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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서, 혼자서 - 윤동희 산문집
윤동희 지음 / 달 / 2019년 12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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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으며 몇 번을 숨을 골랐다.
「좋아서, 혼자서」라는 책 제목이 마음에 와닿기도 했거니와,
어쩌면 내가 항상 지향하는 삶을 윤동희 라는 자가 먼저 살아가고 있었던 탓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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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백년(이 책의 작가는 나와 비슷한 연배이다. 91학번, 난 89학번)을 살아오면서
밥벌이를 위한 일 외에, 좋아서 한 일이 없다. 혼자서 한 일도 없다.
그런데, 이 양반은 그걸 하고 있다. '북노마드'라는 1인 출판사를 운영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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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취향 또한 비슷하다.
"나는 책과 미술을 광적으로 좋아하는 사람이 아니다. 특별히 좋아하는 게 없다.
당연히 싫어하는 것도 없다. 한 감독을 통해 영화를 바라보고, 한 작가를 통해 미술을 바라보고,
한 뮤지션을 통해 음악을 바라보지 않는다. 이 영화는 이래서 좋고, 이 작품은 이래서 좋고,
이 음악은 이래서 좋다." p.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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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젠장. 나의 꿈이 다른 이의 현실이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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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기가 없었던 것일까? 20대 중반에 너무 일찍 가정을 꾸리고, 너무 빨리 자식을 보았기 때문일까?
그래서 밥벌이를 하지 않을 수 없었고, 돈벌이를 할 수 밖에 없었던 것일까?
'도전'보다는 '대응'에 급급한 삶을 살았던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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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을 다니다, 갑작스러운 가족사로 인해 귀향을 하게 되고,
타의로 가업을 받게 되고, 남겨진 빚에 허덕이고. 그 빚을 갚기 위해 10년을 보내고.
너무 지쳐 이리저리 장돌뱅이 같은 삶을 살게된 개인사에 빗대어 이 책을 읽다 보니,
차라리 그때 이래볼걸, 저래볼걸 같은 '만약 그랬다면'을 계속 머리에 되뇌이며 읽을 수 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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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우여곡절 끝에 만난 지금의 일.
이걸 한마디로 표현하면, 「좋아서, 함께」.
다행히도, 꼭 같지는 않지만, 지향하는 바가 같은 방향인 동료들과 만나 일을 해나가는 지금.
윤동희 작가님과 같은 생각을 하면서도,
꼭 혼자가 아니라 함께 해나갈 수도 있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하는 일은 윤동희 작가와 같이 혼자서 이럭저럭 꾸려나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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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딱 1년만 있다가 다시 읽어야 겠다.
그때도 지금 나는 이 일을 하고 있을까? 아마 그렇겠지만.
그때도 지금과 비슷한 생각을 한다면, 이 책과 댓구를 이루는 글을 한편 써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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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서,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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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좋은 덕목은 각각의 글마다 1인출판사 대표 답게, 본인이 읽은 책에 대한 감상이
어우러져 있는 것. 내가 잘 읽지 않는 하루키, 류 등의 글. 일본작가들. 그리고 경영관련 서적들의
소개가 있어, 꼬리를 무는 독서를 할 수 있게 만들어준다.
하지만, 전반적으로 시크한 글투는 그닥 와닿지 않는다. 좀 더 친절한 말투도 좋았을텐데.
그래서 '혼자서'인가보다. 나는 '함께'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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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에 지쳐있는 사람들, 관계에 지쳐있는 사람들.
이 책 한번 읽어보면 좋겠다.
자신에게 시비 거는거야? 라는 스탠스 말고.
아....이렇게도 살 수 있는 것을 이라는 스탠스를 가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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