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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밤의 시간표 - 정보라 연작소설집
정보라 지음 / 퍼플레인(갈매나무) / 2023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이 책은 오싹한 물건들을 보관하고 있는 연구소를 배경으로 한 단편 소설집이다. 한편, 한편 그리 길지 않아 이동 중에 읽기에 딱 맞다. 읽기 시작하면 멀게만 느껴졌던 도착지가 가깝게 느껴질 정도로 푹 빠져 읽게 된다.
흔하다면 흔한 괴담 이야기가 펼쳐지는가 하면 양, 고양이와 같은 동물들이 등장해 예상치 못한 무서움을 선사한다. 여느 괴담처럼 억울하게 죽은 사람이 귀신이 되어 나타나기도 하는데, 대부분 젊은 여성이고 가해자는 뉴스에서 자주, 그리고 계속 문제가 되고 있기도 해서 분노가 치솟았다. 현실을 너무나 잘 보여주고 있다. 무서운 건 귀신이 아니라 귀신을 부르는 인간들의 욕심, 욕망이었다.
책에서 읽은 내용은 무섭지만 현실이 더 무섭다는 생각이 중간 중간 들었다. 범죄와 관련된 일들, 뉴스에서 보도되는 피해자가 없길 바라는 범죄는 특히 그러했다. 이 책이 섬뜩한 것도 허무맹랑한 이야기가 아닌 너무나 일상적인 이야기라 이입이 잘 된다. (귀신을 믿지는 않지만 진짜 귀신이 있기를 바란 것도 처음인 것 같다.)
여름에 읽기 딱 좋은 소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