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옆에 있는 사람 - 이병률 여행산문집
이병률 지음 / 달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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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끌림', '바람이 분다 당신이 좋다'와 함께 이병률 시인의 여행산문집을 이루는 '내 옆에 있는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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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문들에는 '내 옆에 있는 사람' 혹은 '내 옆에 있었던 사람'. 그리고 '내 옆을 지나는 사람', '내 옆을 지났던 사람'이 그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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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그 자체로 기적이에요. 사람이 사람을 만나고, 마음 안에 그 한 사람을 들여놓는다는 것은 더 기적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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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고 보면, 손바닥만한 내 마음 안에 나는 어떤 사람들을 들여놓았을까? 너무 좁아 채 들여놓지 못하였을지도 모른다. 그런 내게, 작가는 이런 말을 건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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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바닥만한 사람 마음은 누군가를 사랑할 때 우주로 팽창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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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나는 누군가를 사랑하지 않았던 것인가? 아직 나는 사랑을 모르는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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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도 모르는 데에 가서 살고 싶은 사람,
보기만 해도 눈물이 나는 사람,
비 맞히기에도 아까운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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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것을 털어놓고 싶게끔 온 몸이 반응하는 사람, 좋은 사람은 그렇게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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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옆에 있었던 사람들을 돌이켜 볼 수 밖에 없게 만드는 글들.
후...
나의 살림의 시간이 아직 채 미치지 못한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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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천, 단양, 계룡산, 제주도, 흑산도, 문경, 양평, 태백 등 가본 곳도 있지만 아직 채 닿아보지 못한 곳들. 내가 사랑이 부족한 것은, 이 곳에서 사람들을 만나보지 못했기 때문일 수도 있다. 아니면, 사람을 보지 않고, 사물들만, 건물들만, 유적들만 봤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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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률 작가의 글을 읽다보면, 그 시간이 언제일지라도 불현듯 가방하나 들고 시골로 가고 싶다. 그곳에서 그곳의 사람들의 모습과 정경에 푹 젖어들고 싶은 마음이 훅 들어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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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 거리'를 두자고 대중매체에서 이야기 하는 동안 이 책을 다시 읽게된 것은 큰 잘못인 것 같다. 어느 때보다도 내 곁에 사람을, 어떤 이의 곁에 내가 있고 싶은 충동이 일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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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오랜 친구를 만나 식사를 하며, '너와 먹는 음식은 무엇을 먹어도 기억에 남아'라는 이야기를 주고 받은 적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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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마시는 커피와 함께 먹는 케이크가
이 사람과 함께가 아니라면 이런 맛이 날 수 없다는 사실을 인정하라.
만날 때마다 선물 상자를 열 듯
그 사람을 만나라.
만약 누군가를 사랑하게 되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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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호라, 이 글귀를 보니 나도 이제 때가 무르익은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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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만 보고 살았던 사람에게 어느 밤의 별들은 그 사람을 다른 세계로 이끌어준다. 이 세계가 아니라면 다른 세계는 존재하지 않을 거라고 믿게 하는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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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지금 내 옆에 있거나 지나는 사람들이 '어느 밤의 별들'인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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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저마다 다르고 각자의 박자를 가지고 살며 혼자만의 시력만큼 살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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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자의 박자, 혹은 심장박동수를 느끼며 거기에 맞춰줄 수 있다면. 혹은 내 박자에 맞춰주는 사람. 그런 사람이 '내 옆에 있는 사람'이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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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읽는흥취
#책을읽읍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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