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생만 예뻐하고, 이제 나 같은 건 관심도 없어!

동생만 예뻐해! ㅣ 잘웃는아이 2
제니 데스몬드 글.그림, 이보연 옮김 / 다림 / 2014년 4월

아 왜 만날 나한테만 그래! 쟤가 먼저 그랬다고. 엄마 아빠는 동생만 예뻐하고, 

이제 나 같은 건 관심도 없어!

여동생 앨리스가 에릭을 괴롭히는 것은 모른 채, 엄마아빠는 에릭만 혼내고 야단칩니다. 화가 난 에릭은 마구 짜증을 내다 하늘로 둥실 떠올라 천장에 올라가고 맙니다. 창문을 통해 집 밖으로 나온 에릭은 동생에게서 벗어나 하늘을 날고 있다는 사실에 흥분하지만 이내 나무 위로 뚝 떨어져 버립니다.

동생 없이 혼자라는 즐거움도 아주 잠시, 에릭은 엄마아빠가 보고 싶어집니다. 언제나 짜증만 내게 만들던 동생 앨리스도 보고 싶어 지구요. 커다란 사다리를 들고 온 엄마아빠 품에 무사히 내려온 에릭은 화가 나 짜증내기 시작하는 앨리스를 발견합니다. 앨리스의 화를 풀어줄 수 있는 건 자상한 오빠 에릭 뿐입니다.

앨리스 때문에 짜증나고 심술궂은 아이가 된 에릭이지만 항상 같이 지내고 동생에 대해 제일 잘 아는 것은 에릭 밖에 없는 것 같습니다. 동생이 싫다고 말하지만 착한 오빠는 동생이 화가 났을 때 어떻게 풀어줘야 하는 지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네요. 

동생이 생기기 전 까진 이 세상의 왕이었던 아이가 동생이 태어난 후로는 찬밥 신세가 되어버립니다. 엄마아빠 입장에선 어쩔 수 없는 일이지만 아직 어린 아이에게는 받아들이기 힘든 현실일 것입니다. 동생처럼 젖병에 우유를 먹겠다고 땡깡을 부리거나 잘 가리던 용변을 가리지 못한다든가 하는 유아퇴행은 이런 맥락에서 볼 때 당연한 현상입니다. 그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엄마아빠의 관심을 끌 수 없으니까요.

이 책의 역자인 이보연씨는 아동상담전문가로 ‘우리아이가달라졌어요’에도 출연했던 분입니다. 이보연씨는 이런 상황에서 엄마아빠가 어떻게 해야 하는지와 함께 해결방안도 제시해주고 있습니다.

삐뚤빼뚤한 선으로 그려진 그림이 마치 어린아이의 그림인 것 같은 느낌을 줍니다. 언뜻 보면 아무렇게나 그어놓은 낙서 같지만 아이들에게는 더욱 친숙하게 다가갈 수 있을 듯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