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중국인의 삶
다이 시지에 지음, 이충민 옮김 / 문학동네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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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어로 중국인의 이야기를 그리는 작가. 타국에서 만들어진 중국이 아닌 타국에서 이야기를 만들어서 그런지, 저자가 그리는 중국은 냉정하고 섬세하게 중국 사회를 그려낸다.

이 책은 황폐화되고 있는 섬 귀도의 세 사람에 관한 이야기이다. 풍요로웠던 섬은 전자제품 폐기물이 들어오면서 거주민들의 자리가 사라지고 차가워진다. 세 사람의 이야기는 비극적이지만 그 속에 찬란한 순간이 존재한다.

조로증에 걸려 노인의 모습을 한 소년, 망각하는 어머니를 둔 소녀, 납중독에 걸린 형을 둔 그림을 그리는 청년. 이 세 사람을 묶는 건 가난과 병이 가져다준 비극이다. 이 슬픔은 황폐화된 귀도에서 계속 이어지고 만들어질 것임을 알기에 단절된 이야기로 볼 수 없었다. 핏줄을 돈으로 넘기고 가족에게 총구를 겨누지만, 경쾌하게 북을 연주하고 꽁꽁 언 저수지에서 스케이팅을 타고 그림을 그린다. 천진난만한 아름다움은 환경을 더 어둡고, 불합리함을 강조한다.

길지 않은 이야기임에도 생각이 머무는 순간이 많았다. 몇 번을 읽고 또 읽었다. 실감나는 표현에 이야기를 입은 진실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사회의 부조리함에 안타까웠고 작중인물을 구하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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