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시 변주곡
사라 자르 지음, 강효원 옮김 / 다림 / 2015년 3월
평점 :
절판


촉망받는 피아니스트로 자라던 루시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콩쿠르 무대에 오르기 직전에 할머니의 건강이 매우 나쁘다는 소식을 듣는다. 자신에게 매우 소중한 할머니의 소식을 숨겼다는 배신감과 함께 밀려든 복잡한 감정들로 인해 루시는 그 날 이후로 피아노에 손을 대지 않는다.


그로부터 8개월 후, 루시는 피아노가 없는 삶을 살게 된다. 아침 일찍 일어나 학교에 가고 과제를 하고 수업을 듣는 낯선 일들에 익숙해지기까지는 시간이 걸렸다. 다행히 친한 친구들의 도움으로 무리 없이 잘 해 나가고 있었다.


루시가 피아노를 그만 둔 후 루시에게 쏟아졌던 기대는 고스란히 루시 동생의 차지가 되었다. 거스는 한 마디 불평 없이 기대를 수용했고 루시가 했던 것처럼 피아노 영재로 거듭나기 위해 매일같이 피아노를 쳤다. 거스의 개인교습강사가 돌연사한 뒤 새로 고용된 강사 월은 거스는 물론이고 피아노를 그만 둔 루시에게도 관심을 갖는다.


루시에게 다시 피아노를 시작하라고 권유하는 윌, 윌의 관심이 루시에게 쏠리자 질투하는 거스, 자신이 진정으로 하고 싶은 것에 대해 의문을 갖게 된 루시, 부모가 이혼하게 된 루시의 친구 레이나까지, 상황은 총체적으로 루시를 괴롭히게 된다.


꿈을 잃고 방황하는 루시의 모습은 한국의 청소년들과 다르지 않다. 천편일률적인 교육을 받고 대학에 들어간 후, 하고 싶은 게 없어 방황하는 청년들이 부지기수다. 대학에 가기 전 자신이 하고 싶은 일에 대해 탐구할 시간이 필요하지만, 성적을 올리기 위해 공부하는 것 말고는 아이들에게 주어진 시간은 없다. 루시는 어릴 때부터 피아노를 쳤지만, 자신이 정말로 피아노를 치고 싶은 것인지에 대한 고민을 할 시간은 없었다.


피아노에 푹 빠져 자신을 돌아 볼 시간이 없었던 루시는 피아노를 잠시 내려놓은 후에야 자신을 되돌아 볼 시간을 갖는다. 자신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을 탐구하고 자신에 대해 알아가는 시간이 있어야만 바른 길로 나아갈 수 있다. 팔 개월 간의 방황은 루시에게 팔십 년의 미래를 가져다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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