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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든아워 1 - 생과 사의 경계, 중증외상센터의 기록 2002-2013 ㅣ 골든아워 1
이국종 지음 / 흐름출판 / 2018년 10월
평점 :
이글의 작가인 이국종 교수는 드라마 골든아워의 주인공이라고 한다.
(TV가없는 우리집상황에 보지는 못했다.)
석해균 프로젝트 정도만 알고있다.
이전에 모프로그램에서 강의하는걸 들은적이있다.
다른 강의자들은 본인소개후 강의에 들어가지만 ..본인의 소개조차 하지않아 당시 진행자였던 유희열이 드라미 골든아워의 주인공이며, 석해균선장의 수술을 집도했던 외상외과 전문의라고 소개해주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다른강의자들 처럼 능숙하고, 수려한 말솜씨가 아닌 진행자의도움을 받아 질의응답식으로 강의진행하는걸 보면서... 천상의사구나..하는생각을 한 기억이 있다.
![](http://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18/1006/pimg_7460161292021138.jpg)
이보다 더한 상황이 있을까 싶다.
황무지에서 싹을 틔우고, 그 싹이 자라 숲이되는 기적을 바라는 사람들의 이야기이다.
작은 싹을 틔우기까지 감례했어야하는 중증외상센터 팀원들의 가감없는 기록이다.
하지만, 담담히 기록해나간 글들은 병원밖의 나같은 사람들의 생각이상 처참했고, 단한생명도 놓치지않으려는 이름없는 사람들의 분투는 이 글이 아니었다면 조용히 묻혔을 거라는 생각에 허탈해지기도 한다.
외상외과가 일반의사와 얼마나 다른길을 가고있는지에 대한 기록은 그가 남긴 족적이 얼마나 힘든길이었는지를 보여준다.
"외상외과 의사는 환자의 예후가 나쁠 것으로 예상되거나 환자의 배경이 좋지 않다고 해도, 환자를 내버려둘 수도, 다른 곳으로 보낼 수도 없다.
외상센터에 실려 오는 환자들의 삶은 대부분 남루하므로, 외상외과 의사는 환자의 사회적 위치나 배경에 치료 방침이 흔들리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
외상외과의 치료를 요하는 환자는 사회의 가장낮은 곳에 일하는 블루칼라들이 대부분이고, 외상외과의 치료는 무엇보다 경제적인 기반이 되어야하는 치료가 대분분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국종교수는 외상외과를 내려놓고 싶어한다. 한국의 시스템안에서 그들이 보호받을수 없음을 누구보다 안타까워하고, 팀원들의 희생만으로 이겨낼수있는게 아니라는걸 알기에...
누구보다 고민하고, 고뇌하는 이국종 교수에게 견디기 힘들다고 고백하는 그에게 조언을 하는 동료들이 있기에 아픔을 함께나누는 팀원들이 있기에 지금까지 외상외과전문의로 있는게 아닐까?
"우리는 소초장입니다.
공식적인 퇴각 명령이 있기 전까지, 전멸할 때까지 소초를 지키는 겁니다.
아직까지 그런 명령이 없죠?
그러면 우리는 끝까지 지켜야 합니다. 이게 조직 안에서 중간관리자의 숙명입니다. 어쩌면 최고 지휘자가 공식적인 퇴각명령을 내리지 않을 수도 있고 후퇴 명령 내리는 걸 잊을 수도 있습니다. 그래도 중간 간부는 공식 명령을 듣기전에는 그자리를 지켜야 해요."
"피해자가 죽으면 가해자는 살인의 죄목을 피할 길이 없으나 칼에 맞은 자가 죽지 않으면 그때부터 다른 문이 열린다.
피해자가 살았으므로 가해자는 살인자라는 굴레를 벗을 수 있으며, 죗값을 치른 뒤 사회에 복귀할 수 있는 최소한의 가능성을 얻는다. 나로 인해 피해자가 살아나면 가해자와 피해자 모두가 새삶에 대한 단초를 얻는 셈이다."
1권은 2002~2013년까지의 눈물겨운 기록들이 있다.
"내 환자들이 숨을 거둘 때 살이 베어나가듯 쓰렸고, 보호자들의 울음은 귓가에 잔향처럼 남았다.
죽음과 눈물이 일상이 되었을 때,
나는 내손끝에서 죽어간 환자들의 수를 머릿속으로 헤아리는 짓을 그만두었다."
외상외과를 전공했기때문에 세상의 무서움과 한국사회 실상을 제대로 목도했다고, 중증외상센터 설립과정에서 실제 한국사회가 운영되어가는 메커니즘을 체득했다고 이야기한다.
끝을알수 없지만, 놓을수도 없는 외상외과라는 선택이 어떤 나비효과가 되어 나타날지..2권이 기대가 되는 책이다.
2권에는 바닥을 알수없었던 1권과는 달리 이국종교수와 그의팀원들이 날아 올랐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