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벅스 웨이

스타벅스 웨이 - 세계에서 가장 잘나가는 브랜드의 모든 것
조셉 미첼리 지음, 강유리 옮김 / 현대지성 / 2019년 2월

‘스타벅스’라는 상호를 가진 매장 앞을 지나치면, 어느새 함께 떠오르는 단어가 있다. 바로 ‘된장녀’이다. 한끼 식사에 해당하는 가격의 커피를 마시는 여성들로 상징화된, 소비의 대부분을 남에게 의존하는 여성을 비하하는 용어이다. 하지만, 어느새 열심히 일하는 여성들이 ‘하루에 내가 부리는 유일한 사치’라며 커피를 테이크어웨이하여 바쁘게 움직이는 여성들의 이미지로 빠르게 대체되었다.

그런 이미지와는 별개로 ‘스타벅스’라 하면 무척이나 도회적인 느낌을 준다. 노트북을 켜고 뭔가를 하고 있는 사람들 옆에는 커피와 함께 책한권 읽고 있는 사람들도 있고, 지인들과 즐거이 담소를 나누는 분들도 있고. 뭔가 여유가 느껴지는 사람들이 모인 공간 같은 느낌.

그런 여러 가지 이미지 속에서 ‘조셉 미첼리’가 쓴 『스타벅스 웨이』를 읽게 되었다. 그러고 보니, 이 책의 거의 2/3 정도를 우리동네에 있는 스타벅스에서 주말을 이용하여 읽은 듯.

커피 맛으로서의 ‘스타벅스’ 커피에 대한 호불호를 떠나, 브랜드로서의 ‘스타벅스’에 대해서 알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처음의 말처럼, 왜 ‘된장녀’를 이야기할 때 ‘스타벅스’가 자연스럽게 떠오를까? 가장 성공적으로 일반 대중의 뇌리에 박혀있는 브랜드이기 때문이 아닐까?

이 책의 저자인 컨설턴트 ‘조셉 미첼리’는 2년이 넘게 스타벅스에서 근무하는 모든 직급의 리더와 파트너들을 직접 만나 500시간 이상의 인터뷰와 조사를 통해 아래와 같은 다섯가지 리더십 원칙을 도출해 냈다.

1. 음미하고 고양하라.
2. 사랑받기를 사랑하라.
3. 공통기반을 향해 나아가라.
4. 연결을 활성화하라.
5. 전통을 간직하면서 전통에 도전하라.

스타벅스도 고비가 있긴 했지만, 시애틀의 한 작은 카페에서 시작된 것이 전 세계의 커피브랜드가 된 이유를 살펴보는 재미가 있다. 하워드 슐츠라는 한 걸출한 인물이 제시한 비전, 그리고 그에 따른 각급 리더들이 위 다섯가지 원칙에 잘 녹아들어있다.

이 책은 참 친절한 책이다. ‘스타벅스 커넥션’이라는 챕터를 통해 우리의 ‘스타벅스 경험’을 환기시키며 이야기를 시작하여 각 원칙에 해당되는 챕터를 배치하고, 각 챕터는 친절하게도 “요점정리”까지 되어있다. 번역은 솔직히 그리 매끄럽지 못하다 느껴졌다. 하지만 그 내용의 충실함이 그런 아쉬움을 충분히 덮는다.

하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괴리감을 느낄 수 밖에 없었다. 솔직히 스타벅스를 최소 일주일에 한번은 가는 입장에서 이 책에 나오는 고객의 입장을 느껴본 적이 단 한번도 없었기 때문이다. 커피바는 언제나 피곤에 쩔어있는 직원이 응대를 하고, 매장안은 정말 소란스러우며, 그닥 전문성 없어보이는 바리스타들의 음료를 받아드는 그리 좋지못한 경험을 매번 한다고 느끼기 때문이다. 스타벅스를 가는 이유는 편하게 노트북을 사용하고, 간단한 업무를 처리하거나 정말 한적할 때 소설 정도 읽는 정도? 적어도 이 책의 마지막에 나오는 댄과 지니의 이야기를 경험할 수 있는 환경은 못되었다. 다른 나라와 우리나라의 스타벅스의 성격이 서로 다를까?

이 책이 많이 읽혀져서, 우리나라의 스타벅스 매장에서도 이런 훌륭한 원칙과 비전을 가진 스타벅스 본연의 모습을 경험하는 ‘스타벅스 경험’을 많이 할 수 있게 되기를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