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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약품 살인사건 - 약이 독이 되는 위험한 화학의 역사
백승만 지음 / 해나무 / 2026년 5월
평점 :
이 책은 약이 독으로 사용되어 사람들의 목숨을 앗아간 사례들을 통해, 약과 독의 경계가 얼마나 아슬아슬한지 보여준다.
한때 유명 연예인의 불법 약물 사용이 뉴스를 가득 채운 적이 있었다. 그전까지는 불법 약물 문제가 외국에서나 벌어지는 일이라고 막연히 생각했다.(한국인이 해외에서 약물을 접하는 경우까지 포함) 그런데 우리 사회에서도 이런 일이 빈번하게 일어난다는 사실이 충격적으로 다가왔다. 어떤 약물은 사람을 치료하고, 어떤 약물은 사람을 파괴한다. 그렇다면 그 차이는 어디에서 비롯되는 걸까? 위험한 약물은 무조건 독으로 작용한다면, 그것은 약이 아니라 무기에 가까운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이 책은 약이 독이 되어 죽은 사람들에 대해 다루며 이런 질문에 대해 답을 해준다.
책을 읽으며 마약, 멀미약, 비타민, 농약 등 일상 속에 생각보다 많은 의약품이 노출되어 있었다. 인간의 편리와 질병 치료를 위해 만들어진 약들이, 상황에 따라서는 오히려 생명을 위협할 수도 있다는 점은 아이러니하게 느껴진다. 의료/과학 기술이 발전할수록 인간은 더 안전해질 것이라 생각했지만, 결국 그것을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결과가 나타난다는 사실을 실감하게 된다.
특히 범죄와 관련된 사건들 속에 의료인이 자주 등장한다는 점도 씁쓸하게 다가왔다. 생명을 살리는 일을 하는 사람들조차 약물을 통해 범죄에 연루되기도 한다는 사실은, 우리가 병원과 약을 얼마나 무조건적으로 신뢰하고 있었는지 돌아보게 만든다.
결국 우리는 약품을 사용하는 순간마다 약과 독 사이를 외줄타기 하고 있는 중일지도 모른다. 생명과 죽음이 맞닿아 있듯, 약과 독 역시 종이 한 장 차이로 연결되어 있다. 인간의 몸은 여전히 미지의 영역이며, 특정 화학 물질이 몸속에서 어떤 방식으로 작용하는지 완전히 밝혀진 것도 많지 않다. 그래서 일반인인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권장 섭취량을 지키고 전문가의 복약 지시를 따르며, 나와 타인에게 해를 가할 수 있음을 생각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