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집에 왜 왔니 5 - 완결
이윤희 지음 / 애니북스 / 2018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지난 약 2년여의 시간 동안 내 삶을 즐겁게 해 주었던 우리 집에 왜 왔니가 드디어 단행본까지 마지막 권을 출판하면서 대장정을 마무리했다. 나의 삶의 낙! ‘우리 집에 왜 왔니는 연재 중에도, 연재 후에도 많은 독자들의 지지를 받으며 인기 웹툰으로 자리매김했다. 이러한 명성에 맞게 단행본 판매량도 많은 것 같아 독자로서도 기쁜 마음이다. 이렇게 인기가 많은 데에는 역시 작품의 재미와 작품 속 함의가 크기 때문이기도 하다. 때로는 주인공들에 공감하고, 함께 아파하면서도 그들의 일상을 보며 큰 웃음을 얻기도 했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독자로서 열광했던 것은, 대한민국을 살아가는 주인공 재희의 여성으로서의 삶이 지극히 현실적이었던 점에 있다.

 

01.여성으로 한국에서 살아남기

재희는 유능한 여성으로, 어린 시절부터 부모의 별다른 도움 없이 자신만의 힘으로 삶을 살아가는 데 익숙하다. 공부, 운동, , 외모 등 빠지는 것이 없는 재희의 삶은 행복할 듯 보이지만, 재희의 성별은 그녀를 힘들게 만든다.

학교에서는 싫다고 하는데도 치근덕거리는 남자 선배, 자신보다 뛰어난 그녀에 질려 떠나버린 전 남자친구, 재희를 좋아하면서도 괴롭히기만 하는 동급생 등 대한민국에서 여성으로 태어나면 한번쯤은 겪게 되는 일들이 주인공인 재희라는 여성을 통해 재연된다.

뛰어난 능력으로 회사에 취업했음에도 여성으로서 겪는 차별은 줄어들지 않는다. 직장 상사의 성희롱과 성추행, 업무 몰아주기, 유능한 여성 직원에 대한 질투와 뒷담... 그 뒤에서 재희는 뒤처지지 않기 위해 의지를 더욱 불태우지만, 남는 것은 상처뿐이다.

 

 여성으로서 힘든 삶을 살아온 차장님의 삶이 이해되기에 더욱 가슴아픈 에피소드였다.

 

그렇기에, 이런 재희의 상처를 치유해주는 존재인 연이는 사랑스러울 따름이다. 요리와 집안일에 만능이고 자신의 마음을 솔직하게 드러내는 그는 솔직하게 살아오기 힘들었던 재희를 무장해제하게 만든다. 자신을 꾹 닫고 살아야 하는 삶에서 숨통을 트게 해 주는 존재가 생기면서 재희의 삶 또한 더욱 긍정적인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연이 귀여움 ㅠㅠ

 

02.아웃팅에 대처하는 우리의 자세

사실, ‘우리 집에 왜 왔니에는 재희와 연 커플이 아닌 또 한 쌍의 커플이 등장한다. 유과장과 강대리가 바로 그 커플이다(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스토리 회차였고, 메인 주인공 커플만큼이나 좋아하는 커플이기도 하다). 사실 만화를 읽으면서 가장 놀라고 의외라고 생각했다. 여전히 한국 사회는 성 소수자에 대한 차별적 인식이 만연하기 때문에 성소수자에 관련된 이야기는 대중문화에서도 배척되는 경향이 적지 않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또 하나 기쁜 점은 이 에피소드가 성소수자들이 자주 직면하는 상황인 아웃팅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있다는 점에서 작가님의 사회적 성찰을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다는 것이다.

아웃팅은 성소수자의 인권에 무지한 한국 사회 내에 만연하게 퍼져 있다. 사내에서, 학교에서 의도치 않게 일어나는 아웃팅은 성소수자를 더욱 양지로 나올 수 없게 하고 사회적으로 배척시킨다. 이러한 모습을 유과장, 강대리 커플을 통해 보면서 마음이 아팠다. 여성이기 때문에 더욱 쉽게 사내에 좋지 않은 소문이 돌던 재희의 상황 또한 안타깝고 공감되면서도, 쉽게 자신의 연인이 누구인지 말할 수 없고(커밍아웃할 수 없는 상황이었고) 재희를 도울 수 없었던 이 커플의 마음도 공감되었다. 그래도 언제나 작가님의 재미난 유머 코드로 유쾌하게 문제를 해결한다는 점에서 시원함을 느낄 수 있어서 더욱 즐거웠던 에피소드였다.

     스프라잇 샤와.jpg

03.서로 다른 문화를 이해하고, 받아들이기

재희와 연은 다른 국적을 갖고 수십년 동안 서로 다른 삶의 방식대로 살아왔다. 그런 그들이 다시 만나 서로 이해해 나가고 위안이 되어주는 모습은 여러 생각할 지점을 안겨준다. 재희와 연은 서로의 행동을 완벽히 이해해 나가는 데 오랜 시간을 들였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많은 이야기를 하고 자신들의 삶의 체험을 공유함으로써 더욱 적극적으로 각자의 문화를 받아들일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현재 한국사회는 서로에 대한 이해와 성찰이 부재한 나라다. 서로의 이야기를 듣지 않고 반대를 위한 반대, 자신의 잣대로 남을 판단하고 재단하려 하는 시도는 파국으로 치닫을 수 밖에 없다. 재희와 연이처럼 함께 이야기를 해 나가고, 더 많이 만나는 시간을 가지면서 우리 사회와 국제 사회도 어서 행복해지기를 기대해본다. ‘우리집에 왜 왔니는 한국을 넘어 현재 중국과 일본에도 연재가 되고 있다고 한다. 정말정말 기쁘고, 앞으로도 더 많은 나라에도 수출되어 연재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마지막까지 독자들에게 희망과 행복을 선사한 우리 집에 왜 왔니’. 작가님의 차기작이 더욱 기대되고, 더욱 멋진 모습일 것이라 확신한다. ><
재희, 연아 항상 내 곁에 사랑스러운 캐릭터로 남아줘서 너무 고마워. 작가님께도 무한 애정을 드립니다 ㅠㅠㅠㅠ

마지막은 1권 초판본부터 5권 초판본 인증샷!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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