수 있는데 우리는 학교, 쇼핑센터와 같은 큰 건물을 다양한 재료와 협동, 창의성, 서로 간의 신뢰와 같은 정서적인 유대감으로 지을 수 있다고 하는데, 거시적으로 보면 땅 위에 콘크리트 건물을 짓는 것밖에 못 한다고 볼 수 있지 않을까? 학교, 쇼핑센터와 같은 건물의 용도를 명시하는 것도, 교복을 입고 유행하는 것이 있다는 것도 어떻게 보면 인간이 만들어 낸 규칙 속에서 만들어진 것인데 이러한 규칙을 만드는 것을 인간에게만 있다고 볼 수 있을까? 그리고 이것이 더 우월하다는 평가도 인간이 내리는 데 진짜 우월하다고 할 수 있을까? 혼자 북 치고 장구 치고 내가 최고하는 느낌이 든다.
이렇게 다른 종들과 비교해서 우월하다는 관점을 빼고 다른 점을 기준으로 보는 것을 추천한다. 인간의 진화 과정을 문화적 관점으로 보는 것이 매우 흥미로웠다. 다른 동물처럼 특수화된 사회적 학습자라 아니라 모방하는 사회적 학습을 한다는 내용도, 당연하게 생각한 것이 전혀 당연하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라는 말이 괜히 생겨난 것이 아니구나 라는 것을 느꼈다.
모방과 지능, 언어, 문명, 예술 등 다양한 주제를 다루고 있으며 주장을 뒷받침해 주는 많은 실험과 수학적 모델 덕분에 자칫 재미없고 지루할 수 있는 내용이 쉽게 다가온다. 하지만 책의 참고 자료량을 보면 알 수 있듯이 쉬운 책은 아니고 이런 주제를 처음 접하는 사람에게는 한 번에 확 와닿지 않을 수 있겠다. (바로 나)
책을 공부하듯 곱씹어 읽은 것은 오랜만인데 그만큼 이 책이 나오기까지 저자를 포함해서 수많은 사람의 노력과 인내, 실험 정신이 느껴져서 책을 읽는데 들인 시간이 아깝지 않았다. <종의 기원>을 읽으며 재독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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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결론까지 읽고 책의 제목을 보면 약간 소름 돋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