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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하며 공부하며, 공부하며 일하며 - 대한불교조계종 제15대 종정
성파.김한수 지음 / 샘터사 / 2023년 5월
평점 :
자칫 역사 속으로 잊힐 뻔한 옛 것들을 후대에 전수해주기 위하여 끊임없이 정진하고 배움의 길을 걸은 성파스님. 통도사 주지를 역임했던 성파스님과 조선일보 문화부 기자 김한수의 대담을 엮은 책이 바로 <일하며 공부하며 공부하며 일하며>이다.
성파스님은 한 평생을 배우고 실천하며 배움과 일이 다름이 아님을 몸소 보여주신 분이다. 도자기에서부터 옹기 수집, 장과 김치 담그기, 한국화(민화), 옻칠, 종이책 수집 등 이 책을 읽으면서 알게 된 성파 스님의 배움의 넓이에 혀를 내두르면서 성파 스님의 배움의 끝은 어디일까 가히 짐작조차 하지 못했다. 일본어와 중국어 마스터는 물론 요트와 드론 자격증까지 소지하고 계시다니 말 다했다.
”무소유가 아니라 삼라만상이 내 소유“라고 하신 성파 스님의 말씀은 배우고 우리 문화를 계승하고자 하는 정신적인 측면에서의 욕심을 보여주는 말이렸다. 무소유를 표방하면서 풀소유를 통해 사리사욕을 챙긴 뭇 공인들이 부끄러워 해야 할 부분이다.
성파스님의 다양한 배움과 문화 전파의 활동이 모두 다 뜻깊고 좋았지만 개인적으로 지금도 하고 계신 종이책 무한대 모으기 활동이 제일 인상 깊었다. 오래 전, 교수님과 학자님들이 은퇴하면서 책을 정리할 때 아무도 그 책들을 사거나 받으려 하지 않아 폐지로 처분된다는 안타까운 기사를 접하고는 매우 씁쓸했던 기억이 있다. 아마도 성파 스님도 비슷한 이야기를 접하시고는 안타까운 마음에 그러한 책들을 모두 통도사로 보내라고 하셨던 모양이다. 아무리 전자책이 대세라지만 오래된 종이책만 갖고 있는 정보의 깊이는 또 남다를 것이다. 어떻게 쓰일지 참으로 궁금하고, 훗날 통도사에 방문하게 된다면 꼭 서고를 구경해야겠다 생각했다.
스님을 보고 한 평생 배우면서 즐겁게 살아가는 것 또한 내가 이 세상에 태어난 의미일지도 모르겠다 싶었다. 나 또한 무언가를 끊임없이 배우는 것을 참 좋아하는데, 배운 것을 어떻게 주변 사람들로 하여금 이롭게 할 수 있을지 고민하는 계기가 된 독서이기도 했다. 종교를 떠나 참 많은 가르침을 주는 책이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만을 제공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