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살다보면 여성으로 살기가 참으로 힘들다는 것을 알게 된다. 화장도 해야하고 우락부락한 근육없이 마른 몸매에 공부는 잘해야 하지만 남자들을 이겨먹으려 들지 않는 “조신한” 사람이 되어야 한다. 남자들에게는 갖다 대지 않는 이 잣대를 여자들에게는 나노단위로 갖다댄다. 이제서야 이 사실을 알게 된 여자들이 성 불평등을 외치자 한국 사회에서는 역차별이니 뭐니하면서 여성혐오를 쉬지 않는다. 이럴수록 우리는 무엇이 잘못되어있고 왜 잘못된 것인지 알아야 하는데 가장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책이 바로 이 책이었다.남동생을 가진 저자에게 부모노릇을 강요하는 에피소드가 나온다. 여자는 부엌에서 일을 시키고 남자는 부엌에 들어가면 큰일 나는 것처럼 보기도 한다. 이는 나에게는 너무나 익숙한 장면이었고 어렸을 적 나는 억울하다는 감정만 있을 뿐 아무런 저항없이 수긍했던 것이 기억난다. 이제야 잘못되었음을 이야기하고 가부장적인 문화를 받아들이지 않지만 같은 잘못을 반복하지 않기 위해 무엇이 잘못되었는 지 찾고 반박할 근거를 알아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이 책에서는 이런 빻은 상황과 부조리한 사회현상을 꼬집고 왜 잘못되었는 지 쉽게 그림으로 설명한다. 후루룩 읽히지만 머리에 강하게 자리잡힌다. 또 저자의 뼈때리는 내용도 좋았지만 중간 중간의 여성들의 연대의 말들이 정말 정말 정말 좋았다. 지하철에서 읽다가 혼자가 아닌 느낌을 받아 울컥했다. 나는 또 다시 자기 감열의 시간이 찾아 오고 나의 행동과 가치에 의문을 가질 것이다. 그럴 때 나는 이 책을 꺼내 읽으며 나와 연대하고 있는 이들을 느끼고 같은 길을 걷고 있는 이들이 있는 것에 힘을 얻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