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면 서유기 1 - 흐음흐음과 두근두근
쿠베 로크로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11년 10월
평점 :
절판


한국인에게 라면과 인간과의 관계는 떼려야 뗄 수 없는 존재다. 일주일에 라면을 한 끼로는 꼭 먹는다는 사람이 절반이 넘을 정도의 통계까지 있으니까 말이다. 그런 라면 중에서도 일본식 라면 또한 특유의 국물 맛과 향으로 한국인을 유혹한다. 요즘은 일식집에서도 기본메뉴가 일식 라면이 들어있으니, 이는 한국인의 입맛에도 잘 맞는 것이라 하겠다(물론 나도 좋아한다).

 

‘라면 서유기’의 대략의 줄거리를 말하자면, 라면 컨설턴트인 세리자와는 기울어가는 라면집을 다시 대박 집으로 바꿔주는 특이한 직업을 가지고 있다(라면가게도 직접 운영한다). 또한 세리자와의 이름으로 회사를 운영하며 컨설턴트를 하고 있으니, 능력자라고 해도 무방할 정도다.

그런 그의 앞에 시오미 유토리라는 여자가 신입사원으로 지원서를 내고, 그녀의 요리 실력과 미각에 놀라워하는 한편 이상한 행동들과 사람을 화나게 하는 말에 어이없어하기도 하지만, 유토리를 사원으로 채용한다.

1권의 이야기는 이들 사이에서 일어나는 라면가게 컨설팅과 유토리의 회사 채용시험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들 사이에서 일어나는 이야기들은 만화의 한 컷 한 컷이 웃음을 자아내기 때문에 즐겁고 흥미롭게 만화를 읽을 수 있게 했다. 유토리는 특유의 4차원적 매력을 가진 젊은 여성으로, 아직은 학생 티를 벗지 못한 듯한 말투와 행동을 취해 웃음을 자아낸다. 특히나 라면에 대한 느낌을 표현할 시에는 두근두근 이라던가 흐음 흐음, 번들번들 등의 단어로서 표현한다. 이런 점도 나름 독자들에게 라면의 맛을 상상해 볼 수 있도록 한 장치라 생각한다.

 

천재들은 약간 핀트가 나간다 했던가. 유토리와 세리자와가 그런 천재들의 하나라고 보면 되겠다(세리자와는 침착해 보이는 얼굴 속에 흥분하면 주체할 수 없는 본성을 드러내기 때문에 그 모습을 보는 것이 매우 즐겁다). 또한, 요리만화라는 특징답게 작가 분께서 라면이 매우 입맛에 착착 달라붙게, 당장 먹고 싶을 정도로 그려대시니 꼭 한번 먹어보고 싶은 욕구를 버릴 수가 없는 것이다. 거기다 작가 분께서 직접 현지 일본의 트렌드 라면에 맞추어 만화의 맥을 잡아가시는 듯하다. (트렌드 라면에 대한 정보도 만화 뒤쪽에 자세히 나와 있다)

 

만화의 내용은 또한 흥미진진하다. 망해가는 라면가게가 어떻게 변하는지 궁금하도록 유발시키고, 그 속에 자잘한 개그를 집어넣어 계속 웃을 수 있도록 설정했다. 읽는 동안 매우 즐거웠다. 하지만, 작화 담당 작가 분께서 라면에 그림을 집중하는 만큼 인물들에게도 그림을 조금 신경 쓰신다면 하는 바람이 들었다. 인물들의 표정은 정말 웃길 만큼 특이하지만, 뭐랄까 눈썹이나 속눈썹이 과하게 부자연스러운 부분이 보였다. 그래도, 코믹에 비중을 많이 두었다고 생각하여 그냥 ‘아 그렇구나’ 하고 넘어가도 될 만한 부분이라 생각한다.

 

이미 ‘라면 요리왕’이라는 작품으로 라면만화의 길을 열어낸 작가분이 다시 라면 만화를 그리셨다고 하셔서 기대하면서 보았는데, 그 기대치에 충분히 만족할만한 만화라고 본다. 그런 점에서 ‘라면 서유기’는 라면을 사랑하는 사람 누구든지 두근두근하게 볼 수 있는 만화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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