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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소한 인류
이상희 지음 / 김영사 / 2025년 9월
평점 :
이 책은 인류의 역사를 탐구해온 고인류학자의 시선으로 일상의 풍경을 바라보는 에세이다. 수백만 년에 걸친 인류의 역사가 자신의 삶 속에서도 그 긴 시간의 흔적이 담겨 있음을 이야기한다. 담담하게 인생을 돌아보는 문장들 사이에서는, 치열했던 순간들을 지나왔다는 것이 느껴진다.
그는 대한민국 최초의 고인류학자이자 아시아인 여성 최초의 교수의회 의장으로 이방인, 유색인종, 여성, 어머니와 같은 소수자의 정체성을 지니고 있다. 미국 학계에서 연구자로 살아간다는 것, 그리고 여성 과학자로 존재한다는 것이 얼마나 큰 도전이었을지 글을 통해 느껴진다.
오랜 시간 고고학과 함께 해 온 그의 삶은 다양한 정체성과 학문이 뒤섞여 인류의 역사의 일면을 보고 있는 것 같았다. 개인의 경험과 학문적 통찰로 자연과 본능을 이야기하는 모습은 인상적이었다. 그리고 나 또한 인류의 긴 역사에 함께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 생각하게 되었다. 지금의 고뇌와 고난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가기 위한 과정이 아닐까 생각하게 되었다.
이 책을 덮고 나니, 인간으로 살아간다는 것이 곧 역사의 한 조각이 되는 일이라는 생각이 든다. 거대한 시간 속에서 우리는 사소하지만, 그 사소함이 모여 인류의 이야기를 완성한다. 저자의 시선은 과거를 향하지만, 그 끝에는 오늘을 사는 우리 모두의 얼굴이 비치고 있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아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