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맹자
최인호 지음 / 열림원 / 201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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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의 한 획을 긋는 인물의 이야기답게 꽤 두꺼운 책입니다구성은 모두 4장으로 되어있습니다. 1장은 호연지기, 2장은 성선지설, 3장은 성악지설, 4장은 유림입니다책장을 넘길 때마다 빽빽이 자리한 명언들이 마음을 차오르게 하는 하였습니다.  중국의 역사와 위인들에 관해 많은 지식을 가지고 있지는 않았지만 맹자의 말씀은 이 시대를 살아가는 저에게도 깊은 감명을 주었습니다언제 어디선가 보았는지 기억은 나지 않지만 제가 알고 있던 일화와 명언들을 만나면 정말 반갑더군요.


맹자는 패도정치가 만연하고 극단적인 이기주의나 이타주의 사상 등이 난무하던 당시의 현실을 극복하기 위해 그는 스스로 천하를 주유하면서 당대 최고 권력자들을 만나 자신의 주장을 설득시키고그릇된 학설이라고 판단되는 타학설들을 체계적으로 비판하는 한편 유가학설을 체계화하고 심화했습니다.

맹자는 사상가이기 이전에 정치가입니다맹자가 그의 생애의 대부분을 제후들을 찾아다니며 유세한 것은 단순히 유학적 이념을 전파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제후에게 등용되어서 유학적 이념을 실제 정치에서 실현하기 위한 것이었습니다흔히 맹자 하면 떠올리게 되는 성선설은 인간의 내적 본질에 대한 지적 호기심에서 나온 철학적 주장이 아니었습니다


그것은 어디까지나 그가 실현하려고 했던 이상적인 정치의 가능 근거로서 제시된 것이었습니다맹자는 사람은 배불리 먹고 따스하게 입으며 편안하게 지내기만 하고 가르침이 없다면 금수와 가까워지므로” 학교를 세워 인륜의 교육을 시행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맹자는 당시 모든 제후들이 시행하는 정치를 힘에 의존하는 패도정치로 규정하고 비판하면서통일된 천하의 왕이 되는 가장 빠른 방법으로 왕도정치를 통한 민심의 획득을 제시합니다


왕도정치란 곧 왕의 덕에 바탕한 어진 정치인데맹자는 왕도정치의 조건으로 왕의 도덕적인 마음민생의 보장을 통한 경제적 안정현능한 관리의 등용적절한 세금의 부가와 도덕적 교화 등을 제시하고 있습니다인은 사람의 마음이요의는 사람의 길이다.그 길을 버리고 따르지 아니하며 그 마음을 놓아버리고 찾을 줄 모르니아아슬프도다사람은 개나 닭이 나간 것이 있으면 찾을 줄을 알지만 마음을 놓아버린 것이 있으면 찾을 줄을 모른다학문의 길이란 다른 것이 없다바로 그런 놓아버린 마음을 찾는 것일 뿐이다


맹자는 천하를 잃거나 얻는 것은 모두 백성의 마음을 잃거나 얻는 것에서 결정된다고 보고 백성의 마음을 얻기 위해서는 백성이 원하는 것은 얻게 해주고 백성이 싫어하는 것은 실행하지 않아야 하는데그것은 바로 군주의 도덕적인 마음에서 나온다고 했습니다.


결국 왕도정치란 군주를 포함한 지배계층의 도덕적 각성을 바탕으로 백성의 경제적 복지를 보장하고 도덕적 교화를 실행하는 복지국가와 도덕국가를 목표로 하는 정치를 말하는 것입니다여러 나라를 돌아다니며 자신의 사상을 설파했지만 결국 현실 정치에서 실현시키는 데 실패한 맹자는 이후 남은 20여 년의 생애 동안 만장을 비롯한 제자들을 교육하면서 그들과 함께 맹자를 저술했습니다.


공자의 사유를 심화시키고 체계화시켜 윤리학적철학적정치학적 사상 체계를 구축하여 공자의 지적 후예들이 오늘날과 같은 유가 문명을 일궈내는 데 공헌한 맹가는 고향에서 여든넷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습니다아아이 신춘추전국의 어지러운 난세에 이 책이 조금이라도 보탬이 됐으면 좋으련만그런 바람이 꽃이 지면 같이 울던 알뜰한 헛 맹세와 같은 것어차피 봄날은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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