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파의 시간 - mRNA로 세상을 바꾼 커털린 커리코의 삶과 과학
커털린 커리코 지음, 조은영 옮김 / 까치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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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저자 커털린 커리코의 일대기를 담은 책이다. 저자는 2023년 노벨 생리의학상을 받았고 코로나19의 백신에 기여한 연구를 수행했다는 점에서 우리 모두와 접점이 있다.

이 책은 한 사람의 일생이 지루하지 않고 영화 한 편 보듯이 술술 읽혔다. 어려울 수 있는 과학 용어도 쉽게 이해할 수 있었다.

저자의 과학자, 연구자로서 자세뿐만 아니라 저자의 성장 과정에서 저자의 부모님, 증조부모의 역사를 다루고 있어 헝가리의 역사를 엿 볼 수 있다. 푸주한인 아버지와 약국에서 잔업을 했었던 어머니에게 가난한 환경에서 무엇을 배웠고 몸으로 배우고 익힌 경험이 어떻게 과학자가 되는 데 도움이 되었는지 알 수 있다. 이런 삶의 태도가 그녀의 고집과 신념을 굳건히 하는데 기반이 된 것 같다. 역사를 개인의 경험으로 바라보니 헝가리에 문외한인 나에게도 어떤 시대였는지 쉽게 상상이 갔다. 단순히 힘든 환경에서 대단하다고 치부할 수 없었다.

저자의 학창 시절의 이야기를 들으면 교육, 스승, 가정 환경이 얼마나 중요한지 새삼 깨닫게 된다. 공산주의 체제에서도 나라의 이념이 가르침에 반영하지 않았다는 점, 스스로 깨닫는 방식으로 교육이 진행되었다는 것이 원하는 공부를 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었을 것이다. 한국에서 자라 주입식 교육을 듣고 한 가지 길이 옳다는 교육을 받아서 그런지 살아있는 교육이 부럽기도 했다.

시끄러운 나라와 가난 속에서 허약한 몸으로 삶을 살아낸 저자가 연구자가 된 이후도 그리 순탄하지는 않다. 이렇게 영화 같은 삶이 존재할까싶을 정도로 너무나 뻔해서 거짓말 같은 역경이 찾아왔다. 연구 성과가 나오지 않아서 지원이 중단되기도 하고 추방 협박을 받기도 하고 연구 중에 병원을 다녀야 할 정도로 병이 찾아오기도 한다. 그럼에도 mRNA에 대한 연구를 멈추지 않았다. 30년간의 연구가 착착 맞아떨어져 결실을 보았을 때는 같이 박수를 치고 싶었다. 당시에는 아무런 주목을 받지 못했다는 것이 아쉬웠다. 코로나19 같은 질병이 터져야 빛이 나는 씁쓸한 상황에 이제라도 그녀의 성과를 축하해야 하는 것인지, 성과주의 시스템을 비난해야 하는 것인지 모르겠다. 이런 사회에서 저자와 같은 인재를 놓치고 있지 않을까? 빛을 보지 못한 연구자는 몇 명이나 될까. 이런 생각까지 흘러갔다.

그녀의 일대기를 보면서 고난과 역경을 이겨낸 이야기를 담은 위인전을 읽고 교훈을 받은 것처럼 삶의 태도에 대해 배우게 되었다. 본인의 신념을 지키는 방법이나 연구자로서 굴복하지 않는 것. 과학자의 생애를 알 수 있어 직업 탐구를 한 것 같기도 하다.


저자가 돌파해야 했던 것은 외부 압력이기도 하고 저자 스스로의 의심이기도 했을 것이다. 저자의 오랜 끈기와 열정으로 많은 사람이 살 수 있었다. 진심으로 감사를 드린다.

역사는 아이들이라고 해서 비껴가지 않는다. - P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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