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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이름은 라크슈미입니다 청소년문학 보물창고 9
패트리샤 맥코믹 지음, 최지현 옮김 / 보물창고 / 2010년 9월
평점 :
절판


예전에 비슷한 소재를 한 책을 읽은 적이 있다. 
그 때 읽은 책은 여자아이로 태어나면 결혼시킬 때 지참금이 많이 들어가는 것 때문에
아예 키우지 않고 죽여버리는 인도사회에 대한 이야기였다.
그 책을 읽으면서 충격을 많이 받았기 때문에
이 책을 손에 잡기가 참 두려웠다. 

이 책은 네팔의 13살 소녀가 엄마와 떨어져 인도의 성매매 소굴로 팔려가고 살아가는 과정을 
매일 매일 일기를 쓴 것처럼 보여준다.(비록 날짜와 날씨 등이 빠져 일기 형식을 갖추고 있진 않지만) 

양철지붕 이야기, 라크슈미의 첫생리, 건기와 우기, 여기저기 갚아야 할 빚,
나타나지 않는 새 아버지, 새로 나타난 또 다른 새아버지... 

이런 모든 것들에 대한 기록들은
라크슈미에게 앞으로 일어날  일들이 
어차피 벌이질 수 밖에 없는 일이라고 미리 알려주듯이
먹구름 처럼 서서히 다가왔다. 
그리고 그 무게는 책을 한장 한장 넘길 때마다 한 층 더 무거워졌다.

책의 제목이라는 것은 책 내용 전체를 대표하고 묶어주는 역할을 한다고 알고 있다.
하지만 이 책의 제목처럼 가슴 뭉클하게 해주는 것이 있을까

내 이름은 라크슈미입니다. 나는 네팔에서 왔습니다. 나는 열네 살입니다. 
 
페이지 : 288쪽  

마지막 문장을 읽는 순간 이 책의 처음과 끝이 완전히 하나가 되는 그런 느낌을 받았다.
라크슈미가 이 말을 할 때에 얼마나 큰 용기가 필요한 것이었는지 생각하고 가슴이 먹먹해지는 이 기분은
이 책을 읽은 사람들만이 공감할수 있는 것이라 생각된다. 

그런데 이 책의 옮긴이는 네팔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안에서도 라크슈미가 있을 거라 말하고 있다.
부디 바라건데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전세계 어디에도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기를 인간으로서 인간에게 기대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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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 삼국유사 (문고판) 네버엔딩스토리 16
강숙인 지음, 일연 원저 / 네버엔딩스토리 / 2010년 8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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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국유사하면 삼국사기가 생각나고 
둘을 묶어서 생각해보면 굉장히 따분하고 지루하고 어려울 것 같은 생각이 많이 드는데
이 책은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이야기를 들려주는 책이다.
그래서 옛날 이야기를 듣는 것처럼 술술술 읽을 수 있을 뿐 아니라
단편단편 짧은 이야기들이 모여있기 때문에 시간날 때, 손 가는대로 
읽고 싶은 부분을 꺼내 읽기을 수 있어 편한 책이다.

이 책은 두 부분으로 나뉘는데 
첫번째 부분은 강숙인 작가가 삼국유사를 읽으면서 
행간에 숨겨진 의미를 작가가 해석해서 살을 덧붙인 부분이고, 
두번째 부분은 원문의 내용을 최대한 살려서 쓴 부분이다. 
당연히 나에겐 첫번째 부분이 훨씬 더 좋았다.

이 책에 나오는 이야기들 대부분이
어른들이라면 한 번쯤은 들어봤을 법한 이야기들이다.
5학년 국어교과서에 나오는 박제상(김제상)이야기를 비롯해서 
김춘추와 김유신의 여동생 이야기, 처용가, 서동요, 만파식적 등 
제목만 봐도 아하! 하고 떠오르는 이야기들도 있을 것이다.

나 역시 이 책의  대부분의 내용을 
어디선가 따로 따로 읽거나 들어보았지만
머릿속 어딘가에 숨겨놓고는 까맣게 잊고 있었다.
그래서 이번에 『이야기 삼국유사』책을 읽으면서 
감춰뒀던 곶감 빼먹는 기분으로 읽을 수 있었다.

작가의 말을 보면 작가는 '나를 꿈꾸게 해주고 더 많은 것을 상상하게 해준 『이야기 삼국유사』를 만난 것이 새삼 고맙고 뿌듯했다'고 했는데 나 역시 이야기 삼국유사를 읽으면서 꿈꾸고 많은 것을 상상 할 수 있어서 고맙고 뿌듯했다. 
그리고  여러  청소년들에게 읽혀져서 우리의 역사에 대해 함께 꿈꾸고 상상할 수 있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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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영전 (문고판) 네버엔딩스토리 17
강숙인 지음 / 네버엔딩스토리 / 201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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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영전이라니...
제목부터 약간은 거부감이 느껴지는 고전.

작가는 책의 마지막에 
고전을 어렵고 재미없다고 생각하는 어린이와 청소년 독자들에게 
이 책을 통해 재미와 감동을 알게 되길 바란다는 글을 써두었는데 나에겐 성공적이었다.

마음속 어딘지 모르게 느껴지던 거부감은 책을 한 장 한 장 넘길 때마다 
가슴찌릿한 감동으로 바뀌어졌다.


그런데 진사님이 붓을 휘날릴 때 먹물 한 방울이 내 손가락에 잘못 떨어졌지 뭐니. 파리 날개 같은 그 먹물이 마치 진사님이 내 마음에 찍은 점 같다는 생각이 들더구나. 내 가슴이 또다시 심하게 두근거렸단다.
 
페이지 : 44쪽 운영이 처음 사랑에 빠지는 장면  

한 눈에 반한다는 건 이럴 때 쓰는 말일까.
붓을 휘날릴 때 떨어진 먹물 한 방울에 가슴이 두근거리며 사랑에 빠지고
또, 그런 감정을 임금에게 들키지 않으려고 안절부절 못하는 모습을 떠올려보면
나도 운영처럼 가슴이 두근거리기 시작했다.

사랑이라는 건 현실적 제약으로 이루어질 수 없을 때
더욱 애타고 간절해지는 것이다. 
견우 직녀의 사랑도 그렇고
부모의 반대 때문에 죽네 사네 하는 수많은 드라마들의 연인들을 봐도 그렇다.

하물며 임금이 아닌 남자를 사랑하면 죽음으로 이어질 궁녀의 신분과
임금의 여자인 궁녀를 넘본 선비라니.
어쩌면 가족들까지 위태롭게 할 수 있는 사랑이 아닌가.

이 책은 고전이기 때문에 청소년들의 학습서로 읽혀질 확률이 높겠지만
애타는 사랑의 마음은 누군가를 좋아하기 시작한 사춘기 청소년에게나
누군가를 짝사랑하기 시작한 사람들에게도 큰 공감을 줄 것이다. 

얼굴 씻으니 눈물은 물줄기 되고
거문고 타니 원한은 줄에서 우네.
한없는 원한을 가슴에 품고
머리 들어 홀로 하늘에 하소연하네.
 
페이지 : 48쪽 운영이 진사를 그리워하며 쓴 시의 일부분  


베개에 기대어도 나비의 꿈은 이룰 수 없고
눈을 돌려 남쪽 하늘 보아도 외기러기조차 날지 않네.
임의 얼굴 눈앞에 있는데 어이 그리 말이 없는가
푸른 숲 꾀꼬리의 울음 들으니 눈물이 옷깃을 적시누나.
 
페이지 : 55쪽 김진사가 운영을 그리워하며 쓴 편지에 있던 시의 일부분  

자신을 위해 애써준 궁녀들이 위태로워질까 싶어
스스로 목숨을 끊은 운영
운영을 위해 부처님께 불공을 드린 후 나흘동안 먹지 않고 죽은 김진사.
이 책을 읽는 내내 
이들의 사랑이 서양의 줄리엣과 로미오 못지않게 아름답다는 생각을 하였다.

유영은 수성궁에서 죽은 김진사와 운영을 만나
그 둘의 사랑이야기를 듣고, 운영전을 책을 갖게 되었다. 
유영이 김진사와 운영은 다시 만날 수 없었으나 
운영전은 유영의 손에 남았다는 부분을 읽으며 
이 이야기가 단순히 꾸며진 것이 아닌 
사실이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비추며
이야기를 신비롭게 끝맺는 부분까지 마음에 쏙 드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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