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심 후 커피 한 잔과 함께하기 좋은, 아홉 시인의 시 모음집⠀⠀P.119점심의 산책이란 길을 잃기에 좋아서춤도 없이 구름이 구경꾼처럼 모이는정오의 골목을 사랑해뾰족한 담장과 장미는 경적을 울리고정오의 식사정오의 살인정오의 텔레비전정오의 앰뷸런스를 타고어디선가 멈춘...어디선가 텅 빈골목길이 있다면정오는 자정의 다른 말유난히 조용한 골목이 있다면 그건골목이 내게 할 말이 있다는 이야기- 주민현, <또 다른 정오>中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고 작성한 후기입니다
👉열 명의 작가가 쓴 점심에 관한, 또는 점심에 읽기 좋은 짧은 글들📝어느 날이든, 어느 점심이든 펼쳐보기 좋은 글들이 모여있다그 날의 기분, 날씨, 상황이 다른 것처럼 마음에 더 진하게 와닿는 페이지도 다를 것이다작가들의 다양한 색깔 덕분인지 혼자인 듯 혼자가 아닌 점심시간을 보낸 듯하다⠀⠀P.189언제 어디서 먹든, 나에게 점심이란 늘 그랬다날개를 푸다닥거리는 한 마리의 닭처럼 버둥댔고 여유라곤 내 주식 창의 수익만큼 찾아볼 수 없었으니 급기야 한탄스럽게까지 느껴지는 일정이었다이런 이유로 나는 전국민이 센티해지는 저녁 시간대보다 점심때 더 자주 인생의 의미를 반추해왔다...나는 오늘도 점심을 먹었고 내일도 먹을 것이며 모레도 먹어야만 할 것이다 하지만 먹어야만 하는 밥은 싫다진정으로 마음이 동해서 숟가락과 젓가락을 바삐 놀리고 싶다식사가 즐거워지고 음식을 감사히 여겼으면 좋겠다끼니를 때우는 게 아니라 잘 먹고 잘 살고 있다는 포만감을 진심으로 만끽했으면 좋겠다내가, 우리 모두가.⠀- 원도, <마음이 동하는 한 숟갈>中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고 작성한 후기입니다
따스한 봄날처럼 잔잔한 감동을 주는 풀꽃시인,나태주 시인의 산문집시인으로서의 나이만 해도 50년이 될 정도이니단어나 문장 하나하나에도 여유와 깊이가 느껴진다요즘처럼 혼란스럽고 팍팍한 시기에느긋하게 앉아서 온몸으로 이른 봄을 준비할 수 있게 해주는 응원과 위로의 책이다P.26 '요즘 사람즐이 자꾸만 성격이 모나고 포악해지는 것은 시와 식물에 대해서 모르기 때문입니다시는 감정이입을 가르쳐주고 식물은 겸손과 기다림을 가르쳐줍니다'<사람이 봄인 날이었습니다>中P.76 이대로는 안 된다는 것. 제 욕심만으로는 살 수 없다는 것. 너무 가까우면 때로 지겹기도 하다는 것. 자연을 함부로 한 벌이 너무 크고 무겁다는 것. 내가 잘되기 위해서는 너의 도움이 무엇보다도 필요하다는 것.지금 우리는 크게 벌을 받으면서 크게 공부하고 있는 중이다<저만치 혼자서>中
<82년생 김지영> 조남주 작가의 2022년 신작소설⠀아파트라는 일상의 공간을 중심으로우리 주변에 존재하는 현실 문제를 짚어내는생활밀착형 이야기들이 담겨있다⠀아파트 시세, 경비원 갑질, 영어유치원 등우리 일상과 밀접한 소재들이라뼛속까지 공감하며 단숨에 읽었다그 속에 얽힌 가족 그리고 개인의 모습과남의 일 같지만 결국은 내 일이 되기도 하는문제들에 대해 현실적으로 보여준다뉴스에서 보며 씁쓸하게 지나쳤던 부분들을이 책에서 다시 접하고 한번 더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었다P.109지긋지긋하기는 은주도 마찬가지였다.샐리 엄마도, 새봄 엄마도, 그런 여자들 중 하나로 보이지않으려 애쓰는 생활도, 그런 여자들을 둘러싼 말들도,오해도, 적의도, 정말 지긋지긋했다.그래서 어쩌란 말인가. 대체 그런 여자는 어떤 여자고그렇지 않은 여자는 또 어떤 여자인데. <샐리 엄마 은주>中▪️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소녀와 노인 사이에 있는 사람이라면모두가 공감할 수 있을 만한 생활 밀착형 이야기이다"원금손실이 절대로 발생하지 않는 최고의 투자"인 친구를 책 속에서 만났다어른이 되고 난 후의 가장 큰 장점은의무적인 역할 이 외에는 모든 것을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다는 것이다물론 결과에 대한 책임도 본인의 몫이다그래서 행동보다는 생각만 많아져서 생각에 압사당할 지경일 때도 있다하지만 언젠가부터 에너지보다는 건강을, 도전보다는 현실을 길게 보는 여유가 생긴 것도 같다이 책은 소녀와 노인 사이에 있는 여자 어른으로서,유연한 태도와 열린 시선으로 현재를 살아가게끔 하는 책이다- '살아있어 다행이다'中 -서로의 차이를 솔직하게 매력이라고 인정하게 된 것은 지금까지 살아왔기 때문이다 (P.244)살아만 있으면 좋은 일이 생기는 법이니, 살아있어 다행이다 기쁨의 빛은 생각지도 못한 각도에서 쏟아지기 마련이다 (P.245)※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