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여러 단편을 모은 책으로 각 소설마다 여성 화자를 중심으로 이야기가 펼쳐진다. 김혜나 작가의 책은 처음이었는데 이전 작품을 찾아보고 싶을 정도로 좋았다. 이 책을 읽고 나면 여운에 젖어 멍하게 있던 날이 꽤 많이 있었다. 사건 중심의 소설을 많이 읽던 나로써는 소용돌이 치는 것 같은 인물의 생각의 흐름이나 내면을 따라가기가 당황스러우면서도 푹 빠져 버렸다. 작품은 전부 좋았지만 기억에 남는 건 가만히 바라보면 이라는 작품이다. 주인공은 요가 강사로 주인공이 속한 요가원 원장의 무리한 요구로 인해 무대를 준비하다 부상을 입는다. 주인공은 더이상 수업을 진행할 수 없게 되어 일을 그만두고 태국으로 향한다. 그리고 잠을 만나게 되면서 이야기가 흘러간다.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하고, 본인의 문제에서 답이 무엇인 지 알 수 없게 된 복잡한 심경을 안고 있는 주인공이 후천적으로 성별을 선택하여 살아가는 잠과 만나게 되면서 어떻게 해소되는 지 따라가는 재미가 있었다. 공감이 되었다거나 어떤 큰 사건 때문이 아니라 심리묘사나 화자의 생각이 술술 읽혀 어딘가 몽환적인 느낌 마저 들었다.모든 작품이 닫힌 결말로 끝나지 않지만 우리 주변에 어딘가에서 계속 해서 함께 살아나가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귓가에 화자들의 이야기가 떠돌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