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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우슈비츠의 문신가 ㅣ 스토리콜렉터 73
헤더 모리스 지음, 박아람 옮김 / 북로드 / 2019년 5월
평점 :
절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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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디아라는 이름은 무슨 뜻이에요?"
"희망. 희망이라는 뜻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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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로코스트에서 살아남은 한 남성, 그리고 죽음의 수용소 안에서 일구어낸 한 여성과의 사랑. '아우슈비츠의 문신가'는 바로 그 이야기를 들려준다. 이 소설(실화에 기반을 둔)을 읽어가다보면 떠오르는 한 영화가 있다. '로베르토 베니니' 감독, 주연의 「인생은 아름다워」. 갑작스레 끌려간 수용소, 그 속에서 일궈내는 한 수용자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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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그간 '홀로코스트'를 전체적인 윤곽만 떠올리고 있는데, 그 안에서도 '한' 사람의 인생이 있었다. 책속 글귀 「하나를 구하는 것이 세상을 구하는 길이다」와 통하는 한 사람의 사람의 인생. 처음 인용한 대화에서 나온 것처럼 '희망'을 단 한순간도 잃지 않은 인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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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이 있다면 아무나 듣기를 바라며 랄레는 속으로 조용히 욕을 퍼붓는다.」
「자비로운 신이 있다면 어떻게 그런 일이 일어나게 내버려둘 수 있는지 모르겠어. 그리고 그날 밤 이후로 마음을 바꾸게 할만 한 일은 일어나지 않았어. 오히려 정반대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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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의 역사를 살펴보다보면, 정말 神이 있을까? 라는 질문을 하지 않을 수 없다. 신이 없더라도 돌아가는 세상. 특히 죽음을 뒤집어 쓴 당사자들은 그런 생각을 실존적으로 하지 않았을까? 하지만 그 가운데에서도 '기타 푸르만'은 자신은 여전히 믿음이 있다고 이야기 하며 '랄레'에게도 믿음을 잃지 않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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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부분에서 '신의 경륜'이 나타난다고 할 수도 있겠지만, 하찮은 인간으로서는 도저히 알 수 없는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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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 아렌트'의 「예루살렘의 아이히만」에서 '악의 평범성'을 이야기 하지만, 당사자들은 수용소에서 만난 억압자들은 '악마' 그 자체였을테고, 영화 「쉰들러리스트」의 '쉰들러'같은 사람을 만난 것은 천운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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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토비러'(문신기술자)로서 랄레는 자신의 사익을 취하기도 하지만, 끊임없이 자신의 동료들을 위한 마음도 나누어준다. 그렇기에 '부역자, 공모자'로 분류되지 않았겠지. 반면 수용소장의 노리개가 되어버린 '실카'는 戰後 나치의 공모자로 낙인찍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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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의 상황은 그야말로 아수라장이었다. 그로인해 엄청나게 많은 사람이 희생되었다. 다시 이런 일이 일어나서는 안되는 것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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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 정말 초강추. 이제 '인생은 아름다워', '쉰들러리스트', 빅터 프랭클의 「죽음의 수용소에서」를 다시 꺼내놓는다. 더 깊이 있는 감상을 위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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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가족들에게도 반드시 읽어보라고 했다. 미미한 개개인이지만, 이 개개인들의 바른 세계관과 가치관이 모여, 어쩌면 세계의 공공선, 공리를 도모할 수도 있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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