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년이 온다
한강 지음 / 창비 / 2014년 5월
평점 :
품절


당신이 죽은 뒤 장례식을 치르지 못해,
내 삶이 장례식이 되었습니다. - p.99

아니요, 쏘지 않았습니다.
누구도 죽이지 않았습니다.
계단을 올라온 군인들이 어둠속에서 다가오는 것을 보면서도, 우리 조의 누구도 방아쇠를 당기지 않았습니다. 방아쇠를 당기면 사람이 죽는다는 걸 알면서 그렇게 할 수가 없었습니다. 우린 쏠 수 없는 총을 나눠 가진 아이들이었던 겁니다. - p.117

어떤 기억은 아물지 않습니다. 시간이 흘러 기억이 흐릿해지는게 아니라, 오히려 그 기억만 남기고 다른 모든 것이 서서히 마모됩니다. 색 전구가 하나씩 나가듯 세계가 어두워집니다. - p.134

내가 건너온 무더운 여름을 정말 그는 건너오지 못했나. - p.208

패배할 것을 알면서 왜 남았느냐는 질문에, 살아남은 증언자들은 모두 비슷하게 대답했다. 모르겠습니다. 그냥 그래야 할 것 같았습니다.
그들이 희생자라고 생각했던 것은 내 오해였다. 그들은 희생자가 되기를 원하지 않았기 때문에 거기 남았다. - p.212, 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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