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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 우리는 환자가 되었나 - 탈모, ADHD, 갱년기의 사회학 ㅣ 크로마뇽 시리즈 4
피터 콘래드 지음, 정준호 옮김 / 후마니타스 / 2018년 9월
평점 :
절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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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탈모 광고를 자주 본다.
XX한의원, 두피클리닉스 등등.
네이버에 탈모라고 치면 “탈모치료 결심했다면 확인해보자”라는 글이 있다.
세상에, “닥터포헤어”라는 곳도 있나보다.
요즘 탈모는 치료를 요구하는 질환이 됐다.
머리 없다고 죽는것도 아니고 신체를 못쓰는 건 아니다.
그렇지만 치료약과 시술이 다양하게 처방된다.
저자는 과거에 탈모가 질환이 아니었다고 한다.
나이들면 누구나 겪는, 다만 피하고 싶은 노화현상 정도?
조선시대에 탈모는 아마 노화현상이었겠지.
2.
치료법이 발견되니까 탈모가 질환으로 규정됐다고 저자는 말한다.
메커니즘은 이렇다.
(1) 탈모 치료제가 발명(프로페시아 등)됐다.
(2) 제약 회사, 의사, 약사는 치료제로 돈을 벌고 싶다.
(3) 돈을 벌려면 약을 팔아야 한다.
(4) 약을 팔려면 먼저 질병/질환이 먼저 있어야 한다. 감기가 없는데, 감기약을 팔겠나?
(5) 탈모를 노화현상이 아니라, 치료가 필요한 질환으로 만들어 보자.
미디어는 편견을 확산한다.
“나이들고 힘이 없는, 머리없는 아저씨.”
제약회사는 욕망을 자극한다.
“탈모가 악화된 대머리 아저씨, 탈모를 치료한 꽃중년. 당신은 누가 되고 싶으신지?”
의사들은 해결책을 제시한다.
“탈모 치료, 가능합니다. 스트레스 그만 받고 우리 병원으로 오세요.”
단순히 해결책만 제시하는 건 아니다.
필요하다고 얘기한다. 위기조장이다.
“지금부터 약을 먹어야 방지할 수 있습니다.”
“시급한 처치가 생명입니다. 당신의 M자가 벗겨진다면, 파국입니다.”
“자가진단 해보시고, 전문가인 의사와 상담해 보세요.”
3.
어느 산업이든 그렇다.
공급이 수요를 만들어 낼 수 있다.
스시를 접해본 적 없는 사람들이 스시를 원할 수 있을까? 아니다.
스시를 한번이라도 먹어봤기 때문에, 스시를 원할 수 있다.
탈모 치료제 산업도 똑같은 원리다.
탈모 치료제(공급)가 수요를 만들어 냈다.
다른 점은, 치료제다 보니 “질환”을 먼저 규정하는 게 필요했을 뿐이다.
사회적으로 만들어진 질환, 탈모.
4.
질병과 질환은 사회적 맥락과 기술적 발전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ADHD는 원래 개인적인 특성이었다가 정신질환으로 변화했다.
동성애는 원래 정신병으로 취급받다가 개인의 특성으로 인정받았다.
그럼 발기부전은 치료가 필요한 병일까 아닐까?
노안은 치료가 필요한 병일까?
이 책은 질병 개념이 사회적 맥락, 기술적 진보에 따라 어떻게 바뀌는지 보여준다.
재밌게 읽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