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일록의 아이들
이케이도 준 지음, 민경욱 옮김 / 인플루엔셜(주)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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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한 은행에서 저마다의 이해관계로 얽혀 있는 회사원들의 이야기가 담겨있는 단편 연작 소설이다. 각 꼭지 마다 화자는 이전 꼭지에 등장했던 인물이라는 점이 이 책의 특징이다. 그래서 따로 따로 읽을 순 없지만 마치 도미노처럼 착착착 흘러가기 때문에 손에서 책을 놓을 수 없게 만든다.

각 단편의 화자인 회사원들은 저마다의 사정으로 승진, 성공, 출세 등을 바라보며 고군분투한다. 그 과정이 직장인으로서 우리의 모습과 닮아있다.
15년 전에 쓰여진 소설이라 개인보다는 조직을 우선시하는 문화가 전반적으로 깔려 있다. 그래서 첫 꼭지부터 꼰대스러운 모습에 참기 어려웠다. 그럼에도 아직까지 공감가는 부분이 있는 것을 보면 국적을 떠나서 시대가 발전하지만 그 속에 있는 우리들의 상황이나 분위기는 그다지 성장하지 않는 것 같아 씁쓸했다.

이 책은 너무나 현실감있고 생생하게 작성되어서 화자들이 질타를 받으면 같이 기분이 나빠지고 노력하는 모습을 보면 응원하게 되고, 일이 잘 풀리면 축하하는 마음이 들어 감정이 롤러코스터같이 왔다갔다해서 지쳤다. 이렇게만 보면 단순히 에세이같은 소설이라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이 특징이 각 인물들을 이해하는데 큰 도움이 된다. 각 인물들의 근처에 있는듯 없는 듯 했던 니시키대리의 실종은 이렇게 이해한 인물들을 의심하고 사건의 진상을 생각하게 되었다. 마지막의 반전까지 단숨에 읽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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