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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당장 금리공부 시작하라 지금 당장 경제 시리즈
윤채현 지음 / 한빛비즈 / 201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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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금리. 말 그대로 이자다. 매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결정할 때마다 언론들은 이를 비중있게 보도하지만 특별히 금융기관에서 대출은 받거나 계획중인 사람이 아니라면 그냥 무덤덤하게 넘겨버리기 쉽다. 금리의 인상이나 인하여부가 당장 피부에 와 닿을 정도로 변화가 생기는 게 아니기 때문일거다. 하지만 이는 단기적인 시각으로 봤을 때의 얘기이고 장기적인 경기의 흐름을 이해하기 위해선 금리의 움직임을 필히 주시해야 한다.

다 끝난 것 같았던 2007년 경제위기의 여파가 아직도 우리를 괴롭히고 있다. 유럽의 재정위기에다 미국의 경기하강우려가 더해져 세계경제가 다시 불황에 빠질지도 모른다는 걱정을 만들고 있는데, 며칠 전 ECB의 기준금리 인하 조치를 봐선 상황이 역시 녹록하지 않아 보인다.

책 내용 중에 금리의 중요성을 일깨우기 위해 예시를 든 앨런 그린스펀 전 FRB의장을 보았을 때 묘한 생각이 들었다. 19년 동안 세계의 경제대통령으로 군림하며 존경과 찬사를 받았던 그가 한 순간에 위기의 주범으로 몰리며 이제는 서브프라임 위기를 소개할 때마다 꼭 등장하는 악역이 되어버렸는데 어쨌거나 그가 결정한 금리정책이 세계경제에 과열과 불황을 가져다 주었고 현재도 그 영향에서 자유롭지 못한 상황이다. 우리가 금리의 움직임을 놓치기 말아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을 것이다.

평소 경제신문을 구독해보기 때문에 금리에 대해 뭐 기본적인 것은 대충 알고 있지 않나 생각했는데 그야말로 수박겉핡기식으로 알아왔다는 생각이 든다. 단순히 금리의 인상이나 인하여부만 주시하기 보다는 금리결정구조와 시장에 미치는 다양한 영향을 알고 있는 것이 경제나 시장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는데 꽤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어느덧 주식시장에 이어 채권시장도 무르익기 시작했다. 물가상승률에도 못 미치는 예금금리로 인해 좀 더 높은 수익에 대한 욕구가 생길 수 밖에 없는데, 앞으로 채권시장이 비중 있는 대안으로 자리잡게 될 것이다. 물론 실제투자에 나서기 위해서는 더 깊이 있게 공부를 해야 되겠지만 책에 소개된 채권에 대한 부분은 빠지지 말고 눈여겨 볼 대목이다.

현재 우리나라의 기준금리는 3.25%이다. 2007년 5,25%까지 올랐던 금리가 경제위기 때문에 1.25%까지 낮아졌다가 현재의 위치까지 와 있다. 물가상승률 때문에 이미 전부터 기준금리 인상론이 대두되어 왔는데 반대로 세계경제의 경기침체 우려와 대출금리 인상 여파에 따른 부동산시장 붕괴우려 때문에 사실상 오도가도 못하는 형국이다. 인상을 하던 인하를 하던 동결을 하던 간에 결국 희생을 치뤄야하는 주체가 생길 것이기 때문에 한국은행으로서는 고민이 더욱 깊이 질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어쨌든 우리 경제가 현재 변곡점에 와있을 수도 있다고 생각을 하는데 금리의 향방에 더욱 더 주목해야 될 시기가 아닌가 싶다.



해당 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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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공부의 바다에 빠져라 경제공부는 경제저축이다 1
이명로(상승미소) 지음 / 스마트북스 / 201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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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양적완화 3탄, 그리스 재정위기, 국내 가계부채 문제. 이런 이슈에 대해서 적어도 한 번 쯤은 들어 봤을 것이다. 그럼 그 내용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알고 있는가? 아예 모른다면 이거 한 번 짚고 넘어가야 할 문제다. 경제에 관심 없다는 것. 이제는 단순히 취향이나 관심분야의 문제가 아니다.

가깝게는 최근 4년간. 길게는 15년 동안 국내외에 많은 일들이 일어났다. 그 중에 특히 중요한 사건으로는 국내로는 97년의 IMF 외환위기, 국제적으로는 2008년의 세계 금융위기를 꼽을 수 있겠다. IMF로부터 구제금융을 받기 위해 우리는 자본시장을 개방할 수 밖에 없었는데 이는 우리경제의 체질이 소규모 개방경제로 바뀌게 되었으며 결과적으로 외국인 자본의 유출입에 의해 끊임없이 휘둘리는 단초를 제공함과 동시에 평생직장 같은 개념이 사라지게 되었다.

근면과 성실함만으로 대박까지는 아니더라도 먹고 사는 걱정 없이 안정적인 생활을 영위할 수 있는 시절이 있었다. 아버지가 꼬박 받아 오는 월급만 가지고도 자식들 교육비에 내집마련까지 해내던 시절이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잘나가는 대기업에 취업했다한들 집산다고 대출 한 번 받으면 자식 한 명 키우기도 빠듯한 세상이다.

이러한 상황을 개선시키기 위해서는 저자의 주장대로 돈을 더 많이 벌던가 아니면 번 돈을 효율적으로 운용하는 방법밖에 없는데, 이 책의 내용은 경제주기의 흐름을 읽고 그에 맞추어 자산을 운용하는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시간이 날 때 마다 저자의 블로그에 들러 새로운 글을 확인하곤 하는데 블로그에 포스팅한 글이나 책에서나 저자가 자주 하는 말이 있다. 땀 흘려 번 소중한 자산을 지키는게 우선이다라고. 백 번 맞는 말이다. 주식이건 뭐건 간에 잃지 않아야 기회가 왔을 때 벌 수가 있다. 그리고 잃지 않기 위해선 공부해야 한다.

공부라고 해서 머리 아픈 뭐 그런 걸로 치부해선 곤란하다. 이제는 살기 위해 공부해야 한다. 2007년 10월 주식시장이 고점일 때 펀드에 들었다가 내리 3년 동안이나 마음 고생한 사람들을 많이 보아왔다. 공부해서 뭘 알아야 이런 일을 안 당한다. 공부해서 뭐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알아야 하며, 경제의 흐름에 맞게 영리하게 자산을 돌려야 한다.

이 책은 그런 영리한 재테크를 하는데 있어 좋은 나침반 역할을 해 줄 것이라 생각한다. 책에서도 나무가 아닌 숲을 보는 것. 즉 거시경제를 바라보는 중요성에 대해 누차 강조를 하는데 흔히 말하는 고기를 던져주는 것이 아닌 고기를 낚는 법을 가르쳐주는 그런 부류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이론과 실전은 별개라는 사실 역시 기억해야 한다. 책을 읽고 몰랐던 사실을 알면 자신감이 충만해져서 당장 뭔가 해낼 수 있을 것만 같은 느낌이 들기도 하는데, 막상 실전에 부딪혀 보면 결코 녹록치 않을 것이다. 이를 위해선 소액으로 경험을 쌓는 다던가 신문이나 뉴스를 통해 경제를 꾸준히 관찰하는 것을 소홀이 하면 안될 것이다.

앞으로 5년, 10년이 지나면 우리를 둘러싼 환경이 또 어떻게 변해있을지 모른다. 하지만 경기가 주기를 갖고 변동하는 뼈대는 변하지 않는다. 저자의 말대로 지금 경험한 사실들을 잘 기억하고 공부하면서 경제의 흐름에 맞춰 자산을 지키고 늘려가는데 노력을 기울여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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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투자는 두뇌게임이다 - 세계 최강의 승부사 이태혁의
이태혁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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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지수가 전 최고점에 임박하면서 시장이 운명의 갈림길에 서있다. 뭐 단기적으로 사상 최고점 정도는 찍어줄 듯한데 그 이상 어디로 튈지는 본인의 한줌 능력 밖이다. 저 멀리 물 건너 나라에서 저번 달부터 다시 돈을 왕창 찍어내고 있고, 반대편 구라파에선 빚 보증 이상 없다 아무 걱정 말라고 큰소리치고 있으니 당분간은 거시적으로 크게 소금을 뿌릴 악재는 없지 않나 생각된다. 물론 근자에 윗동네와 포탄이 오가면서 험악한 분위기가 연출되고 있지만 우선은 우리나라에 돈을 푹 담가 둔 외국인들이 개의치 않고 연일 계속해서 묻어 두고 있으니 역시 크게 우려할만한 상황은 아니지 싶다.

2000포인트를 돌파하던 다음날 구독해보는 신문 1면은 당연지사 증시에 대한 장밋빛 전망으로 도배되었다. ‘옳거니, 또 꼬득이기 시작하는구먼…’ 1700대에서 한달 보름 여 만에 1900대를 돌파하던 지난 9월 경부터 개미를 유혹하는 세레나데는 시작되었던 것 같다. 그 중 언론사들 기사 제목들 중에 가장 씁쓸했던 한가지는 ‘수익률에서 소외된 개미’였다. 나 참 언제부터 끼워줬다고… 좌우단간 여기서 갈등이 생기게 된다. ‘너무 올랐으니 지금 들어가는 건 무리다.’ OR ‘아니다 레벨 업의 시작이다. 좀 더 올라갈 테니 지금이라도 들어가서 나눠 묵자!’ 자, 어떻게 해야 될까?

프로 겜블러(포커)이면서도 15년 경력의 주식전문가라는 저자의 특이한 이력이 이 책을 아니 들게 만들었다. 제목으로 대충 심리에 대한 부분을 주로 다룰 것이라 예상했는데 역시 심리적인 부분과 원칙에 대한 강조가 내용의 중심을 이룬다.

책을 1/3가량 읽었을 때 약간의 실망감에 손에서 잠시 놓았었다. 주식 책 이것 저것 조금 읽고 팍모넷이나 기타 주식커뮤니티에서 눈동냥 좀 했다면 거의 알거나 한 번 쯤은 들어봤을 법한 내용들이었기 때문이다. 주식투자에 관한 심리와 원칙에 대한 다이제스트 판이라고나 할까. 그래도 책을 다시 끝까지 읽게 만든 건 나라는 사람이 아직 한참 모자라고 갈 길이 멀다라는 것, 그리고 ‘제아무리 고수라 할지라도 심리와 원칙은 언제든 흔들릴 수 있는 것인데 하물며 내가’하는 생각이 퍼뜩 들어서였다.

포커와의 비유를 통해 주식이야기를 쉽게 풀어 쓰려고 애쓴 흔적이 보인다. 덕분에 책이 지루하게 읽히지 않는다. 사실 포커이야기만 나오면 호기심이 약간씩 동하기도 했는데 포커 고수들도 정말 별거 없다는 사실이 적잖이 놀랍기도 하고 덤덤하기도 했다. 주식고수들도 애초에 기법 같은 것은 없다잖은가.

자신의 심리와 원칙의 점검 차원에서 조심스레 일독을 권해 본다. 위에서 얘기했지만 읽다가 실망할 사람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책에서 강조하는 내용들을 모두 잘 지켜내고 있으면 실망하는 것이 맞지만, 아니라면 시장이 의미 있는 고지에 도달한 지금 자신을 점검하고 추스르는 차원에서 도움이 될 부분이 분명 있으리라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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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 경제학 (반양장)
누리엘 루비니 & 스티븐 미흠 지음, 허익준 옮김 / 청림출판 / 201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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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같은 시기에 누리엘 루비니나 폴 크루그먼의 관련기사를 신문이나 인터넷상에서 접하는 건 영 달가운 일은 아니다. 이 양반들은 입만 열면 뭐가 절단 난다든지 아직 멀었다던지 하는 둥의 이야기만 쏟아내기 때문이다. 하지만 어쩌랴.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듣고 싶은 것만 들으며 살 수는 없는 법. 비관론자라고 하지만 충분히 이유 있는 비관이며 어찌됐건 당분간 세상은 포스트 케인지언의 시대가 될 것이다.
 
1930년대 대공황때 케인즈가 나타났다. 이후 1970년대 신자유주의가 불어 닥치며 케인즈는 저만치로 사라져버렸다. 그리고 다시 40여 년 후 대공황에 버금가는 위기가 닥치자 케인즈가 돌아왔다. 우연의 일치인지는 모르지만 거의 40여 년을 주기로 위기가 반복되며 경제학의 주류 역시 바뀌어 왔다. 얼마 전 조지프 스티글리츠가 판을 싹 갈아엎고 이도 저도 아닌 새로운 경제학을 만들어가자고 제안하기도 했는데 좌우지간에 시간이 흐른 후 전세계가 작금의 위기에 대한 기억을 완전히 잊을 무렵 규제를 끔직히도 싫어하는 신자유주의 비스무레한 것이 다시 나타날는지는 꼭 지켜봐야 될 대목이 아닌가 싶다.
 
하이먼 민스키에 이어 역시 케이지언이라고 일컬어지는 루비니는 책에서 좀 더 유연한 시각을 보여주고 있는데, 그 즉슨 단기적으로는 정부의 개입으로 시스템의 붕괴를 방지해야 함은 물론이고 중장기적으로는 시장주의자 특히 오스트리아 학파의 주장대로 철저한 구조조정이 이루어져야 함과 동시에 슘페터의 ‘창조적파괴’를 일정부분 지지하고 있다. (사실 누리엘 루비니와 스테판 미흡이 공동저자로 되어 있어서 어느 것이 루비니의 의견인지는 알 길이 없기는 하다.)
 
책은 유럽의 재정위기가 막 불거지기 시작한 2009년 4분기나 2010년의 1분기 쯤에 마무리되어 나온 듯 하다. 지금은 더블딥 우려가 극도로 팽배해져 있는데 이 책은 좀 덜 비관적인(?) 자세를 보여주고 있다. 앞으로의 경제회복세를 U자형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는데 아마도 지금 시기에 탈고했더라면 주저 없이 W자를 쾅 하고 찍었을지 모를 일이다. 어쨌든 책의 곳곳에 유럽문제에 대해서 상당히 날카로운 통찰력을 보여주고 있는데 특히 유럽연합의 붕괴 가능성에서 대해서도 주저 없이 예견하고 있다. 문제는 유로화의 테두리안에 들어오면서 국가경쟁력을 상실한 소위 PIGS국가들인데, 이들이 경쟁력을 상실한 상태에서 재정지출을 줄이면 과연 불황의 악순환에서 탈출해 나올 수 있느냐는 것이다. 97년도에 한국은 역시 부채의 문제이긴 했지만 민간부문의 부채였고 경쟁력을 가지고 있는 상태였다. 게다가 자율적인 통화정책이 당연히 가능했기 때문에 절하된 원화 환율을 바탕으로 수출을 통한 빠른 위기 탈출이 가능했다. 하지만 유럽의 말썽쟁이들을 되돌아보자. 통화정책은 유로화에 묶여 있으며 부채를 지고 있는 쪽은 정부로써 뒤에서 책임져 줄 주체가 없다.(물론 IMF와 ECB가 있긴 하지만 얘네들이 먹여 살리는데도 한계가 있지 않겠는가?) 때문에 이들에 대해 비관적인 견해는 꽤 타당하다고 볼 수 있는데 유럽연합의 붕괴까지는 안 가더라도 이들이 정상화되기 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리지 않을까 생각된다.
 
“부채도 자산이다.” 부채를 독려하던 시절이 바로 지척에 있었다. 물론 감당할 수 있을 정도의 ‘건강한 부채’는 전혀 문제될 것이 없다. 이러한 부채는 경제학에서도 생산요소로 분류하며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는데 긍정적으로 본다. 세간에선 미국의 서브프라임사태에 이은 리먼브러더스사태만을 주목한다. 그래서 모든 위기의 원흉은 조건반사적으로 미국이라고 외친다. 하지만 당장 내가 살고 있는 한국땅만 쳐다봐도 부동산 거품이 어디 미국만의 문제라고 단언할 수 있겠는가. 미국뿐만 아니라 전세계가 동시에 꿈에 부풀어 올랐다. ‘부자되는 꿈’ 말이다. 부동산을 사기만 하며 부자가 될 줄 알고 은행으로 뛰어가 대출받기에 혈안이 되었다. 물론 돈을 빌려주는 쪽 또한 곳간을 아낌없이 열어주었다. 이렇게 부풀어 온 거품에 리먼브러더스라는 방아쇠가 당겨졌을 뿐이지, 리먼브러더스라는 전염병환자가 청정지역에 난입해 난장판을 만든 것이 아니라는 얘기다. 어쨌든 간에 전 세계가 부채에 허덕이고 있다. 부채는 갚아야 될 빚이다. 물론 배째라고 할 수 도 있다. 어느 길로 가던 간에 쉽고 만만해 보이지 않는다. 전자는 꽤 긴 시간 동안 부채를 갚아나가야 한다. 부채가 일정수준까지 조정 되야 소비가 다시 회복될 것이기 때문이다. 후자는 뭐 다시 한번 극심한 고난의 시간이 되지 않을까.
 
저자는 현재 위기의 해결책으로 대내적으로 증권화,파생상품에 대한 규제, 신용평가기관의 개선등을 주장하고 대외적으론 미국-중국으로 대표되는 글로벌 불균형문제에 무게를 두고 있다. 크루그먼의 말대로 ‘미국이 중국의 유해물질을 사주면 중국이 그 돈으로 미국의 휴지조작을 구매하는 관계’에서 비롯된 불균형 문제를 이야기 함인데, 진작부터 이 둘의 밀월관계가 해체되고 있음이 감지되고 있는 바, 미국보다는 중국의 움직임에 귀추가 더 주목된다. 중국은 최근 미국의 채권보유비중을 꾸준히 줄이면서 일본이나 한국의 국채를 매수하고 있다. 또한 과열된 자국의 부동산 열기 때문에 중국의 부동산 투자자들이 일본이나 한국의 제주도로 몰리는 바 화들짝 놀란 일본인들이 중국이 일본을 통째로 사들인다고 호들갑을 떨기까지 했는데, 어쨌든 중국이 향후에 어떤 움직임으로 미국과의 관계를 정리할지 지켜봐야겠다.
 
인플레이션이 될지 디플레이션이 될지 – 책에서는 제로금리와 양적완화 덕에 시중에 흥건하게 풀린 유동성으로 인한 인플레이션 쪽에 무게를 두고 있지만, 지금 9월 현재는 디플레이션 쪽에 무게가 좀 더 가있지 않나 생각한다. – 알 수는 없지만 지금 시기에서 위기를 해쳐나가는 것 못지 않게 중요한 것은 새로운 규제와 안전장치를 마련하는 것이다. 역사적으로 봤을 때 위기에 맞춰 설계된 규제는 그 다음에 오는 위기 앞에서 무용지물이 되었는데 저자 역시 같은 맥락에서 모기지 자체를 물어뜯지 말고 시스템을 뜯어 고쳐야 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사실 우리가 위기에서 완전히 자유로워 지는 것은 불가능한 일일 것이다. 하지만 효과적이고 단단한 규제가 있다면 위기를 통제 가능한 범위에 두고 충분히 흡수할 수 있지 않겠는가. 저자의 의견에 동감하며 언제가는 발표될 볼커 룰이 시장을 꼭 실망시켜 주기를 바라는 바이다. (이것은 규제가 확실하길 바라는 본인의 역설적인 표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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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 음모를 읽어라 - 세계 경제의 조종자, '그놈들'에게 당하지 않는 생존 투자법
정철진 지음 / 해냄 / 201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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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에 흥미가 동하게 된 건 순전히 국내저자가 쓴 음모론 책이라는 것, 그리고 음모론에 맞서 향후 투자를 어떻게 해야 될 것이냐는 화두를 던졌다는 점이다. 음모론하면 단연 쑹훙빙의 화폐전쟁이나 이리유카바 최의 그림자정부가 가장 먼저 떠오를 것이다. 중국인저자에 의해 쓰여진 이 책들은 베스트셀러로서 이미 넓은 인지도와 큰 반향을 일으켜 음모론의 대중화(?)에 앞장서왔다고 볼 수 있는데, 그런 와중에 나온 이 국산 음모론 책은 어떤 시각과 관점에서 이야기를 풀어갈지 많은 기대와 궁금증을 갖게 만들었다.

책은 기존 음모론의 시각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사실 혹평하자면 다른 책들이나 인터넷상에 이리저리 널려있는 음모론의 짜깁기판이라고 볼 수도 있을 것이다. 음모론에 대해 굉장할 정도는 아니지만 나름대로 관심을 가져온 본인으로서는 책을 읽으면서 새로운 사실을 발견한 게 거의 없을 정도다. 로스차일드나 록펠러, 세계단일화정부, 단일화폐 등에 대해 이미 알고 있다면 이 책이 뭔가 굉장한 비밀을 들려줄 것이라는 기대는 아예 접어버리는 것이 좋다.

그렇다면 이 책에 대해서 더 이상 논할 가치가 없는 것인가하면 분명 아니다라고 대답하고 싶다. 결론적으로 꽤나 흥미로웠고 나름대로 유익했다고 생각한다. 음모론을 투자 그리고 생존에 연결시키려는 저자의 시도가 괘나 신선했고 나름대로의 고민거리를 충분히 던져줬다고 본다.

책에도 나오지만 폴 크루그먼의 갑작스런 등장은 역시나 의심해 보아야 할 대목이다. 그가 무명의 경제학자였다가 갑자기 혜성처럼 등장했다는 이야기가 아니다. 그는 이미 저명한 학자였고 젊은 시절 존 클라크 베이츠 메달을 받은 경력이 있어 언젠가는 노벨상을 받게 되리라고 충분히 예견되었던 바이다. 문제는 그가 등장한 시기이다. 서브프라임사태로 전세계가 위기에 빠졌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법으로 겨우 금리인하 외에는 뾰족한 방법이 없던 터였다. 왜냐하면 정부의 시장개입을 불경시하는 신자유주의가 아직은 주류를 이루던 시기였기 때문이다. 때마침 정부의 적극적인 개입과 유동성공급을 주장하는 크루그먼이 노벨상을 받았고 그의 조언대로 미국을 비롯한 세계 각국이 적극적인 재정지출을 감행하기 시작했다. 이것은 대공황 때 케인즈의 등장과 매우 유사하다. 시장이 대폭락을 거듭하고 경제가 아비규환에 빠졌을 때 때마침 케인즈가 있었고 뉴딜을 비롯한 각종 대책으로 가까스로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케인즈를 때때로 경제위기의 구원자로 비유하기도 한다. 그가 세계경제의 구원자인가? 대가를 폄하하고 싶은 생각은 없지만 그가 구한 것은 자본주의이지 우리네 삶,경제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모든 일에는 원인과 결과가 있다. 뜬금없이 일어난 일 같아도 알고 보면 어떤 사실이 숨어 있을 수 있다. 크루그먼이 그간 쌓아 올려온 업적이 인정받아 2008년도에 노벨상을 받았다고 하기엔 확실히 시기가 절묘하다. (물론 정말 그럴 수도 있다.) 저자가 주장하는 음모론투자도 그렇다. 무슨 사건이 터지면 그냥 그런가보다 하고 넉놓고 있지 말아라. 이것이 분명 세계단일화라는 최종 목표에 다가가기 위한 일련의 과정일 수도 있으니 촉각을 곤두세워라. 그놈들에게 맞서려고 하지 말아라. 그놈들의 흐름에 맞춰 이득을 얻어내라고 얘기한다. 사실 세계단일화라는 화두를 머릿속에 각인시키고 모든 일을 거기에 결부지어서 판단하면 왜곡이 생길 수 있다. 자꾸 거기에 억지로 끼워 맞추려고 할 때 더욱 심해질 것이다. 그것에 대한 대비로 저자는 시장을 예측하지 말고 대응하라는 아주 뻔한(?) 조언을 해준다. 아주 뻔한 조언이지만 몇 번이고 되새겨야 할 원칙이기도 하다.

요즘 돌아가는 상황을 지켜보고 있자면 아차 싶을 때가 가끔 있다. 세계단일화정부로 가기 위해서 우선 지역통합이 우선인데, 유럽이나 아메리카는 둘째치고 아시아에서 한,중,일 삼국은 서로를 개닭 보듯해서 결코 쉽지만은 않은 문제다. 이걸 해결하기 위해서 한류가 등장했다고 저자는 얘기하는데 거기에 더불어 며칠 전 일본총리가 한일병합에 대해 사과를 고려한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신사참배 한답시고 긁어대던게 엊그제인데 이제는 사과를 하겠다? 정말 지역통합을 위해서 이제는 화해와 평화의 모드로 가는 것인가?

이 책은 몇 십년 후의 일까지 이야기하고 있지만 사실 사람이란게 몇 년은 커녕 당장 내일도 어떻게 될지 알 수가 없다. 저자 역시도 자신의 책을 예언서나 미래전망서로 보지 말고 투자보조지표정도로 활용해 달라고 당부하고 있다. 음모론을 지나치게 맹신하거나 과신했다가는 투자에 있어서 자칫 커다란 우를 범할 수 있다. 하지만 어떤 가능성이라는 측면에서 접근하고 생각해 본다면 반대로 좋은 기회를 가져다 줄 수도 있으리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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