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손뽀뽀 스푼북 창작 그림책 5
오드리 펜 글, 루스 하퍼.낸시 리크 그림, 만두 옮김 / 스푼북 / 2015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초록빛이 가득한 아름다운 숲 속에서

'엄마의 손뽀뽀(글 오드리 펜 그림 루스 하퍼 스푼북)의 주인공

아기 너구리 체스터가 울고 있다. 이슬 같은 눈물을 흘리면서

학교 가기 싫다고 울먹인다. 엄마 너구리는 때로는 하기 싫은

일도 해야 하는 거라며 아기 너구리를 달랜다.

그림책의 독자는 물론 어린이지만 엄마나 아빠가 먼저 책을 읽고

아이에게 권하는 경우도 많다.

이 책은 새로운 것이나 낯선 환경을 두려워하는 아이를 둔 부모들이

그들의 자녀와 함께 읽기에 안성맞춤인 책이다.

 

엄마 너구리는 울고 있는 아기 너구리에게 오래된 비밀에 관해서

이야기해 준다.이 비밀은 체스터가 불안할 때나 두려움을 느낄 때

체스터의 마음을 편안하게 해 줄 '엄마의 손뽀뽀'이다.

아기 너구리가 호기심 가득한 얼굴로 비밀을 듣는다.

엄마 너구리는 체스터의 작은 손바닥에 직접 엄마의 손뽀뽀를 해 준다.

이것은 체스터의 손과 팔을 타고 가슴으로 가서 따뜻한 온기가 된다.

또 체스터가 손을 펴거나 손을 씻거나 해도 지워지지 않고 언제

어디서나 함께 한다.

 

이 책은 얼핏 보면 이야기 구성이 단순하고 밋밋하다.

주요 등장인물도 엄마 너구리와 아기 너구리 둘뿐이다.

단조로운 이야기로 구성된 그림책에서는 이런 점을 보완하기

위해서 글을 동시처럼 써서 리듬감을 최대한 살리는 것이

보통인데 이 책은 그것과도 거리가 멀다. 그러나

'엄마의 손뽀뽀'는 그림이 섬세하고 아름다운 말 글대로

그림책이다. 책을 펼치면 처음으로 보이는 그림이 있다.

체스터의 모습이다.

까만 눈가에 그렁그렁 맺힌 눈물, 엄마를 구슬프게 바라보는 눈동자,

앞발과 뒷발을 모아 웅크리고 앉아서 불안해하는 모습을 마주하게

되면 얼른 가서 안아주고 싶은 마음이 절로 든다.

너구리 생김새도 섬세하다.

흰색,회색,검은색을 사용하여 몸 전체의 털 하나하나까지

입체감을 살렸다.

 

시간의 흐름도 색으로 시각화하였다.

책  초반부에는 초록색을 이용하여 숲 속의 오전을

중반부에는 노란색과 붉은색을 이용하여 해 질 무렵을

후반부에서는 잉크블루색을 이용하여 숲 속의 밤을

아름답게 표현하였다. 특히, 밤하늘에  떠 있는

커다랗고 노란 보름달이 숲 속의 땅과 동물들을 포근하게

비추는 장면은 엄마 너구리의 손뽀뽀가 아기 너구리의

불안한 마음을 따뜻하게 감싸주는 장면과 중첩되어 진한

감동을 준다. 책 속에서 보이는 그림의 크기와 모양도

다채롭다. 여러 동물들과 나무, 풀, 꽃들의 모습이 섬세하고

아름다워 그림이 풍성해진다. 그림과 문장 간의 배치도

자연스럽다. 이러한 것들이 조화를 이루어 한 폭의 명화를

감상하듯 독자는 책을 즐길 수 있다.

 

엄마의 손뽀뽀로 용기를 낸 체스터는 새로운 도전을 시작한다.

자기가 학교에 가고 집에 없을 때 엄마가 외롭지 않도록

자신의 '손뽀뽀'를 엄마에게 선물할 만큼 여유도 생겼다.

엄마의 손뽀뽀와 체스터의 손뽀뽀가 짝을 이루어 둘 사이에

든든한 연결고리를 만들어 낸다.

학교로 향하는 체스터의 발걸음이 춤추듯 발랄하다.

앞으로 무수히 많이 만나게 될 새로움 앞에서

아기 너구리의 변함없는 도전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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