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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관에 스파이가 있다 - 어느 문외한의 뉴욕 현대 예술계 잠입 취재기
비앙카 보스커 지음, 오윤성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5년 8월
평점 :

(본 포스팅은 출판사로부터 서평 지원을 받았다.)
저자(비앙카 보크커)는 저널리스트이자 작가로 소위 말하는 예술계 제도권에서 벗어난 사람이다. 여기서 말하는 '제도권'이란 통상적으로 예술대학을 나온 전공자를 이야기한다.
이는 "누구나 예술가가 될 수 있다"는 요셉 보이스의 희망적인 문구를 믿고 필드에 진입한 순간 마주하는 벽이기도 하다. 예술은 누구에게나 열려있다고 이야기하지만, 전공자로써 제도권에 들어와 있는 것 만으로도 사실 다른 설명이 굳이 필요가 없다. (그나마 설명을 한다면 "어디 대학 나오셨어요?"나 "전공이 뭐였어요?"물어보는 정도랄까.)
그러한 이유로 10대 때부터 입시 시스템을 통해 예술대학을 들어가려고 부단히 애를 쓰는 것이다. 예술계에 발을 들이는 첫 발이기 때문이다. 전공을 살려 활동을 할 때도 교수님들과의 관계나 학우들과의 커뮤니티 등 예술계 안에서 살아남기 위한 필요성으로 제도권에 발을 들이는 이들이 다수일거다.
비전공자는 전문성 부분에서 핸디캡으로 계속 따라다니기 때문이다.(315갤러리에서 저자와 잭의 대화처럼) 아마도 저자가 초반에 느낀 작품 속에서 느낀 소외감이라는 부분이 미술애호가이지만 비전공자로써 느낀 벽이었을 것 같다.
저자는 시각예술 안에서 예술이 어떤 방식으로 읽히는지 알아보기 위해 비전공자로 제도권(미술계) 안에 들어갔다. 평범한 기자 생활을 버리고 갤러리에서 작품을 판매한다거나 작가들의 어시스턴트를 하거나, 미술관 경비원으로 일하는 등 그 세계에 들어감으로써 미술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혀보고자 했으며 그러한 저자의 경험을 에세이 형식으로 적은 것이 <미술관에 스파이가 있다 Get the Picture>라는 책이다.
사실 예술을 받아들이는데 굳이 갤러리에서 작품을 판매하고 경비를 할 필요는 없다. 다만 저자는 필드에서의 활동을 통해 어떤 포인트가 필요했던 것 같다. 책의 구성은 관계자와의 대화와 그때 느낀 자신의 경험과 느낌, 생각을 통해 미술사 담론이나 갤러리의 작동방식, 미술계 관행, 작품에 대한 안목 등 짧지만 깊숙하게 이야기한다.
480페이지 분량의 두꺼운 책이지만 에세이 형식이라 쉽게 읽히는 문체이기도 하고 비전공자가 보더라도 전혀 이질감이 없을 만큼 어렵지 않다. 오히려 저자 입장에 공감이 될 듯하며 전공자 입장에서도 상당히 재밌게 읽힌 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